파란색,분홍색,하얀색…작은타월을미지근한물에적셔내어놓고,
백설공주의입술이요녀석입술보다이쁠까..싶을정도로붉게변한입술을한채
천정을바라보고누워있는막둥이의머리에,오른쪽,왼쪽양쪽겨드랑이사이에끼여놓는다.
요란한발자국소리가들리는것이,두녀석이바람처럼날아갔다오나보다.
10년을한결같이복잡한우리집에서살아남은몇안되는전자제품중하나인브라운체온계가
막둥이의39도체온을확인시켜놓곤바이바이~~해버렸다.속으로’이런된장’소리가새어나갈까싶어
으흠소리내며삼켜버렸다.ㅎㅎ
막내동생에게혹시나남아돌아다니는길잃은체온계가있다면우리집으로입양해달라고하니,
마침여유분이하나가있다는반가운소리를들려준다.
저녁이부자리깔아놓고,하루종일고단했던큰녀석이마악자리에누울려는찰나에심부름을시켰다.
입이조금나오려다가말아버리는모습이눈에들어온다.ㅎ
그래,피곤하지..오늘하루종일범준이녀석아침해먹이랴,점심해먹이랴,간간이간식까지책임져주느라
큰녀석이많이도피곤했을터,모르는바아니지만늦은밤사오정준혁이를보내기는그러니..
가장든든한큰녀석이또당첨되었다.그래도의리?는조금있는지준혁이녀석형아를따라나갔다.
‘엄마아~!폭설이야,폭설!!눈이또쌓여가요,엄청나게많이내리는데요!!’
-이런된장~!!!!아뿔싸~~말은이미입을가리는내손보다더빠르게나가버렸다.ㅜㅜ
내일해뜨자마자병원으로다시가서링겔을맞아야하는데에고오고단한하루가나를기다리는가보다.
어젯밤부터39도를오르락내리락하는열이막둥이를힘들게했다.
당근엄마인나도꼬박밤을새어버렸다.하필이면수요일에이렇게겹치기로일이생겨버리다니,
난암만해도일복은타고났는가보다.싶은생각도얼핏스쳐떠올랐다.
범준이가우리집으로출근하자마자,큰녀석에게아침먹이는방법부터설겆이까지부탁하고
열이펄펄나는막둥이를데리고병원으로향했다.적어도서너시간은족히맞아야하는링겔을
두시간반여정도맞혀놓곤집으로돌아올수밖에없었다.
작은아이준혁이의강남세브란스진료일이오후에잡혀있었다.
두달치약을받아와야하는날이기에미룰수도없는일..
내머릿속은깨볶기듯이복잡해졌다.
링겔을맞곤37도까지떨어진열이지만곧언제또오를지모르니,마음이갑갑할뿐이다.
범준이오전내내돌보느라피곤한모습이역력한큰녀석에게아픈진웅이까지맡기고
준혁이의손을잡고정신없이강남세브란스로향했다.이미예약시간보다한참늦은시간..
다행히,순번은지나가지않았다.휴우~~한숨돌리고커피한잔을자판기에서뽑는데..
오늘하루종일밥한끼먹은적이없는것이그제서야생각이난다.
커피만아홉잔이구만ㅎㅎㅎ그동안하루두세잔의약속을무참히깨버린하루다.
이제준혁인특별한일이생기지않는이상은매우놀라운발전으로인하여..
엄마인나만이약을처방받기위한내원으로결정되었다.
언제이런날이올꺼나,그랬더니만오늘이그날이였나보다.
씩씩하게신의진선생님과부담없이대화하는준혁이를보는것으로도매우아주매우흡족한순간.
스스로공부하는계획과스스로결정짓는일들이당연한것같아도절대그렇지않다는말씀을하신다.
그런면에서준혁인제나이또래의가는길을제대로잘밟아나간다고하셨다.
기분좋게처방전을받아들고,다음예약날짜를받아오고,발걸음을재촉했다.
수시로전화로진웅이의상태를알려준큰녀석덕분에큰걱정도반으로줄어서하였다.
열이떨어져있는진웅이의목소리가아주가볍다.먹고싶은것이뭐냐물으니도미노피자를먹고싶단다.
‘엄마아슈퍼스프림으로사주시면안되요?큰거는비싸니까,작은걸로음료수는필요없어요.’
준혁이를먼저집으로보내고수정보건소맞은편에있는도미노매장으로향했다.
방문고객은20프로할인을해준다.일년에두번먹을까싶은피자,간만에큰돈썼다.^^
남편에게전화를걸었다.이번주당신에게줄용돈에서만원만깍을께하고ㅎㅎ
만원깍은돈으로큰사이즈피자를샀다.
네녀석이우루루몰려들어서깨끗하게먹어치웠다.한쪽접시엔아빠몫으로제일큰조각을담아놓고….
그나저나,내일까지눈이지난번처럼많이내리진않았으면좋겠다.
지금도열이다시올라간다.손과발이차가워진것이39도에서또머무르려나보다.
탈수가제일위험하니수시로물과포카리..전해질용액을먹여본다.
링겔바늘을꽂을때한번도소리를내지르지않던녀석이,
집에돌아와서,제아빠를보더니긴장이풀렸는지,큰소리로비명을질렀다.
제손등의혈관의색이이상해졌다면서자기가나빠지려나보다그런소리까지해지르며…
녀석이숨기고,숨겼던순간의비명들이집에돌아와서야터져나오기시작했다.
그모습이제형들을울려버렸다.
그래서형제인가보다.
…..
얼른나아서우리진웅이봄방학동안두형아들과신나게놀자꾸나,
고약한편도선,
감기오면제일먼저차렷,경례붙이는편도선은왜나를닮았누….
마이란
2010년 2월 18일 at 3:02 오전
우리예쁜진웅이아프구나..
원인이치료되어야열도내릴텐데..
오래전에책에서읽은건데
날양배추를발바닥이나등,배등에대고있으면
아이들열을빨리내려준다던데..
저도아이들아가때딱한번해봐서
효과가있었는지없었는지가물가물….
필요한병원치료는다하고있을것같고
혹시라도민간요법이효과있을까..그냥말해보는거예요.
아프고나면또쑤욱더자라있겠지요.
얼른나아라~진웅이!
광혀니꺼
2010년 2월 18일 at 10:25 오전
우리막둥이가아팠나봐여?
명절보내고힘들엇나요?
저두목포다녀오고
정신없이며칠보냈네요.
지금은좀어떤가요?
당근좋아졌을거라생각해요^^
간만에들렀어요~
인연
2010년 2월 19일 at 1:07 오전
이번감기는열이먼저나나봐요
열떨어지고나니기침을시작하더라구요
일주일째고생중이예요
환절기라아이들이제일먼저아나봐요
얼른나아서엄마걱정덜어줘야될텐데…
힘내세요
풀잎피리
2010년 2월 19일 at 11:28 오전
신나게놀자꾸자..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