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양쪽이모두가출한집엔아이들과힘없는노인들이살고있다.
우리가살고있는동네엔유독독거노인이많고,조손가정이많은이유가대부분..
생활고나빚독촉으로부모어느한쪽이먼저가출하고나면남아있는사람까지덩달아가출을해버린다.
아이들만덩그러니남긴채…
그나마외할머니든,친할아버지든..
할머니와할아버지와사는아이들은그래도옷매무새는어느정도깔끔은하지만,
아무래도기운이딸리는분들이시라이제쑥쑥자라나는아이들뒷처리하시기가버거워지신다.
그러다보니,좋지않은아이들과휩쓸려다니기도하고,점점말이줄어들어우울한아이들로변하기도한다.
내가모아놓은박스나폐지들을가지러오시는할머님도현재손주셋과힘겨웁게살아가시는분들중..한분이시다.
언제고담넘어모아놓은폐지가보이면언제든지가져가시라했었다.
지난번모아놓은것은유란이엄마에게주고,그리고또한번아이들책정리하고남은것들을모아놓았는데..
오늘할머님이가지러오신것이다.허름한차림새지만여전히귀티나시는할머님의모습…
보는내가다마음이아프다.
예전엔집도여러채에꽤유복하게생활하셨단다.
그런데,아들이암에걸려여러차례수술을하게되다보니생활이급격히기울어지셨다고한다.
거기다,아이들셋만남겨둔채며느린온다간다말없이사라지셨고..
지금은기초생활수급자로생활하시는데힘드시다.
폐지든고물을모으는것이힘들고하지만아이들늘어나는교육비며간식비를댈려면이마저도감사하다하신다.
지난번수레에가득히쌓을정도로모은것을드렸을때,할머닌인사하는우리아이들을보고싱긋이미소를지어
보이셨다.아주오랜만에사람대접받는것같으시다면서….
재개발지역의노란딱지와흰딱지는계속늘어나고,
장사하는사람들도손에일이잡히지않는다고말하고,
집주인이외부지역에서사는사람일경우엔세입자들은등기부등본을수시로들여다본다.
평수에따라주어지는아파트크기에이곳은매매하려는사람들이끌고온차들로골목이비좁다.
아침마다막둥이는직접학교에데려다준다.
양쪽으로세워진차들로겨우차량한대지나갈까말까한길엔등교길아이들과출근길어른들로북적인다.
그좁은길을속도조차줄이지않고지나가는차들을만날때마다가슴이철렁한다.
서판교와동판교엔이주를결정하기전사람들이둘러보러다닌다.
보증금도도촌동아파트보다훨씬높다.단지판교라는이유하나로..
….
이제이곳도곧대규모아파트단지로변한다.
집집의옥상마다특색있는모습들은사라질것이다.
배추며무우며대파며먹거리만주로올리는옥상,
소나무만심겨져있는옥상이며개나리로만가득찬옥상..
그리고사계절꽃이골고루심겨져있는옥상들이모두사라질것이다.
우중충한날씨마저더하니,
기분이참그렇다.
….
할머니에게지난번처럼짜장이며과자같은것가지고오시지말아달라부탁드렸다.
내가줄것이이것밖에없다하시며동사무소에일정하게보내주는우유와3분짜장에,
나신으라고예쁜양말까지담아오셨었다.
할머니의굵어진손마디의손을아주세게잡아드렸다.
참나무.
2010년 3월 6일 at 12:32 오후
아까뉴스보니독거노인들돌아가신지한참뒤에발견하는수가많다고
우울한뉴스였어요
우리동네에도박스사업하시는할머니들많으신데그분들끼리잘지내시데요
구역싸움하시지않고…서로얘기도나누시며…^^
다특징이있으신데그중한할머님은
꼭아기를태운듯미소를머금고다니는분이계신답니다
거리의성자를만난기분이들곤하지요..전살짝부끄러워지고…;;
안영일
2010년 3월 6일 at 12:43 오후
너무가슴아픈이야기를들으면서예전피난길,1,4후퇴,비행기의폭격하고기총소사중에서도4식구같이살고죽는다고웅크리고있던어머니와주위사람들그렇게가족이한
덩어리였는데작금에세월에는많은조손가정을보면서젊은이들이나약한것인지?세상이잘못된것인지?
손주가할매할배따르고자라는것가슴이아프지요,그래도애들은지부모가제일인데
좋은글항상봄니다,아이들무럭무럭걱정없이자라기를항상기훤드림니다,
데레사
2010년 3월 6일 at 12:58 오후
어렵게키우는손주들이할머니할아버지의마음을알아주면
얼마나좋을까요?
그아이들이제발나쁜길로빠지지않기를바라고싶습니다.
진아님.
고마워요.
해 연
2010년 3월 6일 at 1:27 오후
난더이상아파트가들어서는것반대에요.
도시가너무흉해질뿐더러,
어려운사람들다어디로가라고…
병윤이쨔식!
하루종일할미와잘지내다가도
저녁때되면은살짝살짝현관쪽보며에미에비기다리던데…
안타깝군요.
조부모나,손주들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