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나 자신만이 알 뿐이다.
BY kja2512 ON 6. 13, 2010
서영은.
강원도강릉에서태어났다.남대천과동해바다에서수영을하며어린시절을보냈고,
시인인국어선생의영향으로문학세계에눈을떴다.17세때괴테의[젊은베르테르의슬픔],
발자크의[골짜기에핀백합],콜린윌슨의[아웃사이더]를접하게되었고….
책의첫장을넘기면작가에대한설명이짧게나와있다.
취미는걸으면서묵상하는것과낯선도시의골목길을배회하는것과춤추는것.
1943년5월18일.서영은.
1947년파울로코엘료.
작가의산티아고를만나기전,난이미파울로의순례기를먼저만났다.
간단한작가설명에서공교롭게도’17세때..’의두사람의공통점이면서
동시에차이점이기도한그숫자에잠시머물렀다.
산티아고순례여행기또한
파울로코엘료가[순례자]를시작으로문학의길로들어섰다면
서영은의[순례기]는그녀인생의정점의…
아직끝내기엔이른마침표같은책으로또다른출발의의미로다가왔다.
그녀의개인적인믿음의경이로움보다,
그녀가남기고간발자욱따라그녀가버리는
인생의조각들이내겐더욱더빛난인연으로남겨진다.
작가가누구인지,어떤사람이였는지,무슨생각으로산티아고의순례길에올랐는지에대한
마음이읽혀지는글을읽어나간다.
첫페이지에서만난작가는드라이아이스처럼냉랭한느낌이들었다.
그러다…작가의진심을읽게되는부분을만난다.
….
-나는이제신을더깊이알기위해문학이걸림돌이된다면문학을내려놓으려고해요.
내안에서문학은자기표현의욕구이고,밖에서는세상사람들의인정,명예를얻는것이었다면,
그두가지다내게는차선의가치에지나지않아요.
이제절대적가치를위해삶을던져야할때라는생각이들어요.-
페이지026에서027까지…
단단하게얼어굳어버린,내가느꼈던작가의그어느부분인가가
서서히녹아없어지리라…작가의버리기는이미시작된것이였다.
파울로와페트루스의처음만남처럼,
작가와이후치타로불린동행의만남은이미예견된것같이..
나역시도작가가바라보는시선그대로,
마음느끼는그대로,발길닿는그대로를아무런토달지않은체
억지로이해하려노력하지않으리라다짐하면서…
이층자리로이동하는계단위로올라갈땐분명코눈에들어오지않았다.
산티아고의노란화살표처럼힘들게찾지않아도될정도로,
불까지환히밝힌,것두초록색의화살표.
마음급해서두르는마음에쉬운표식조차보지못한못남을
작가의순례길에동행하면서-허망한삶의진실이거기에있었다.-라는
짧은글줄의말미에서아!하며작은탄성을뱉어낸다.
더이상버릴것이없다고여겼던얄팍한내마음속에는
아직도버려야만할것들이그득함을함께느끼면서말이다.
수제비하면,치타CHITA가이젠자연스럽게떠오른다.
그녀의무던하면서도어떤면에선
고집스러운면이작가와묘하게일치한다면
지나칠까?
-치타는고행으로서의’산티아고가는길’로나를인도하고자하는것이다.
수도원이었던수마이아알베르게의분위기가말해주었듯,절대복종과청빈한
의식주는몸의고행까지도내포하는수련을의미했다.-
페이지144에서,
작가는길을잃었다.아니화살표를잃었다.
자신을잃었다.동행을잃었고,믿음을잃은순간이였다.
어떠한종교단체에속하였든,그렇지않든,아무것도없다고하든..
깊은산중에서의길을잃은작가의가슴깊은속까지들여다보이는
부분에선길잃은순례자에게기도하게됨을..
나약한인간이기에,보이지않는공간에힘을빌어볼수밖에없음을인정한다.
작가는혼자였으나,실은혼자가아니였음을…
잃은것이아니라,잠시놓아두었음을,
그러니잃은것은없고,찾은것은그보다더많았음이다.
….
언제끝날지모르는순례길이거의끝마칠즈음에다가갈수록,
지나간길에서만났던
착한사마리안인들의이야기가새록새록더생각나게된다.
무심한듯,지나가는순례자들을눈여겨보지않는것같으나,
실은더없는기도를그들에게보내는사람들..
감사함이란내안에서항시준비되어있음에도,
나스스로얼마만큼의감사함을베풀고살았는지를되돌아보게된다.
순례자들의상징.크리덴셜카드.
순례자들의거쳐가는숙소를지칭하는알베르게.
그곳을지나갈때마다스탬프를받게되는카드를만들었다.
작가의동행은치타’CHITA’작가자신은’LOVE’라고적어넣었다.
훗!하는웃음소리가나에게서새어나왔다.
그러나,작가의그러브가무엇을의미하는지는
길을잃은순간에서산티아고의순례기를모두마친후,
서울에서의그녀의눈물에서뒤늦게깨닫게된다.
퍼즐의앞뒤가꼭맞지않아도,
네끝의끝마디가다맞아떨어지지않아도
사랑할수있는…
‘LOVE’
사진속에남겨진작가의글줄하나그냥넘겨보지않아야함이다.
그짧은글귀안에는내가앞으로가야하는시간을
훌쩍뛰어넘은그무언가가담겨져있기때문이다.
당신은어찌살아가야하는지에대한물음이며,대답이담겨져있다.
-문저쪽,눈에아무것도보이는것이없는지점에서
우리의영안이비로소없는곳에’있는’것을본다.-
페이지165왼편의사진속에서…
하늘로향한노란화살표방향으로보이지않아도보이는그무언가가있음이다.
그무언가는오로지나자신만이알뿐이다.
….
-나는소설가로서적지않은소설들을발표해왔다.
하지만,이책은이전에내가출간한어떤책하고도같지아니하다.
이책에허구적인것은단한가지도없다.
나는노란화살표를따라길을걸었고,
그화살표가가리킨곳에서나를벗어던졌다.
그결과지금은완전히다른사람이되었다.
그내면적변화를이끈초월적존재를보고만졌기때문에
그기쁨을같이나누고싶다.
영혼의부름을따라걷는모든이는순례자다.
일상속에서자기만의노란화살표를찾아걷고있는
세상모든성스러운사람들에게이책을바친다.-
작가의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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