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당신들의 삶 속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참 감사하다.

다만?다만..다만이라고했다.

-부사/다른것이아니라오로지,

-(조사’라도’가붙은명사앞에쓰여)그이상은아니지만,

그정도는….

-앞의말을받아예외적인사항이나조건을덧붙일때그말머리에쓰는말.

특별하지않은청춘들의,하지만특별한이야기가다만의앞에

조용히앉아있다.함께묶어서읽으니책의내용과제목이비로소이해가된다.

다른보통사람들과는조금은다르지만그이상도이하도아닌,

딱자신의조건에맞추어진삶이라는것같다.

[다만,이것은누구나의삶.]

누구에게나주어지는삶이아닌조금은다른그들을만나보자.

*포토그래퍼하덕현.

-나는그에게묻기로했다.강남한복판에서살아가는가난한포토그래퍼의일상과

피로에대해그리고그이전그가떠돌던길에대해이야기하고싶었다.

우리는대체로상대의겉모습이나이미지,옷스타일,직업등외향적인부분을가지고

타인을바라보거나규졍하는나쁜습관이있다.

이는형식에얽매여내용을제대로보지못하는어리석음과같은것이아닐까-

본문페이지018.

…………..

작가박근영씨의똑부러진듯야무진생각에절대공감을가지게된다.

그녀가바라보는하덕현포토그래퍼의만남의이야기를읽는내내,

어쩌면내자식들중어느한녀석은이와비슷한고민을안고무작정길을떠나고싶다고

할런지도모르겠다는생각을하게된다.그에게유일한위안인사진과더불어

여행은안개속에숨겨져있던자기자신을비로소제대로찾게만들어준나침반이아니었을까..

그는말한다.

-저에게여행은불안의극점에서찾아온탈출구였어요.

아무계획없이충동적으로떠났지만

여행내내꿈의정점에있는것처럼느껴졌죠.-

………..

젊음이란인생의숙성기간의첫단계라할수있다.

묶여져있던사슬을모두풀고자신있게한발짝내디뎠을때의

그환희..조금은이기적으로보일수도있지만,

청춘의그시간만큼은철저하게자신을위하여이기적이되라이르고싶다.

그런데,막상내자식에겐그런말을할수있을까?ㅎ

*포토그래퍼하덕현,그가걷고위로받던공간이성북동의밤이라고한다.

…낡고오래된것들이정감있게모여있는마을,가까운지인들과이야기를나누다가답답한마음이들면

나는성북동골목길을오래도록걷는다….

*패션디자이너문성지,비오는날의덕수궁을산책하기에좋은곳이라고말하는그녀.

…특히비오는날의덕수궁은산책하기좋은곳이다.여름비오는날처마밑에앉아빗방울소리를

들으며마시는자판기커피맛은에스프레소를마실때와는또다른행복을준다….

-패션디자이너문성지,얄미울정도로청춘의시간을에누리없이생활해가는그녀가정말아름답다.

"우리사회에서는여자가서른이넘으면나이가많다고하쟎아요.30대,40대여자들이얼마나매력적일수

있는지별로관심도없고요.저는사람들이왜나이에대해고민하고그나이에맞게살아야한다는틀을

가지고있는지잘모르겠어요.나이라는건책표지같은거아닐까요.나이에맞는대로살아야할표본은

어디에도없어요.그것도다인간이만들어놓은합리화같은거니까.몇살에는뭘해야하고,결혼은

언제쯤해야하고그런거사실웃긴거예요.우리는규격대로맞춰찍어낸공산품이아니거든요."

본문페이지070-071

………….

잘모르겠다는그녀의말이정답이다.잘모르니살아보라이르는앞서간세월의어른들의말들도정답이다.

아직은나는그녀가참어리구나하는생각이들면서도한십년쯤시간이흐른후에그녀를다시보고싶어진다.

*연극배우김주헌.그에게용기와자극이되어준공간이라는사진을보았다.

…혼자있는방,혼란스러울때,누군가에게위로받기보다자신을좀더직시할필요가있다.어떤문제를

근본적으로해결하기위해서는두렵더라도스스로가가장잘보이는곳으로가야한다.그공간이바로

‘혼자있는방’이다.

-‘쿨’한것이젊음의특권처럼,혹은’쿨’한삶이멋진것인양포장된사회에서어쩌면그는거꾸로가는길을

택한사람이다.적당히’쿨’하게살지않겠다는자세,세련된감정으로자신의삶을자위하지않겠다는고집

스러움이김주헌에게는있다.망하더라도본질까지꿰뚫고가보겠다는힘.나는그에게서이런힘을느낀다.

하지만그처럼사는건몹시피곤한일이다.배고픈길,더돌아가야하는길을선택하겠다고하면잘했다고

손들어주기는어렵다.-본문페이지084-085

…………

작가의말처럼나역시도그에게손들어주기가불편하다.혼자서라면가능한삶이다.책임질수있는자신밖엔

없으니말이다.책을읽다보니,내가할머니가된기분이..기분나쁘게든다.자꾸만ㅎㅎㅎ

*화가김민희그리고이근희.그녀들에게영감을주는공간이공사장과낙서가된벽이라고한다.

…이근희그녀의공간의의미는무엇일까?

그림그리는사람에게는기본적으로공간욕심이있다.지금도공사현장같은곳을자주기웃거리고

거기서발견한못,쓸모없이버려진나무조각.조각난벽돌같은것을주워작업에재활용하고있다.

…김민희바닥이나벽을보면그림그리는것을좋아한다는그녀가버릇.

길을걷다가도바닥을뚫어지게바라보는버릇이있다.타인들이눈여겨보지않는협소한공간,그런

공간에서자유가꿈틀거리는것을느낀다.공간의미세한표정들을바라보며거기서영감을얻는다.

…………

그림을그리는사람들은웬지모르게사오정기질이다분한가보다.까탈스러운듯하면서도그렇지아니하고,

털털한것같지만어떤면에서지나치게섬세한면이있으니..그녀들의말처럼’실패하고넘어지는걸두려워하지않으면서그림에거창한의미를두지않지만누군가에게영감을주었으면하는바람’정도라는말에

화이팅!을보낸다.

*영화감독이종필.내마음의무인도.그에게에너지를주는공간.

…인간의몸은무한한것이라쉴새없이가동하면고장나게되어있는것같다.너무분주한생활에멀미가

날때섬에서보낸시간들을떠올리며얼마간살아갈힘을얻는다…

"고등학교때까지편하게살았잖아요.집에서주는따뜻한밥먹고,잠자리걱정안하고기본적인교육과정

이주할수있었고,공부하고싶어도못하는사람도있는데말이죠.어릴때부터’나정도면편하게살고있는거다’

라는생각을많이했어요.그래서웬만한일에는불평을안했어요.하지만무난하게살았어도속에잠재된분노

같은건있었죠.그래서더영화쪽으로가고싶었는지도모르고,어머니와갈등도적지않았어요.나중에사업을

하겠다.검사가되겠다.이런목표가뚜렷하면경영학과를가거나법학과를나와시험을보면되는데영화하는

매체는뜬구름잡는이야기같잖아요.그래도매일바라고기원했죠.영화찍겠다고,꼭찍고말겠다고."

본문페이지162-163

………….

내게홍일점인조카도아주어린나이에이미자신이하고자하는일에서이야기한적이있었다.

지금은어리고,부모가해야한다는공부를모두이수하지만,대학생이되어선반드시하고싶은것을꼭하겠다고

했었다.아마도그러한마음깊은속엔,그의말처럼어떤분노같은것이있지않을까?하는생각을하게된다.

그러면서이제는중학생의고학년이되어앞으로고등학교와미래에대한목표가더욱확고해질아이들을

다시한번점검하게된다.제일먼저는당연히나,엄마인나로부터라는것을이종필그와의인터뷰글을읽는

내내고민하게만든다.엄마와의갈등이있었다는말에서부터….

*인테리어잡지에디텨임상범.그녀에게평온함을선물해주는공간중에서

…옛골목의흔적을간직한청파동이나온다.

‘푸른고개가있는동네’라는뜻이담겨있는청파동.청파동길은내가즐겨산보하는곳이다.5월의청파동

길은갖가지꽃들로물든다…

-가장빛나던청춘의시기를일만하며흘려보냈으니’올드’한청춘의시간이라도잘건사해보자는마음이다.

"가끔밤에누워있다가’꼭이길이어야했을까’,’이선택만이옳았을까’하는의문을가질때가있어요.

어릴때는한눈팔지않고바쁘게,열심히사는것만이최선이라고생각했어요.하지만이제내가옳다고믿었던

것만이전부가아니라는사실을돌아보게되는거죠.우리삶에는봄,여름,가을,겨울사계절이있는데전

한계절만산게아닐까…이제겨우그한계절을넘긴것같다고할까요."

본문페이지193.-

……………

열심히생활한그녀.임상범.사계절인생중에한계절을넘긴것이아닐까하는그녀의’올드’한청춘을위해

두팔번쩍만세를불러주련다.*^^*

*만화가김풍.힘들때마다힘이되어준기차여행.그에게일상의탄력이되는공간.

…삼수를할때다.집에는학원간다고하고서울역으로갔다.전광판을보는데맨위에남해라고써

있기에남해로가는표를끊었다…내게여행은여행지에서느끼는감정보다그곳까지가는이동경로에서

느껴지는감정을의미한다…

…………..

끝까지즐겁게사는게이기는거다라고그의인텨뷰첫페이지에그렇게커다랗게쓰여져있는것을

읽는내내감정의변화가참으로요란하게움직이는나를느꼈다.웃으면복이온다는데,그래기왕이면끝내주게

웃으면서즐겁게살아가는것도좋은인생일수있겠구나..생각되어지다가도과연가능한것일까?하는생각도

아주안드는것도아니다.생긴모습이백이면백다다르니,삶의희노애락또한평면적으로받아들이는부분이

조금은별다르게해석하여받아들일수도있을터이다.

*뮤지션이지린.그에게달콤한상상력을주는공간.사색의장소.책이있는카페.

…내가즐겨가는단골카페는한가지특징이있다.다양한책이빼곡하게꽂혀있는북카페라는점.홍대

합정역쪽의카페들을즐겨가는데이곳이다…주로카페로오는사람을배려하는공간,예를들어조용한

음악소리,아르바이트생의상냥한태도,사색적인분위기가물씬풍기는카페에끌린다…

-"아동학대,노인학대,잔인한도살이나폭력같은거죠.합리적일수있는방법을배제한상태에서무참히짓밟는

행위들이요.폭력적인행동이멋있어보이는건권투같은스포츠뿐이에요.도시의소음이나차막히는것도

별로고요."이지린,나는그를만나기전다소편견을가지고있었던것같다.

재능과감각밖에없는젊은친구일지모른다는,하지만대화를나눌수록살짝뒤통수를맞는기분이다.

말랑말랑한사랑이야기를쓴다고그사람자체가온통그럴거라고여기는건착각이다.

본문페이지244.

……………..

외모나하는일에서그런대화속의주제가나오리라곤나역시상상하지못한부분이다.그렇다.

편견이다.보이는대로,들리는대로넘겨짚어버리는그고약한편견을나역시버리지못하는것이다.

이지린.뮤지션이라는그를새롭게알아낸것이반갑다.이젠그가만들었다는음악을찾아보고싶다.

작가가만난그의이야기.음악속에숨겨진또다른이야기가있는지말이다…

*여행작가변종모.그가맨발로서있던공간.세상으로이어지는창,어느베란다.

…유용하지만딱히필요하지않고쓸데없지만남겨둬야하는그곳은소외된공간이다.하지만소외된

그곳에서나는나의소외된소통을찾는다.있어도되고없어도상관없을그공간을나는선호한다.이사를

갈경우나다른사람들의공간을방문할때도나는그곳의베란다에집착한다….아무도탐내지않는공간.

차가운바닥,신경쓰지못한벽면과휑한천장,차갑다.그리고숨길수없다.당신의마음이그랬고

내마음이그렇다.그래서나는당신을사랑하는것처럼소외된이공간.나의자리를탐닉한다….

……………….

여행도병이고,사랑도병이다.

읽어가면갈수록그녀가만나는사람들의대화속에빠져들고그이야기속에상상을해보고눈을감아본다.

작가그녀의머릿속이점점더궁금해지는이유가무얼까?

여행작가변종모와의만남을어쩜그렇게돌담밑봉선화꽃을보담듯이풀어놓는지기가차다.ㅎ

여행이삶이되어버린여행작가,찾기위한여행이아닌그주체가되어버린듯한모습이부럽기까지하다.

*건축가백지원&인테리어디자이너정연진.

…그들의감성을일깨우는공간.그녀정연진의공간은일탈의감정.두무개다리.

두무개는한글이름이다.중량천에서흐르는물과한강의두물줄기가만나는곳이라는뜻이담겨있따.

두무개다리는한강주변에서야경이아름다운다리중하나로꼽힌다.이곳을지날때안개가함께라면

더욱좋다.도시를사랑하는내가아이러니하게도유일하게짧은찰나에일탈의감정을느낄수있는곳이다.

…그들의감성을일깨우는공간.그백지원의혼자있는공간.사무실옥상.

학동역근처,일터가있는이곳은토요일새벽.단하루만조용하다.워낙음식점,노래방,술집이많은동네다

보니월요일부터금요일까지늘사람들로붐빈다.그러다마치정전이라도된것처럼토요일새벽이면고요

속에잠긴다.이시간이내게는충전이며휴식이다.

-백지원과정연진은몇년째같이일하다보니어느정도상대의결을읽는다.백지원은정연진의도회적인

감각을,정연진은백지원의탁트인시야를존중한다.그들은말한다.열정이있는사람은자신을희생할줄

안다고,

그들이말한’희생’이란단어가생소하면서도여운을남긴다.타인을위해희생한다는것은그럼으로해서

자신도행복해지겠다는욕망이다.이런욕망은다른욕망에비해얼마쯤아름답다.

본문페이지324.

………………..

요즘사람같다는느낌이든두사람이다.

도시냄새가물씬나는사람,당당하고힘찬기운이느껴지는두사람이다.

이기적인느낌이드는직업인데도,그들의대화속’희생’이란단어가참잘어울린다는것을느꼈다.

*시인김일영.

-첫수업시간강단에선어느시인의말은그에게섬광과도같았다.

‘시를쓰는데학력은필요없다.세상의굴곡지고아픈삶들이충분한가치를

부여받을수있는게문학이다.’그말을듣고있는데가슴밑바닥에서부터파문이일었다.

그동안방황하던시간들이영상처럼스쳐갔고늘숨겨왔고부끄러워하던삶의파편들이

그제야제자리를만난느낌을받았다.-

본문페이지344.

…..슬픔도고이면단단해진다.김일영,

그의유년의시절과청춘의시간을거쳐온수많은이야기를듣노라면

가슴이저리다못해먹먹해져온다.그런상황에서도그는순정을말한다.

연꽃같은사람이다.그런느낌을받았다.

^^

특별하지않은청춘들의,하지만특별한이야기.

[다만,이것은누구나의삶]

박근영지음.

나무[수]

열한명의이야기를만났다.

모두가다다른삶의색깔을지니고있었다.

그렇지만,가장비슷한점이눈에들어온다.

그건,용기였고,책임이였다.

아깝다생각되어지는부분들을놓을수있는용기.

그건매우고민스러운부분이다.

그래서그들의삶의일정부분을부러워한다.

꿈꿔보기도한다.

그리고…

자라나는내자식들의모습을바라본다.

조금은더부드러운시선으로불안하지않은시선으로바라본다.

너희들의앞길엔이토록멋지게삶을이어나가는사람들이있다는것을

알았다는것만으로도엄마인나로선든든한지원군처럼느껴지기때문이다.

당신들의삶속에함께할수있는기회를주어서참감사하다고전하고싶다.

박근영작가그녀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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