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수를 들고 퇴근한 남편이 고맙다.

감자를채썰어서볶는다.

양파도함께넣어서볶아놓으면밥도둑이따로없다.

날이더워서냉장고믿고많이해놓으면버리기쉽다.

아까우니바로바로먹을수있는양만큼만만들어놓는데..

애,어른할것없이모두가다좋아하는지라,

한솥가득볶아놓는다.

식사가끝나고나서도접시에덜어서는고소하다면서그냥먹는다.

굽지않은식빵위에다가케챱을뿌려서는볶아놓은감자를얹어서상추쌈마냥싸먹는다.

과자가눈에뜨이면먹을까부러찾지않는아이들은

찐감자건튀긴감자건..감자가재료인요리라면뭐든환영이다.

요즘,

장보기가무섭다.

오르지않은것들이없다.

야채가격은내려갈생각도없는지오르기만한다.

동네야채가게에약간은시들은쪽파가싸게나왔다.

김치도다먹어가는데잘됐다싶어석단을사왔다.

멸치액젖우려놓은것이있어,약간은짭쪼름하게파김치를만들었다.

키다리무우도사와선새콤달콤하게무우채도만들어놓고,

쌈장도세일이라고해서중간짜리한개사와선다시양념하여냉장고에넣어둔다.

작은양배추의겹겹이잎들을모두정리해서는너무무르지않게쪄낸것을얼음물에담가식혀둔다.

마늘과소금,후추와참기름으로양념한목삼겹살에파사리가먹고싶다는아이들..

2만원어치의목삼겹살에새송이버섯두개를샀다.고기보다조금더굵게잘라서버무려놓고,

비싼대파의절반을다듬어선물에담가놓는다.식초물에..

농약이많이쓰이니흐르는물에만의존하기가찝찝하다.

짧은어슷썰기로채썰어서역시나약간매운고춧가루를소금약간,참기름과깨를넣어서

파사리를만들어놓는다.

밥상가득푸짐하게차려진다.

퇴근하는남편의손엔장인어른마시라고서장수두개가들리워져있었다.

아버진그저좋은지,싱크대에서잔을꺼내어놓으신다.

‘우리오랜만에같이마시는거지?’

남편은참…커다란사람이구나다시생각든다.

곱지않은말에상처가많은사람인데도,

그상처를준사람을티내지않고보듬어안으려하다니..

아버진그런사위마음을조금은아실까?

‘아버님,소주는이제그만드세요,아버님도힘드시고,애들엄마가많이힘들어합니다.

그러니까요,제가이렇게서장수를갖다놓겠습니다.그러니저도그렇고아버님도그렇고..

소주를서장수로바꾸지요뭐!’ㅎㅎㅎ

서장수는서울장수막걸리를말하는거다.

막걸리보단그게훨낫다면서ㅎㅎㅎ

소주는예전에아버지가보약으로바꾸어불렸지만,

남편이이젠아버님연세엔독약이라고하면서’소주는독약입니다!’

…..

아무말없이고개를끄덕이신다.

기분좋게식사에적당한반주로드신서장수가그렇게좋으셨는지

코고는소리가심하지않다.

선풍기세대가돌아가는소리가요란한저녁이다.

앞집에있는누렁이가컹컹짓어댄다.

못난이고양이가담을넘어다니나보다,아님사람인가?ㅎㅎ

내일은비소식이늦은저녁으로있다는데,

일찍일어나옥상위에있는꽃들부터목만축일만큼의물만뿌려주어야겠다.

바람이조금더세게불어주면좋겠다.

…..

6 Comments

  1. 데레사

    2010년 7월 15일 at 11:21 오후

    술마실줄아는친구들이그러데요.막걸리는서울장수막걸리가
    제일맛있다고.
    애들아빠마음이정말곱네요.   

  2. 봉쥬르

    2010년 7월 16일 at 5:09 오전

    소박하고도푸짐한그리고예쁘고고운이야기들입니다
    진아님가정에은총의세레나데가득하시길기도합니다….   

  3. 참나무.

    2010년 7월 16일 at 1:42 오후

    이곳엔감자가참풀짐도좋고싸답니다
    진아씨아이들생각이나네요…

    서장수가뭔가했답니다
    저도막걸리는좋아하는데요…^^   

  4. 슈카

    2010년 7월 16일 at 2:07 오후

    매일반찬걱정을하는데내일은감자볶음을해먹어야겠네요^^
    당근이랑양파썰어넣고요.
    식빵이랑케찹도사야겠어요~
    저도아이들처럼먹고싶어져서요^^*   

  5. 진수

    2010년 7월 17일 at 1:58 오전

    서장수가뭔가한참헷갈렸네요.
    꼭그렇게줄여야하나요.

    좌우지간애아빠가애많이쓰시네요.   

  6. ᅟᅟᅟᅟElliot

    2010년 7월 17일 at 1:08 오후

    아흑-서장수…..진아님땀시오늘막걸리가땡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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