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시간이가까워져오면바빠진다.손도..마음도..
골목이오토바이소리와사람들의웅성거림으로소란스러워졌다.
이상타?
문을열고힐끗목을쭈욱내밀었다.
긴머리가먼저눈에뜨인다.고등학생쯤되어보이는여학생이주차되어있는자동차뒤에
숨어있는것이보였다.
멀리서도어깨주위의흔들림이보일정도다.
무슨일일까?
오토바이를탄매우짧은거의민머리에가까운스타일의남자가왔다리갔다리..
혹시?..
예상은빗나갔다.
숨은놈을찾아야한다면서어느새모여든동네남자들과지나가던남자들까지합세를한다.
이잡듯이..뒤진다고하는말이옳다.
우리집은대문을잠가놓아서..잠시흔들다가사이사이비좁은틈사위를꼼꼼하게돌아본다.
"무슨일인가요?"
묻는다.옆에함께있던중년의여자가대답해준다.
"아니,이백주대낮에어느썩을넘이여학생을뒤에서껴안고가슴을주무르고끌고가려쟎아!"
순간소름이온몸에솓아오르고,헉!소리가절로나온다.
어떻게연락이되었는지여학생의어머니가딸의이름을부르면서부둥켜안는것이보이더니,
이내"잡았어요!잡았어!!"숨어있던그몹쓸놈을잡았다는소리가들린다.
그리고…여학생의절규에가까운울음소리와어머니의통곡소리가함께골목을가로지른다.
신고를했는지,경찰차의사이렌소리가들리고…한시간여가지나서야모여있던모든사람들이
제갈길을찾아자리를뜬다.
말세다….정말,남양주동생말처럼딸키우기너무힘들다고하는데..
난아들키우기도힘들다.
잘못키우면,저렇게되면어쩌나싶은생각이머리를스친다.
무섭다.
하얀색티셔츠에검은색바지를입은그몹쓸놈이라는녀석의얼굴은너무나말간얼굴이었다.
전혀…그런짓을하리라곤상상을못할그런얼굴이였다.
….
자정이지나서야집안일이마무리가얼추되었다.
창문마다문고리다시확인하고,현관문도또한번확인하고잠자리에들었는데.
쿵!소리가연이어서들리더니흐느끼는여자의울음소리와격하게욱!하는남자의소리가들린다.
도대체왜이러는거야..
하루종일피곤한데,정말오늘액땜잡이하는날인가?
혼자생각에웬만해서모른척하려했지만,위태위태한담벼락에사람의몸이쿵!닿는느낌이드니
더이상은안되겠다싶은마음에일단은바깥골목을비추는전등을켜보기로하였다.
그리고..
조심스레문을열지않고,부러소리나게현관문을열었다.
애꿋은비질을하면서ㅋ
캄캄한밤에바닥을비질하는나를..먼데서잠들지않는사람이본다면?
아마도반바퀴정도머리가돌아간줄알것이다ㅋ
속상한일이있는지,
나이든여자와까까머리젊은남자의얼굴이비슷하게보인다.
바라보는나와눈이마주친여자가남자의등을세게몇번을치더니집으로들어가라고강한어조로내뱉는다.
어후~어후!제가슴을팍팍치던남자가집으로들어갔다.
우리바로옆에집에서사는사람들인가보다.
문이쾅!하고닫히는소리가들렸다.
….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오!"
벌떡일어났다.
‘불이났어요’가아니라분명코’살려주세요’소리다.
시간을보니새벽세시가다되었다.
아랫층아주머니도들으셨는지문이열리는소리가들린다.
머리는산발을하고선핸드폰을손에쥐고문을열고나갔는데..
소리지른사람도,두런거리는말소리의사람들도보이지가않는다.
덩그러니남겨진까만스포츠모자와슬리퍼가골목바닥에나뒹굴어있었다.
아주머니도놀라고,나역시도…
삼십여분을바깥에서서성거리다들어왔다.
잠이확!달아나버렸다.
속이타서죽을지경이다.
이추운새벽에난얼음넣은냉수를한컵마셨다.
"…세상에,우리애를여기까지끌고왔어,이것들이..아이구,내자식을아이구…"
걸걸한중년의여자목소리가골목에서또들려온다.
"여깄네,세상에..신발이랑모자랑..어이구,내새끼를여기까지끌고다녔어.."
자세한내용은모르겠지만,
아마도..
밤새자식을찾아다녔던가보다.
‘살려주세요’소리는…그연령을모르는그여자의자식의소리였나보다.
어찌되었을까?
혹여큰상처를받은것이아니였으면좋겠다.
….
바깥외등을돈을조금들여서라도고쳐야할까보다.
아니면하나더달아볼까?
두배는환할테니까….
뽈송
2010년 9월 29일 at 1:16 오전
자식들을키우는부모들은언제우리가당할지도모르는
이런상황에노출되지않도록늘기도해야할겁니다.
그런데이런험악한상황들은따지고보면다우리탓이기도하지요.
그래서’내탓이요..’가나오지않았나하는생각이들기도하구요.
산고수장
2010년 9월 29일 at 2:35 오전
나혼자하는소리
이제살날이얼마남지않은게다행스럽군요.
안보고안들으면되니까.
어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