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바람이불지않으니,그나마다행이다.
눈과비의중간쯤되는탓에염화칼슘이나모래등을뿌린곳은그나마걸어다닐만하지만,
손도대지않은곳은그야말로빙판이따로없었다.
우리집골목은거의90도에가까운경사로올라가는것은그냥저냥걸어올라갈만하지만,
빙판길이아니더라도내려가는길은그야말로신경의산사태라고할만큼..
다른곳엔신경쓸틈이없을정도로고도의집중을요하는코스라는거다.
그런데….
그런곳을가지말고,둘러서라도돌아가라말하는엄마의말은그냥바람소리로들었는지,
기말고사준비해야한다며서두르던큰아이와작은아이는경쟁이라도하듯이
그비탈진골목길을마구뛰어가는것이아닌가..하~!기가막혀서….
아니나다를까?
구르고,넘어지고,뒹굴로….
거의굴러가는형상으로내려가는데도녀석들은뭐가그리재미난지쉬지않고떠들고웃느라정신이없다.
쩝~~~
그래도,큰녀석이라고끝까지지켜보는엄마를의식했는지,골목길끝자락에서한팔을들어휘이위이~~~
손을들어선괜찮노라는표시를보여준다.
눈처럼하얗게웃으면서말이다.ㅎㅎㅎ
도착하는대로엄마에게문자날려라!큰녀석에게문자를보내곤서둘러막둥이의등교길을재촉했다.
"엄마!오늘날씨는아주날씬한추위예요!"
이녀석은이렇게하루종일내가녀석의말이무얼뜻하는지생각하도록하는건지..
알다가도모를소리를툭~~하니내뱉는다.
그래에~~~~엄마도엄마가참뚱뚱하다고생각한다구우….ㅜㅜ
원래가는코스대로골목길을지나서가는빠른코스가오늘은절대로갈수가없는길로변해있었다.
저녁늦은시간에동사무소에서방송까지했었는데..(자신의집앞을치워달라는내용이었지?)
그골목길은그야말로스케이트가필요한곳이였다.
어쩌누,평소잘가지않던우체국앞쪽으로발을돌렸다.
예정시간보다5분은더걸린다.쳇!
막둥이등교하는모습을보이지않을때까지바라보다가,
다시내려오는길..
아무래도막내동생과범준이가걱정이되었다.
아니나다를까!
혈액형똑같은남편에게전화가왔다.
조카범준이보다팔자걸음걸이의막내처제가걱정이된다구,
든든한?날보고범준이를대신데려다주라는엄명이시다.하!
잠시잠깐엄마와헤어지는순간에눈물찔끔보이던얄미운범준이녀석,
유치원으로가는길목의작은쉼터에나를세우더니만사진을담으라고떼쓴다.
그리곤내손을잡고유치원으로열심히걸어가는범준이.
밤새내린눈과비의작품인눈꽃들이걸어가는길마다시선을사로잡는데…
맹랑한요녀석이한마디던진다.
"엄마!나무들이시끄럽게말하네에~~사각사각말하고있어,나좀봐달라고그래에!"
사철나무에매달린눈꽃을보고말하는범준이를보면서막둥이진웅이를떠올렸다.
유치원에서돌아와집에가는순간까지,
막내횽아와붙어사는범준이가…
닮아가는점이분명하게보이는것이였다.
어쩜그리예쁜말들,
깜짝놀라는말들을잘할까몰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