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큰 녀석의 마음씀은 진국일세..^^

핸드폰메세지가도착했단다.난누워있는데….전화기는저어만치에…

일어나려면좌,우로몇번을움직이고나서야겨우있는힘을다해이를악물곤일어난다.

그나마첫째날보다,두번째날보다는훨,통증이덜하다.

마음속으로’이까짓통증이야,이쯤이야,울준혁이31번의주삿바늘에비하면새발의피지,까짓’

수십번을똑같은말을되풀이하지만..진짜끔찍하게아프기도하다.

겨우겨우일어나서확인해보니,’아!맞다.!’

준혁이신촌병원가는날이다.까마득하게잊고있었다.

앉았다일어나는순간,누웠다일어나는순간이제일아프고,

아직은허리를내마음대로조종해서굽히거나할수없는것이정말이지불편하다.

가만가만절뚝거리면서냉장고를열어본다.

휑~~~~아무것도없네그려,쩝..

야채칸도,냉동칸도터~~엉비었다.그렇지..뭐,

기본양념재료는얼마나있는지간신히확인하고가게로나가려는데,

석찬이녀석이말리고난리다.넘어지면큰일난다고메모지에써주면제녀석이사오겠노라면서..

오늘은안된다고녀석에게설명하고조심조심다녀오겠다고겨우떼어내었다.

근데,문제가생겼다.

양말을신을수가없는거다.ㅎㅎㅎ

이런된장같은일이일어날수가있냔말이야,정말이지기막혀라…

엄마허리에파스붙이는데재미들린막둥이를불렀다.

양말을신을수가없다고하니,’헐~~~’이소리가먼저나온다.ㅋ

"헐은무슨헐이냐,이녀석아너아가때양말엄마가신겨줬으니까,이번엔엄마도신겨줘봐!"

"헐~~~,엄마정말큰일났네요.벌써양말도못신으시면어떡해요."

"형~~엉,엄마가양말을못신으신다고그러셔,우리큰일났다.이제.."

"뭐가큰일나아,임마.엄마통증있으셔서그런거야,싫으면내가할테니까,너이리나와!"

지는것보다큰형에게밀리는게더싫어죽겠다는표정으로막둥이가메롱한다.

결국은오른쪽발은작은녀석이,왼쪽발은막둥이가신겨주었다.

^^

어찌해서두터운잠바까지입고선계단을내려가는것까지는좋았다.

오르막길이조금힘들다는것밖엔내가조심만하면되었다.

아주알이작은고구마한봉지,오이세개,부추반단,깐마늘한봉지,두부2모,봄동두근,

어묵중간으로한봉지,버섯이랑꽁치통조림을구입했다.

내일준혁이병원가는날엔나보다기억력이좋은남편이오후근무를휴가를내어놓았다.

아이들도모두데려가고,집엔아버지혼자계신다.

아이들없을때마음껏담배피우시고,음악도틀으시라고오후시간을완벽하게빼놓아둔다.

그래서입이궁금하실때드시라고고구마를쪄놓아두고,

어묵으로두부와무우를넣어서어묵탕을만들어놓으면

냉장고에있는막걸리와함께간단하게드실것이니,저녁에식사준비만병원다녀와서하면된다.

아이들이어릴때도지금중학생이아이가있어도,

아버지에겐아이들이맡기지않는다는것이내원칙이다.

언제어느때돌변하질모르는아버지의변화무쌍함이늘불안하기때문이다.

남편은퇴근하면서장인어른피우시라고담배한보루를또사왔다.

사놓은막걸리가맛이안좋다면서그건자신이마시고,

장인것은새막걸리를사가지고왔다.

밉다미웁다해도.아버진아버지다.

남편은아이들에게가족이란?

어찌해야하는지에대해행동으로보여준다.

무조건좋지않은것을모두다받아주는것도아니고,

그렇다고나쁜면으로만전체로생각하고외면해선안된다고말이다.

나보다나은사람,참말로좋은사람이다.남편은…

아이들이돌아가면서할아버지의이부자리를정리한다.

킁킁거리면서냄새도맡아보고,

큰녀석은알아서할아버지의베갯잇을걷어내어선내게빨아야한다고일러준다.

내가미쳐챙기지못하는부분을할아버지의주사가싫다고하는아이들은

아빠의그마음을닮아’그때는그때고,해야할도리는해야하는것’임을알아간다.

움직임이부자연스럽게아파보니,

큰녀석의마음씀이진국이라는것을이제서야알아챈다.

난,참미련한엄마다.

이번구정엔상차림이전에보다더초라해질지모른다.

아무리쪼깨어생각해보아도제대로된상차림은못할것같다.

내마음이담겨진것을보여줄수있는그런그릇이없나?엉뚱한생각도해보았다.ㅎㅎ

1 Comment

  1. 도리모친

    2011년 1월 28일 at 5:22 오전

    전요즘딸아이와온탕과냉탕을오갑니다.
    결국엔아이가아니라제가문제일테지요.
    마음이심란합니다.그런탓에
    진국인큰아이를보니무지하게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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