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 엄마야 포기하지마!

작은아이의손가락에농가진이생겼다.

성당주보에올려져있는작은외과병원이생각났다.

고개하나넘어가면있는이제생긴지얼마되지않은병원이였다.

엄지손가락첫마디까지깊게고름이육안으로도확인이된다.

손톱옆으로길게절개해선고름주머니?인지…

뭔가를쑤욱뽑아올리는것처럼보였다.

마취도하지않고,

작은아이는눈을감곤짧은윽!소리만낸다.

면역력이떨어지는아이는농가진이자주생긴다.

손가락열개에한꺼번에생긴적도있었다.

온가족이녀석의수발을들어주느라ㅎㅎㅎ

소동아닌소동이이젠작은이야깃거리가되어버렸다.

외과선생님은요즘아이들집에서할일이없으니손톱을뜯어서자주생긴다고한다고말한다.

그말이우리아이에겐해당이안된다해도,부러아니라…

말할필요도없는거다.

이런아이도,저런아이..

그런거니까,

오늘도오전에감아놓은붕대를풀고소독을하고다시붕대를감곤

오후진료예약이된강남세브란스로향했다.

신의진선생님과의면담이있는날.

작년부터는아이는여름방학,겨울방학,봄방학때만잠깐,

선생님과얼굴을마주하게되었다.

처음시작에비하면굉장한발전인셈이다.

아이도기쁘고,그동안보아주셨던선생님은말할것도없다.

대기실에서순서대로기다리는대,

진료실문이열리고닫힐때마다작은아이의장미그림이보인다.

그그림에대한이야기가참많은데…

아이의마음이모두담긴그런그림인데,싶은것이새삼스럽게가슴찡하게다가온다.

병원가는준비에바빠,A엄마-재아엄마라고부르겠다-

재아엄마에게서온전화를받지못한것이기억났다.

전화를걸어보니목소리가축쳐저있고전체적인느낌이매우침울하였다.

재아는우리작은아이와는다른ADHD과잉행동장애형이다.그아이가올해4학년에올라간다.

아마도..재아도자신의상황에대해엄마가모르게매우정확하게인지하고있을것이다.

그아이를야간보육하면서만났기에더더욱마음이쓰인다.

‘차라리준혁이처럼집단폭행을당하는편이..언니미안하지만,내가요즘그런생각도해요.’

‘우리재아는손이먼저나가고행동이먼저나가니,늘내가머리조아리고..’

‘그리고요즘우리재아가아이들의손가락질이무얼뜻하는지너무잘아는것같아서요.가슴아파죽겠어요.’

‘재아아빠는여전히아이의그병과에대해인정을하려들지않아요.’

‘어떡하면좋아요.나,미치겠어요.’

잠실쪽으로특수클리닉이유명한곳이있다.

소아정신과와연계하여재아와같은유형의아이들을체계적으로치료하는곳인데..

선생님도지난번에이어이번에도재아를그곳과병행하여치료하기를권유했다고한다.

그런데,문젠치료비용이였다.

친정어머님의교통사고와수술비,친정아버지의위암선고에이은항암치료와생활비등..

재아엄마는지금엎친데덮친격이된상황이라면서,전에없이’죽고싶다’는말을통화하는내내

자주언급하는것이마음에걸렸다.

내가해줄수있는말은’포기하지말라’는말밖엔없었다.

이건장거리마라톤과같은것이라고전에했던말을되풀이해줄수밖에..

마땅히하소연할곳도,울어도기댈곳이없으니그속이오죽했을까,

진료대기실앞의자에서한시간여를재아엄마의이야기를들어주는것밖엔없다는것이미안했다.

미안했다.

놀이치료책과그외다수의책들이내겐여러권이있다.

나역시치료비용이없어고민할때,집에서나와남편이해보는것이어떨까?하는생각에..

소아심리학관련책들을사들여큰아이와함께작은아이의놀이치료를집에서해보기도했었다.

전문가가보기엔무척이나미흡하였을터지만,

무엇보다중요했던것은,작은아이의상황에대한이성적인접근에서아이를객관적으로바라볼수있게

된것이였다.

집단따돌림’왕따’같은것엔아이셋을모두불러서로가가해자가되어보고피해자가되어보는

작은미니역활극식으로작은아이가받았을심적고통을서로가나누어보기도했었다.

그때가엊그제같은데…

시간은너무나빠르게지나가버렸다.

재아엄마에게도내가경험했던부분에대한이야기를일전에도했었는데,

용케기억하고있었나보다.책을빌려줄수있느냐는말에생각할필요도없이모두주겠다고약속했다.

절대로재아의손을놓치말라고신신당부를하면서,’절대포기하지말라’고거듭이야기하면서..

전화를끊고는저어만치서음료수캔두개를들곤환하게웃고오는작은아이를찬찬히바라보았다.

밝게조금은상기된얼굴이..

이제사춘기구나,

차례가되어작은아이를호명하고진료실안으로들어가면서

마주치는선생님의환한얼굴과큰목소리로인사하는작은아이,나역시도덩달아목소리가커져버린다.

오늘의단어는’꽃미남’이였다.

선생님의그말에작은아이의양볼이발그스름해졌다.

ㅎㅎㅎ

쨔식이…^^

진료실을나오면서요즘처럼이렇게발걸음이가벼울수가없다.

‘그래에포기하지않고기다리니,이런날도오는거구나..’

재아엄마의지금흘리는눈물이언제고나와같은밝은웃음으로가득하기를바라는마음이다.

‘언니,우리재아가장애아라고아이들에게소개했을때내가얼마나기막했는지알아요.’

‘근데요,그아이들이요장애아라고하니까글쎄그렇게친절하게대해주고잘해주었는지몰라요.’

‘그런데,재아가소아정신과ADHD치료받는아이라고오픈하니까요.어떻게된지아세요.’

‘우리재아는못된아이,도움이안되는아이,없어져버렸으면좋을아이가되었어요.’

‘도대체우리재아가왜그런말과대접을받아야하죠.세상이왜이렇게무섭게변했나요..’

여자의적은여자라고들말한다.

이젠엄마의적은엄마가되어버린것같다.

자기자식이귀하지않은엄마는없다.그러나…조금다르다고해서

아이들에게잘못된선입관을주입시키지는말아야하지않을까,

‘공부에방해만되는데,그런애들은모두특수학교에보내야죠.미친애들을어떻게우리아이와교육시키나요’

내게손가락질하며부들부들떨기까지하면서큰소리로내자식을향해미친!이라는단어를사용했던

그엄마의얼굴을잊을수가없다.지금까지도…

1 Comment

  1. Lisa♡

    2011년 2월 17일 at 10:46 오후

    그런손가락질다받고나면
    더여문나무가될겁니다.
    그런아픔도미리겪는아픔쯤으로
    여기면좋겠지만또직접당해보면
    그게쉬운건아니라..뭐라할말이.
    하지만살면서겪을아픔을미리
    겪는다..하는위로를..
    마음이영안좋아요.
    사람들은직접당하기전에는
    남의일로만여기니까요.
    자진아님,재아엄마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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