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돌아왔다.
한참동안우리모두아무런말도하지못했다.
‘앞으로잘될거야..’
딱,그말만되풀이할뿐이였다.
작은아이는생굴은먹지만,익힌굴은먹지않고,
돼지고기보단,소고기를더좋아한다.
구워먹는것보단양념으로조리된고기를좋아하고,
갈비를참좋아라한다.
생선은뼈발리는것을극도로기피하는지라,통조림형태의생선을좋아한다.
야채는눈에익은것외엔냄새와촉각으로구별해서먹고..
느낌으로사람을가려서음식도함께가려먹는다.
예민하면서도종잡을수없는아이…
고기값이올라가다보니어쩌다조리해서먹이는것도
닭고기위주로하게된다.백숙이나닭죽으로아님닭볶음탕으로,
병원에서다녀온후,녀석이족발이먹고싶다고한다.
시골다녀온후,긴축해야한다는내말에쬐끔부담된다면서도..
자꾸족발이먹고싶단다.
어지간하면먹고싶다고말하지않고,
사달라고도안하는아이가원하는것이족발이라니..
특대가22,000원,대가20,000…중,소로그렇게나뉘어져있는데.
그렇다고작은것으로아이셋나눠먹으라하기도참..뭐하다.ㅋ
남편이당분간차를가지고출,퇴근하지않으니까,
조금더허리띠를졸라매자면서웃는다.사주라는뜻이다^^
‘아싸아~~!’
남편혼자보내기가뭐해서,잠바만스을쩍걸쳐입곤
산성역으로걸어올라갔다.
냄새에도어찌나예민한지모른다.
조금만비릿하거나,이상한냄새가나면절대로두번다시먹지도않는지라..
녀석의입맛에맛는족발집을찾아다니기도했었다.
마침산성역에새로생긴족발집이녀석의입맛에도괜찮았는지,
장군보쌈의족발보단그집것이맛나다면서거기를콕찝어서사달란다.
김이모락모락오르는족발을보기좋게썰어주는동안
등지고서있던저녁하늘을바라보았다.
바쁘게움직이는차들과차분하게규칙적으로움직이는신호등과..
그저조용하기만한하늘…참좋구나,그랬다.
족발집주인과이야기를나누는남편의옆모습을바라본다.
평생을어머님에게’아니요’라고말하지못했던남편은여전히..
어머님에게’아니요’라고대답하지못한다.
혼자살아오신세월을보고자란남편은어머님이좋아하시는대답’예’가
자신이할수있는효의전부라고생각했는지모른다.
그래서짊어진빚을결혼후까지도갚아나갔다.
한번도나역시’싫다’,’힘들다’소리안하다가,
이번엔마음먹고내가그’아니요’소리를짊어지기로하였다.
‘어머님,더이상은힘에부칩니다.올1월이마지막이라하였습니다.
아이들은자라고더이상은너무나힘이들어제가욕을먹기로하였습니다.
미친년,못된년..소리들어도괜찮습니다.결혼후10년이넘는세월을갚아드렸습니다.’
….
아이들이특대의족발을맛있게도먹는다.엄지손가락까지올려주면서..
남편과소주한병을깨끗하게비웠다.
가슴이..아프다.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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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2011년 3월 23일 at 7:39 오후
진아님.
옛우리시어머님말씀이"마른논에물들어가는것하고아이들입에
먹는것들어가는것"이제일보기좋은것이라고했거든요.
아이들먹는모습,정말예쁘지요?
마음놓고못사먹이는그마음오죽할까요?
그래도앞으로잘될겁니다.
홧팅하세요.
아멜리에
2011년 3월 24일 at 1:34 오전
진아님오랜만이죠.들어오다가’족발집,저녁하늘’이란제목보고들어와봤어요.
아이들에게족발사준이야기잘읽었어요.저녁하늘이랑,
아래포슽을죽읽었더니,청담시낭송회도열심히참가하는모양이시네요.
거기오랜만에반가운모모짱님모습도보이구요.
우포다녀온이야기도읽었네요.
우포는참,꿈같죠..남편과소주마시며아이들족발맛나게먹었는데,가슴아파하지마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