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골목, 밀집한 주택가 화재..

막둥이를학교에데려다주고집으로들어선시간이오전9시가조금안된시간이였다.

그시간에전화할이유가없는막내동생의전화가나를깜짝놀래키고말았다.

전화를받기전요란한사이렌소리가너무가까이들린다느끼고만있었는데…

막내동생이살고있는주택가골목에서불이났다며가슴이두근거린다고말한다.

파직~!하면서타는소리에냄새와사람들의웅성거림에바깥을내다보니,

막내동생의눈에불길이보였다고한다.얼마나놀랬던지,

2층저희집계단을엉금엉금기어올라갔다면서,다른생각은나질않고얼른범준이를데리고나올

생각만계속해서나더란다.옷을대강대강입히곤혹시나아이눈에그시뻘건불길이

기억의자욱을남길까싶어범준이의눈을가리고황급히그자리를뛰듯이벗어나면서

내게전화를한거였다.

아침마다옥상에물을준다면서물통을올려놓았었는데…

시간이요즘처럼아까운날에가을국화를사진기에담겠다고바지주머니속에카메라를

넣고사는데,공교롭게도불길이포개진연기를보는순간주머니속사진기로손이가고만다.

불이난집주변의모든사람들이좁은골목으로쏟아져나오고,

나처럼옥상으로올라가상황을살펴보는사람들이며…

소방관들의분주한움직임과구급대원의모습도보인다.

젋은부부의몸부림이동시에눈에들어왔다.

어르신이구나..순간드는느낌이맞았다.

2층집올해여든다섯의주인할머니께서주검으로들것에실려나오신것을보곤

눈물이왈칵솟구치고말아버린다.

어떡해….

불이난집과맞은편집과는담장없이30센티조금차이나는공간을둔빽빽한주택가..

혹시라도내집에불이옮겨붙을까싶은마음에옥상에서물을쏟아붓는사람이눈에들어온다.

그러나…그것은

불을진화시키려애쓰시는소방관들의작업에방해만되는것이였다.

즉각제지를하지만어이하랴…속이타는심정을말이다.

불이어느정도잡히기시작하자시커먼연기가잦아들고색깔도변하여간다.

경찰관들이가족들을찾아보는듯하고,

주변의사람들을크게제지하진않지만혹시라도2차피해같은불상사가생길까싶어

부지런히조심시키는모습이보였다.

재개발지역으로지정된이곳은15년에서20년이상된주택들이즐비하다.

좁은공간에낮이고밤이고모든골목은주차장이되어버리곤해서

이런화재가발생할시엔그야말로속수무책이다.

어느블로거님의’아파트가집이아닌투기의대상’이되어버린것에대한

글을어제읽었는데크게동감하면서아침에보게된화재사건과맞물리게된다.

투기가아닌가족의공간이되어주기를나역시소망한다.

재개발로아파트평형수를늘려서부의축적을이루려하는것도물론있을수있지만,

건강하고안전한공간을먼저생각하는그런마음가짐으로집을만났으면더좋겠다.

노란색띠가줄쳐지고,경찰서에서나온듯한사람들이잠시후에나타났다.

검은조끼와사진기도함께…

구급대원이들것을들고함께집안으로들어가는데느낌이..아팠다.

모두가출근하거나학교로나간그시간에할머님은무얼하고계셨던것일까?

쓸쓸히혼자그리가시는것,생각만해도가슴아픈데..

하얀색담요가눈에보이고망연자실한가족의모습도함께보인다.

이날하루마음이그냥저냥내마음이아니였다.

일이손에잡히질않아,괜스런생각으로돌려보려애썼던하루..

참으로길기도긴하루였다.

‘할머니의명복을빕니다….’

가스불도한번더점검하고,전기콘세트도다시한번더살펴야겠다.

(방송국,신문사의사진기자분들께선어떻게마음을다독거리시는지가궁금해졌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1년 9월 29일 at 3:01 오전

    그할머님,남의일같지않군요.
    마음이아픕니다.저도명복을빌어요.

    사실,주거의목적으로만재개발을한다면일도쉬울텐데저마다의
    욕심때문에잘안되기도하고그러는것이우리보통사람들의눈에는
    그저안타까울뿐이지요.
    결국은빈손으로돌아갈인생인데…..

    그마을에위로를보냅니다.   

  2. 무무

    2011년 9월 29일 at 3:30 오전

    어릴적에저희바로옆집에서도불이났는데
    제가잠자던방문위창문으로붉은빛이넘실거려놀라서
    깨었던기억이아직도생생합니다.

    우리를큰길로피신시키고아버지는집에불이붙을까염려되어
    장독대올라우리집지붕으로담으로벽으로물을쏘아댔지요.
    불길이너무세서결국장독대에서뛰어내리시다다리가골절되셔서
    한동안목발집고고생하셨어요.

    그때문인지지금도불이무섭고겁이납니다.

    할머니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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