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대기실에서…

아이들은학교엘가고,

청소도하는둥마는둥하면서서둘러집을나선다.

강남세브란스가는날.

작은아이의두달여의사회,가정생활에대한짤막한이야기를나누고,

처방전을받아오면된다.

예약시간보다30분이나늦게도착하였다.

비가내리는날,사방길이모두빨간등만보인다.

한사람씩호명하고들어가고,나오고..

상담을하거나,초진이거나할때면길어지는시간들,

그래도어느누구하나자신의예약시간이아주많이지났다고항의하는사람은없다.

내가차례를기다리는곳은정신의학과.

상담실의문을열고나오는모습이보인다.

여섯살정도보이는여자아이는멍한눈빛으로나오고,그뒤로놀란눈빛이역력한남자의모습과

너무울어얼굴전체가퉁퉁부은얼굴의여자의모습이이어져나온다.

나역시도그랬었다.

엉,엉소리내어서울었던적이있었다.

그리고조용히문이열렸다,닫혔다…

내앞으로예약된가족이먼저우선순으로들어갔다.

예상을했던것이였을까?

초등학교2,3학년되어보이는여자아이와손을잡고들어가는엄마의뒷모습이긴장되어보였다.

대기석에서기다리는외할아버지인듯?자꾸만핸드폰을켰다,껐다를반복한다.

잠시후…

손을잡고들어갔던엄마와여자아이가나왔다.

아이는자꾸만짜증을내고있었고,엄마는금방이라도쓰러질듯한모습으로불안하게보였다.

조용한목소리가내귓속으로파고들어왔다.

…입원해야된데요.아버지,선생님이..한2,3주간은요…

”’왜?왜?입원해야된다니?…

…후우,외상후스트레스장애인데..하아,해리현상이심각하다고하세요.입원후관찰이필요하다고…

눈을감고말았다.

듣고싶지않아도들리는이야기에내심장마저두근두근뻐근해져왔다.

‘그래에,지금이라도이렇게아이를데리고병원엘오는사람은잘하는거야,아이를위해서도빠르게접근하는것이

맞는거지…’읊조리면서,

부산한움직임이더이상느껴지지않았을때야눈을뜰수가있었다.

금방쓰러질듯한그엄마,지금은눈물조차나오지않을테지만..

어느순간복받쳐올라오는그눈물을생각하니..

부디잘이겨내기만을바랄뿐이였다.

동네약국에아이의처방전을맡겨놓고저녁을준비하였다.

특별히작은아이가좋아하는반찬으로만식탁을꾸미는나만아는지극히이기적인주장으로말이다.

잠이든아이의가슴팍에선요란한경운기소리가들려온다.

3 Comments

  1. 구산(久山)

    2011년 12월 1일 at 1:20 오전

    가족중누군가몸과마음이불편해서병원에가는일은정말힘든일입니다.
    심지어건강검진을받으러갈때조차불안한마음이되곤하지요.
    더구나결과가별로좋지않을때는정말하늘이노랗게보일때도있었지요.

    모든사람들이건강했으면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   

  2. 무무

    2011년 12월 1일 at 6:20 오전

    정신이던신체던아프다는건,
    본인도가족도모두에게힘든일이죠.
    그래도씩씩하게잘해나가는진아님,응원합니다.

       

  3. summer moon

    2011년 12월 2일 at 5:08 오전

    비슷한아픔을겪는사람들이많다는사실을알면서도
    지독하게외로운시간들을보내는경우가많이있지요
    세상의모든무게가자기어깨위에올려진것만같이힘들고….ㅠㅠ

    진아님의조용하고변함없는사랑이
    아이를보호하고이끌어주고있으니까잘클거에요
    아프면서도소중하고꿋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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