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그쳤다.
하늘은..
그친비가조금아쉬웠나보다.
잔뜩웅크린모양새다.
바람은불지않았지만,
비온뒤끝은쌀쌀했다.
아이들등교하는아침,
잔소리가또한바가지가되어버렸다.
횡단보도에서신호를기다렸다.
급한성격인가보다.
바뀌기도전에1학년아이들처럼튀어나가는몇사람..
빠앙~~~~!!!
신호가바뀔세라또그렇게비슷한급한성격의운전자가경적소리를울린다.
그러거나말거나…너무나자연스럽게유유자적무시하고마는사람들..
아슬아슬한연출을눈앞에서가만히보고있었다.
그리고신호는초록색으로바뀌었다.
2번버스가왔지만보내버린다.교통카드를제대로읽지않는일이요즘들어더자주접하니
안그래도타기싫은버스를급한시간에도보낸다.
88번9번버스가줄줄이정거장앞을지나쳐가고,
그제서야50번버스가정거장가까이멈춰섰다.
불편해서안찾는뒷좌석가장자리에앉았다.
모란고개박스매점에서두유하나를사고버스를기다렸다.
500-1번과500-2번이나란히들어섰다.맨앞에멈춰선버스에올랐다.
흐린날이라서그럴까,유별스레고요하기만하다.차량들의소음조차…
버스는모란역에도착했다.두줄이나길게사람들이서있는뒷편으로
일년의360일을노점에서만나는마늘할머니를보았다.가만가만..할머니의안색을살핀다.
몇주전눈가의푸른멍들이아주조금남아있었다.
할머니의모습에서시선을떼자마자무거워보이는카메라를메고천천히움직이는할아버지에게
고정되었다.몸의움직임이불편해보였다.
느리게움직이는할아버진어느새버스에올라타려는사람들속에서맨뒤로쳐져버리고말았다.
이러다버스가출발하고마는것은아닐까?
조선걱정은혼자다하는것마냥조바심이일어났다.
다행히도운전기사분은할아버지가버스에올라마침비어있는앞좌석에착석할때까지기다려주었다.
[고맙습니다.]속으로인사를보냈다.
버스는소리를내며조금씩움직이기시작했다.
그런데…..예의들리는기사분들의’요금은요~~~?!’소리가들리지않았다.
할아버진좌석에서도느리게움직이셨다.버스요금을내시려는지할아버지의손엔만원군이들려있었다.
"기사양반,잔돈이없어서미안해요.만원권만있는데요."
"할아버지,요금을거슬려드릴래도동전으로밖엔못드려요…"
"……"
"……"
5분정도의시간이흘렸다.난동전지갑을꺼내어들고있었다.
여차하면버스요금2,100원을내어드리려했다.
그런데…할아버지의손에서동전이부딪히는소리가들려왔다.
"…미안합니다.동전으로보니,300원이모자라네요..미안합니다…"
"…예에…됐습니다."
두런두런하던버스안의말소리들이어느새뚝끊겨있었다.
그제서야할아버지의발치아래놓여진갈색의체크무늬가있는보자기와꽃다발이보였다.
할아버지와함께한세월이느껴지는짙은밤색의베이지세로줄무늬가있는양복차림에
할아버지의목이무척힘들것같이느껴지는커다란카메라…..
그리고…그리고…
노란개나리,연분홍진달래,붉은색과진분홍의철쭉과보라색라일락이
족히일주일에서하루사이의상태로보이는꽃들이검은색비닐로밑둥이감겨진체
할아버지의양손에꼬옥잡혀있었다.
읽고있던책을놓아두고버스가내목적지에도착할때까지하염없이바라보고있었다.
버스에올라타는사람들의움직임에바스라져떨어져내린꽃잎들이할아버지의발치아래놓여진
보자기근처로흐트러져있었다.
‘그리움’,’애틋함’…
할아버지에게서…
꽃다발에서시선을뗄수가없었다.
….
그리운누군가를만나러….그렇게보였다.
오드리
2012년 4월 23일 at 9:06 오전
진아님,프로다되셨네요.
이제는일상의모든일이글로다시태어나네요…
그리운누군가를만나러,수필로만들어보세요.
그저내견해인데요,
어찌하면은여차하면으로
버스는모란역에도착하였다는
도착했다로바꾸는게좋을것같아요.ㅎㅎ
김진아
2012년 4월 23일 at 9:16 오전
바꿨어요.^^
몇번을지웠던부분들이있는데..
콕!짚어주셔서고맙습니다.
많이배우겠습니다.*^^*
데레사
2012년 4월 23일 at 9:37 오전
한편의꽁트를읽는기분입니다.
내게도꽃다발들고찾아갈그리운사람이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을해봅니다.ㅎㅎ
아멜리에
2012년 4월 24일 at 3:09 오전
멋있는어르신을뵜군요.꽃나무를심으시려고꽃들을가득들고무거운카메라메고,
버스안풍경이눈에그려지는듯해요.
나도언젠가지하철에서뵌멋쟁이어른신이여전히생각나거든요.
앉아있는꼿꼿한자세에서교양과기품이절로느껴지던분이셨는데..
진아님이저할아버지모습에서그리움같은걸느꼈군요!
벤조
2012년 4월 27일 at 4:28 오후
그런데왜이렇게슬프지?
내가할머니가되서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