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버스정거장
두시간여이르게퇴근하고집으로돌아가는길.
붉게물드여진하늘이시간보다환하다.
300번분당으로가는버스가바람을피해들어간버스정거장안사람들을거진다태우고사라졌다.
외국인근로자몇명과취기가적당히오른’친구야’불러대는사람들과널찍이떨어져서있는나,
비틀비틀그들에게서..
살짝비껴가는바람에좋지않은술냄새가전달되어진다.
나도모르게뒷걸음질을하고만다.
그런다고바람을피해가는것도아닌데…
곤지암삼거리의신호가바뀌고,
눈에익은빨간색버스가보인다.
카드지갑을든손을들어보였다.
인도가까이로차를주차해주는기사분께
‘감사합니다.’,’안녕하세요’
하고보니거꾸로다.
내뒤로다행히’친구야’불러대는사람들은오르지않았다.
모란역까지40여분을술냄새와트림으로믹셔된’친구야’를듣고싶지는않다.
뒷좌석으로갈기운도없다.
하여,
중앙의만만한자리에털썩주저않아버린다.
열이오른다.뜨끈뜨끈하다.
눈을감고는자는척을한다.
속으론내옆에아무도앉지않기를욕심내기도한다.
그러고보니요즘들어별스런기도를하는나.
아플때도된거다.
초월읍을지나서광주로빠지는길목으로다가갈즈음
요란한벨소리가조용한버스안을뒤흔든다.
카랑카랑한중년의여자가전화를받는다.
‘어머나형님이전화하셨네요.’
하하하~~~!
‘아니세상에내가그리전화를해도통화가어려운사람이예요.형님은..’
‘아침일찍전화해도나가셨다고하고,여러번전화했죠오.그럼요..’
하하하~~~!
‘그러게요.걔누구죠.걔..예맞아요.글쎄에지난번에넘어져서발가락이부러졌대요…기부스를하고요..’
버스안에있는모든사람들이어쩔수없이그아주머니의집안사정을파악하게만들어버린다.
기부스를한사람이누구고,사고를친가족이누구인지까지..
아,나는절대로버스안에서시시콜콜통화하지말아야겠구나,
이것도나이따라서변해가는것은아니겠지..
미리걱정을하지말자면서,이걱정은미리걱정을하게된다.
모란역에다가와서야전화통화를끝내는중년의여자..
‘아이구,네형님.골다공증검사했는데요.다시약을먹어야된다고해서걱정했는데요.
형님이보내주신약을먹고많이좋아졌지뭡니까.그러게요.형님한테너무고마워서요.
…형님.고맙습니다.감사해요.네에..이런전화요금이많이나오겠어요.다음엔제가전화할께요.’
그여자의통화말미의내용에미소짓고말았다.
…형님,고맙습니다.
Beacon
2012년 5월 21일 at 3:06 오전
아프지마세요..
아파보니,,것참,,서글퍼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