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이모!’

아이는나를그렇게부른다.

작은아이와동갑인내친구의큰딸아이..

초등학교들어가기전부터’똑순이’소리를듣던아이였다.

학교에들어가서도1등을놓친적이없이

초스피드로아이는그렇게주변의여러사람들의선망의대상처럼..높게만자랐다.

내친구역시도아이의학업진도에맞추거나어느부분에선앞선선행학습으로

그야말로완전한엄친딸처럼키워갔다.그렇게잘자랄거라믿어의심치않았다.

그런데…

어디에서부터어그러진것일까?

뜨문뜨문건너서들어오는소식으로설마?에이?그러면서아닐거라?굳게믿었는데..

장례식장에서만난아이의모습을보곤

아연실색…

기절초풍할일이였다.

변해도이리변할수가있을까?

아이는..이제예전의그아이가맞는지의심할정도로믿겨지지않는모습으로변해있었다.

친구의얼굴을보면서,그옆에싱글싱글웃는아이를번갈아보면서,

이착찹한마음을들키지않으려무던히애를썼지만,

어쩔수가없는내마음의표정이고스란히노출되고만다.

"괜찮아,나는믿어이녀석제자리로돌아올거야"

친구는내게’괜찮다’는말을여러번했지만,

나역시그말에힘을들여’그럼그렇고말고..’해보지만,

..

친구가잠시자리를뜨는사이에,

떨려오는내두손에힘을주면서아이의손을꽉잡았다.

"윤아,아무이유도묻지않으마,네가왜그런지는물어본다해도,지금은너자신도잘모를거라생각해..

그모르는생각을잡으려고애쓰는중이라고..너역시힘이들거라고..윤아…그렇지만..

이것도잠시야,그렇지?늘중심에네엄마가있고,너역시그믿음이있기에지금잠시동안헤매는것일꺼야,

윤아,엄마가널기다린다는것잊지말고…."

내눈가가파르르떨리고,눈물이고이는것을아이가눈치챘는지,바라보는아이의눈동자가잠시흔들림을

알수있었다.’그래,너역시도얼마나힘이드는지알아달라는것일꺼야….’마음속으로아이의방황이잘

마무리가되기를기도했다.

친구가돌아와다시아이는내게인사를하곤자리에서일어나바깥으로나갔다.

주루루..

윤아의동생과사촌언니가나가는모습을지켜보고있었다.

"무슨얘기했어?응?우리윤아가뭐래?"

"아니야,비밀이야..윤아랑나만이아는..나중에..그나저나네가이리힘든것을몰랐어.."

"뭐가힘들어,어쩔수없지,뭐…우리윤아괜찮아,걱정마…내가포기안하는데..그렇지!"

"그럼,포기가어딨어,부모가..엄마가,자식을말이야…힘내자~!!"

얼마전에경찰서에서아이를데리고오면서,죽고싶은마음이들었다고했다.

그런데..그러면안될거라는,그런느낌이무섭게다가와자신을탓했다고한다.

못난어미라고,아이가이지경이되도록방치한내탓은아니하고,

힘들어서몸비트는아이를원망하며,죽음으로자신만빠지려고하는자신의탓을꾸짖었단다.

이제중학교3학년윤아,

술은소,맥을좋아하고,

담배는줄담배를피우고,

헬맷도안쓰고오토바이를타는것을좋아한다는아이..

작고가느다란손으로주먹을휘둘러멍이사라지지않는아이,

..

몇년전에아이가다니는보습학원에서’공부하기싫어요.그냥쉬고싶어요..’

그렇게말했던순간이떠올랐다.’아..그때부터..그랬구나..’

막연하게학업의무게에짖눌렸다는것도물론이유중의하나일수있겠다는생각이들었다가,

어쩌면?하는퍼뜩떠올려지는싯점이소름끼치게다가왔다.

친구는두번의이혼위기를겪었다.

첫번째의위기는전혀예상치못한무던한남편의바람이였다.

절대그럴리없다고확신했지만,그확신이무너지는순간은너무나참혹했다.

두번째의위기는경제적인문제라고하였는데,자세한이야기를듣지못하였지만

짐작컨대,아마도생활비를거의주지않는거에서부터의일이꼬이지않았나싶지만…

어디까지나부부사이의이해관계에대해선말하기가어려운부분이있다.

그와중에덩그러니놓여진아이들..

자신의마음추스리기에도힘이들었던친구와자식일엔’네가알아서하라는’는식의남편의무관심속에서

아이들은고스란히방치되고방임되었던것이마음에걸렸다.

친구역시도그부분에선자유롭지못하다.

남의집자식이야기하기는쉽다.그러나어떤문제에있어서든

남의집자식과내자식간의역지사지의경계선을늘부여잡고있어야함을

친구의아이를보면서다시한번깨닫는다.

아이는밥한숟가락을입에넣고한시간여를삼키지않던아이였다.

그것이무얼말하는지에대한친구의고민은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

아이를돌보지못했다는죄책감에서,가족이라는틀을깨지않고유지하려애쓰는친구의모습을

보면서..나자신을돌아보지않을수없다.

나는과연잘해나가고있는지,

앞으로잘해갈수있을지…

……

윤아의방황이큰상처없이자신을기다리는엄마의품안으로돌아오기를간절히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