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를했다.비는제멋대로내리고,바람은여름을잊었다.
성범죄자사건으로열려있던문들이모두닫혀있다.
나역시도그사이트에들어가거주지지역으로확인을했다.
비내리는계단에물청소를한다.
정신이이탈했냐고?
아니다.기왕지사물청소,돈내는물값덜내려고하는거다.ㅋ
세제약간풀어서빗자루로박박씻었다.
뽀드득..
소리는안나지만내눈엔광이나는것같았다.
혼자기분좋아서커피한잔더마시려물을올렸다.
베란다창문을활짝열어놔서골목을오가는사람들의말소리가
스피커에확장된소리처럼잘들린다.
커피두스푼에우유쬐끔부어서마악마실려는데..
두런두런아이들목소리가들린다.
나는유별스레아이들목소리에민감하다.왜그런지는나도모르지만,
베란다창문아래로분홍색,파랑색,투명한비닐우산을들고있는아이들이눈에들어온다.
까만색뿔테안경을낀남자애가위로올려봤다.
이어서우산아래숨어있던여자아이들의얼굴이하나,둘씩나타났다.
인사를나눴다.무슨일인지물었다.
이사온친구집이라서왔단다.
올라가서확인해보라했다.
겁이나서못올라간다고답이왔다.
다시물었다.왜그런지를,
"저기요.조오기이사온집에아이가요.저희반이거든요.그래서요.걱정되서요."
-아,그렇구나,아줌마가잘몰랐어,이사온것은아는데학생이있는줄은말이야..그런데?
"저희담임선생님께서요,000와같이하교해서000가집에들어갈때까지함께있으라고했거든요.
걔가요.걔네아빠가요.걔를자꾸때린대요.그래서요,여기로몰래이사왔거든요.000이가요.엄마랑요."
-헉~!선생님께서그리당부하셨니?그랬니?몰랐구나..
"근데요.저희가요.000가올라가는것보고가려는데요.어떤아저씨가요.000이가맞지!그러면서따라올라갔어요.아마000아빠인가봐요.그리고막소리가나서요.걱정되서못가고있는거예요.근데,올라가려는데
강아지가막짖어서무서워서요."
-그렇구나,그럼아줌마가한번확인해볼테니까,걱정하지말고집에가렴걱정하실꺼야..
(쿵쾅거리는소리가들렸다가조용해지긴했었다.청소기돌리는순간마다’참많이시끄럽다’그랬는데,
그렇지만그건한참전에일인데..그럼이아이들이오랜시간골목을서성거렸다는말인거다.)
"네에,그런데요.그래도걱정되서요…"
다섯명의아이들이한목소리를낸다.
‘걱정되서요..’그마음이내등을떠밀었다.
혹시몰라,핸드폰을손에쥐고는3층으로올라갔다.
3층역시도2가구가사는데,닫혀진문틈으로무슨소리가나는가싶어내귀는잔뜩긴장되어있다.
맞은편을돌아서는데,집으로가라고보낸다섯명의아이들이건너편통로에쪼로록서있는것을발견했다.
간다고하고서도,발길이떠나질못하고있는것이..
어찌나예쁜지아이들얼굴을찬찬히다시보게되었다.
손짓을하며다시한번집으로돌아가라이르고있는찰나에닫혔있던문의한곳이열렸다.
다섯명의아이들이걱정하는000의엄마였다.
나이가꽤들어보여서설마?이렇게어린자녀가있는지는생각지도못했는데..
잠깐이지만그000엄마와이야기를나눴다.
가정폭력이였다.술만마시면자신과어린딸을폭행하기에몰래이사를왔는데도불구하고
집요하게찾아낸다고.기어이이곳에서도들켰다면서어찌할줄을몰라한다.
조심스럽게접근금지에대한질문을했다.사회복지사가그런비슷한말을했는데경황이없어
그땐못했노라고말을한다.
도망을하면끝나는것이아닌데,눈에보이지만않으면끝나는것으로생각되어지는지..
아이의장래를생각한다면,이악물고정면으로맞서야하는데말이다.
그나저나나의이오지랖은어쩌나…
몰랐다면그냥모르는것으로넘어갈지도모를일이다.
그런데소소한상황까지알게된이상은남의집불구경마냥모른척할수가없게되었다.
더더군다나,아이가함께한상황이라더욱더,
보건복지부24시간상담번호인[129]로전화를걸었다.
타인으로서이러한상황에서도와줄수있는범위가어디까지인지를정확히알고싶었다.
그아이의엄마는혹시라도자기가없는사이에아이를납치해갈지도모른다는불안감에쌓여있다.
[129]상담전화의상담원은타인으로서바라보는내시각에대한’남의일’로받아들이지않고
성실하게답해주었다.
상세하게는아이에대한폭력인지(아동학대)에대한상담과함께도움을주는곳이따로있다는것과
가정폭력인지에따른개별적상담과도움이이루어진다는것을알려주었다.
여성,가정폭력전화는1366/아동학대에대한전화는1399/청소년전반에대한상담전화는1388
상담원은가장먼저일어나지말아야하는불미스런일이생길경우엔반드시[112]신고를해야하며,
보건복지부[129]번호로도상담과도움을받을수있다고한다.
다섯명의아이들에대한이야기도하니,담임선생님이알고계신다면아마학교와지역관할에서
000아이에관하여관리가이루어지고있을것이라고한다.
상담전화를건내이름과전화번호를남겼다.
모쪼록불미스런일등이일어나지않기를바라는마음이지만,
엄마의손을잡고불안한눈빛으로내게인사하며계단을내려가는아이를떠올리자니..
에효오오~~~
민방위훈련을알리는사이렌소리와함께
법원으로아이에대한아이아빠의접근금지신청을한다며
계단을내려가는모녀의뒷모습을한참동안이나바라보았다.
초등학교4학년,
걱정스런마음으로보아주는아이들이있는가하면,
멸시의눈초리로괴롭히려드는아이들도있을거란생각까지미치니한숨만나온다.
주폭과언어폭력에관한기사가연일이어진다.
결국엔그모든것은아까운생명을잃게되는결론까지이르게된다.
뭐든쉽게잊어버리고잊으려애쓰는듯한우리네성향을계몽과교육으로더늦기전에탈바꿈해야되겠다.
비는이제그치고,
하늘은심통난얼굴을하고있다.
마음이꿉꿉하다.에잇,참…
지해범
2012년 8월 22일 at 8:33 오전
담임선생님이아이들에게관심이있어서그나마다행입니다.
진아님네아이들도많은데옆집아이까지신경을쓰시네요…
데레사
2012년 8월 22일 at 10:37 오전
복지부공무원이친절해서다행입니다.
제발그집에별다른일이없기를바라고싶어요.
벤조
2012년 8월 26일 at 10:31 오전
큰일하셨어요.
예쁜앞치마입고자원봉사나가는것보다훨씬더!
진아님이이웃이라서일단마음이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