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장날은북적거린다.
길도많이막힌다.
사람의몸에서나는냄새가다양해진다.풋!
버스에올랐다.
늘앉던자리엔이미다른사람이앉아있다.
내차도아닌것을내것마냥따지려든다.크!
모란역에버스는멈췄다.
밝고고운빛깔의가을점퍼를입은할아버지가뒷짐을지고올라섰다.
그할아버지뒤로바람불면날아갈듯한할머니가올라타는데..
양손에물건이가득했다.
"할머니!물건자리값도주셔야하는데요.."
"에고..무신그런말씀을하시는감,이미예전에일년치줘버린것을잊어는가뵈.."
하하하~!
버스기사분도웃고,할머니도웃는다.
나도따라웃었다.
그많은짐들을할머니가수습하는데도몇분걸렸다.
그런데도먼저올라타신할아버진손가락하나움직이질않으셨다.
나란히앉으실거란생각은맞지않았다.
할머니와할아버지는따로떨어져앉으셨다.
그뒤로,뽀글뽀글알뜰파마를하신할머니세분이버스에오르셨다.
고소한참기름냄새가버스안으로퍼져나갔다.
"참지름값이너무올랐어야..우야냐"
"그라도여가서사닝께,쪼매싸게샀구만"
"야,너거버스돈은냈냐?"
세번째로올라오신목청좋은할머님이앞서오르신할머님을향해점검을하신다.
중간정도의자리에앉으시려는데,목청좋은할머님이뒤로가라고소리치셨다.
젊은사람들이늙은이들사이에’낑가..’앉는것을싫어한다면서..
학생인듯한커플몇명이올라타고나서야버스는출발했다.
모란역을지나우회전을하는데3번국도로향하는도로위는벌써부터차들이가득했다.
한시간반정도는생각해야겠구나했는데,역시나였다.
시공사에서보내온어느결혼이야기라는책을가방에서꺼내들었다.
첫페이지를읽고다음으로넘어가려는찰나에걸걸한목소리가버스앞쪽에서들려왔다.
"요즘정치인들은당췌버릴것들이야!도대체가뭘하려는거야,썩어빠졌어,안그러나?"
운전하는버스기사분을향해말을꺼내셨다.
도로위차들은거북이걸음을하고있는데,
답답하게느껴지는버스안에서골치아픈정치이야기는듣고싶지않았다.
그렇다고뭐라그럴수도없으니,못내모른척해보지만,귀로들리는소리에집중하기가힘들었다.
할아버지의정치이야기를시작하여,내내조용히계시던할머님들의목소리가보태지니
버스안은금새시끌시끌모란장이옮겨진듯요란해지기시작했다.
어느누구도’조용히해주세요…’를입밖으로소리낼수없었다.
계속같은페이지의봤던글줄사이를오락가락하는사이에,
버스는내가내릴목적지에도착했다.
읽지도못하고들고만있던책이축늘어졌다.
…
데레사
2012년 9월 15일 at 7:25 오후
나이드신남자분들은왜그렇게자기만아는지…
우리형부도똑같은모습이거든요.
절대로우리언니짐한번나눠드는법없거든요.
모란장에서참기름짜다먹던옛날이생각납니다.
벤조
2012년 9월 18일 at 1:12 오전
애처러운모습과는달리여유만만유머할머니.
그영감님복터졌구만.
저런버스운전하려면도사가되야겠지요?
진아님은독서손해봤지만,우리는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