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가난다.
물비린내다…
나이는이제30대후반정도되어보이는여자에게도,
그옆에함께있는아이에게서도똑같은냄새가난다.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지린내가난다.
집안에아픈사람이있는걸까?
늦은시간에혼자조용히들어와걸려있는옷들을만져본다.
여아인지,남아인지를물어도대답이없다.
그럼그냥자유롭게볼수있도록자리를비워둔다.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구운고기냄새가사방으로풍겨온다.
든든하게저녁을먹은티가나는가족이다.
뭘사려고한다기보다,그저기분좋아서둘러본다.
내가먼저물어보지않아도,웃으면서나를찾는다.
"이거세일안해요?"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검은비닐봉지를들고온할머니가제일큰사이즈의허리둘레를물어온다.
신장170,허리32까지라고알려드린다.
"그럼있겠네..울손자바지하나살려하는데이것좀보쇼.."
비닐봉지안에서꺼내놓는바지를보고흠칫놀라고만다.
여기저기구멍이나있고,오래된변냄새가풍겨온다.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소화되지않은음식냄새와술냄새가범벅이다.
배가산으로갈수있는사람들이몰려온다.
지갑을열사람은한사람인데,결정을하려드는사람들은두배로많다.
헛구역질이나올정도의냄새와소음에정신이없다.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또각또각~!하이힐특유의소리가들린다.
발크기만한높이의구두를신은여자가내려다본다.
진하게그려놓은눈동자둘레길에침을꿀꺽삼키고만다.
하도많이알려져서지겨운향수냄새가머릿속에지름길을내고만다.
"아이뭐야아노페짝퉁이야?"
인상을찡그려서도안되고,고개를돌려서도안된다.
어둑한저녁..캄캄한3번국도를타고집으로돌아온다.
현관문을열고들어선다.
그제사나는뻣뻣해진안면근육에주름을만들고좌,우를힘차게고개를돌린다.
…..
데레사
2012년 11월 20일 at 12:25 오후
가게일이보통이아니군요.별별사람들이다오니까요.
세상에변지린바지도들고오나봐요.힘들겠어요.
남의돈번다는게결코녹록한일은아니지만저광경들을
머리속에그려보니까많이힘들것같아요.
그래도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