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남편이늦는다고미리말을했었다.

데리러오질못한다는말을한것이다.

괜찮다고했다.

그런데도남편은미안하다고한다.

매장안을마무리하고캄캄한어둠속에서버스를기다렸다.

광주시내로들어가는버스2대와좌석버스1대를보내고서야기다리던버스가도착했다.

담배찌든냄새에저녁회식을가졌는지모를꾸깃한고깃냄새에..

온갖냄새가뒤범벅이된버스안은숨쉬기가괴로울지경이다.

출구가까이자리를하고앉았다.

요즘자리에앉기만하면눈을감아버린다.

두,세정거장지났을까?

갑자기버스가기우뚱하면서가까스로멈추는것이느껴졌다.

감은눈을뜨고버스입구쪽을바라보니,

노란색얇은바람막이점퍼를입은30대후반의남자가

올라오는모습이보였다.

‘잔액이부족합니다.’

버스카드를서둘러지갑안으로넣는남자가

양쪽바지주머니를뒤져서요금을넣는다.

확인이끝나서야버스는천천히움직였다.

남자는요금을내는순간에서까지휴대폰이귀에서떨어지지않았다.

휘휘이…둘러보는남자는내가앉은자리뒤로자리를잡았다.

두서없이들려오는전화소리에꾸벅꾸벅졸던내자리잠도날아가버렸다.

"다음주화요일까지는넣어주셔야됩니다.집사람이급해서요.아이들한테들어갈것도있구요…"

"아,왜그러세요.사장님..제가일을모두마무리한지가한달이넘어가는데,저는그때일하신분들

돈을모두지급한상태인데요.사장님이그러시면전어떡합니까?,제발좀도와주세요…"

"하루에얼마라도,일주일에얼마라도주셔야만저희도생활이되지않겠습니까.."

"저희집사람병원비도그렇고,아이들학비도그렇고..제발좀도와주세요.."

…남자는다른사람이듣던말던상관이없는듯보였다.

절실하다는표현이맞을거이다.

거의울먹이면서자신의감정을최대한절제하면서수화기너머의사람에게부탁한다는말을

버스안에서내내들어야만했다.

확답도듣지못한것같은느낌이다.

그런데도남자는끈질기에수화기너머사람에게절하고,또절을하며부탁하고또부탁한다.

"사장님만믿습니다.다음주화요일까지일부라도좀부탁드립니다.제발절좀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감은눈이번쩍뜨이고말았다.

모두가힘들다.

전부다힘들다.

일을해주고도제대로일값을받지못하는사람들이참많다.

잠실에서또다른사람을만나야만하는남자는내가내리는그즈음..

자신의아내와통화를하고있었다.

"기다려봐..어떻게든되겠지,아무튼기다려봐,내가어떡하든..제대로해놓을께,미안해…"

2 Comments

  1. mutter

    2013년 3월 15일 at 10:13 오후

    모두들힘들어하네요.
    수출이어떻게,경상수지가어떻고..
    아무리해도서민들살아가기는힘들기만한데..   

  2. 벤조

    2013년 3월 16일 at 3:05 오후

    마지막줄…아…어떻게제대로해놓을께…미안해…
    가슴이미어집니다.
    어떻게제대로되어야할텐데…
    하나님,이사나이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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