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창 가득 할 것이다…

북적거리는대합실.

발아래정사각형박스를행여누가만질까노심초사.

이젠정말할머니의모습으로변한엄마가앉아있다.

버스에서내리는사람들,

버스에올라서는사람들,

울긋블굿한옷차림의방긋한미소의사람들틈사이.

조금이른꽃그림원피스를입은여자아이가

자꾸만엄마를힐끔거린다.

"야야!거서있지말고오이리앉거라!"

뒷짐을진손을그대로약간머뭇거리던아이는

또박또박앙증맞게걸어와엄마곁에앉았다.

"야야!니누구랑왔노?"

"엄마랑왔어요."

"그래?그라몬엄마는어데갔노?"

"…..저어기화장실에요…"

못마땅한것이있는지,두발을낮게흔들면서대답을하는아이.

"할머니?"

"와!"

"할머닌어디가세요?"

"서울로간다."

"서울요?그럼..누구만나러가세요?"

"우리똥강아지만나러가지이~!"

"에엥!똥강아지요?"

"하모똥강아지보로가지이~!"

키득키득아이가웃는다.

"야야,니지금몇살이고?"

"저는요.이제일곱살이구요.이름은요.김00이예요."

"일곱살이가?"

"네!…근데요.할머니!할머니도담배피세요?"

"담배?…그란데..그건와묻노?"

"그냥요…근데요.할머니!할머니는담배조금피세요?많~~~~이피세요?"

"많이피면우리똥강아지들이싫어한데이.그래서아주쪼끔만핀다!"

"아~아…그렇구나아.아휴우..어떡하지이…"

웃는아이가시무룩해졌다.땅이꺼질듯이한숨을내리는아이를보면서

엄마는깜짝놀랬다고했다.

"할머니,저도똥강아지가되면요.울엄마가담배를아주쬐끔만필까요?"

"아이고,야야..똥강아지는할머니손자니까그리부르는기고,니는예쁜꽃이다아이가.."

하하하~~~!

웃는엄마와는다르게심각한표정의아이는웃지를않았다.

"할머니,저는참속상해요."

"와?뭐가그리속상할까?이리이쁜아가.."

"아휴우,사실은요.울엄마가요.담배도많~~~이피구요.술도아주아주많~~~이마셔요.그래서요.

너무너무속상해요."

아이의말에엄마의가슴을관통하는느낌이왔다.

"야야,니는그라몬지금엄마랑어델가는기고?"

"00리에간대요.외할머니가엄마보고오라고했대요.그래서저랑엄마랑거기에가야해요."

엄마가타고가야할버스가먼저오면어쩌나싶은조바심이일어났다고했다.

일곱살이라는나이가어울리지않는걱정을하는아이가마음에걸렸단다.

더이상무슨말을이어가야하나?고민하던차에,화장실에갔다는아이의엄마가아이의이름을불렀다.

순간’아이구머니나..이를어째….’엄마는자신도모르게아이의손을고마꽉잡고말았다지뭔가.

붉은빛보다조금더짙은피부색인엄마의안색에유독돋보이는노란빛의눈동자,

임신을한것은아닌가잠시의심할정도로두드러지게올라온배…

일곱살아이는엄마의부름에환하게답을하면서엄마에게인사를하고사라졌다.

"할머니~!울엄마예요.안녕히가세요."

…..

"아가,일곱살이라했다,아주영특해보이더만고마가엄마보니까는하늘이다무너지는것같더라..

임신은..아닌게맞는가싶다.복수가찬것같드만,얼굴빛도그렇고눈이노란것도그렇고,고마오만생각이

다스치더라…외할머니가불러서왔다고하던데..마지막이되는것은아닌가?방정맞은생각이다나고..

아이고야,갸는우얄꼬…………………"

엄마의정사각형박스가열렸다.

달큰한간장냄새가풍겼다.적당히맛이밴고추가접시에덜어졌다.

"맛이있을라나모르겠네?지난번것은너무맵다케서,좀덜매운걸로했는데..야야,맛좀봐라.."

엄마가건네준삭힌고추를따뜻한밥한숟가락를입에넣고한입베어물었다.

입맛을당기는매콤달콤한고추가아삭하다.

00리로가는도로변엔지금쯤…봄이한창가득할것이다.

그길을달려도착한그곳에서아이는봄꽃보다더환하게웃고있겠지?

….그렇게믿고싶어진다.

1 Comment

  1. 지해범

    2013년 4월 25일 at 8:34 오전

    한편의수필이네요.그아이가궁금해집니다.
    그아이는담근고추박스를발밑에둔할머니와그할머니로부터얘기를전해들은진아님과또진아님글을통해그소녀를알게된이웃들이자기를걱정한다는걸알까요?
    이런걱정이그아이의삶과어떤연관을맺게될까요?
    여러생각이머리를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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