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과일요일은바쁜날이다.
일반적인주말이라도바쁜데..이번주주말은어린이날이겹치는지라아마도,
무척이나바쁜하루가될것이다.
냉장고에가득,반찬을만들어채워놓았다.
새우젓갈을넣어볶은호박에,잔멸치볶음과
돼지고기를얼큰하게조려내놓았고,소금에살짝절여놓아볶은오이도
아삭한콩나물무침까지..
오이부추김치와배추겉절이도만들었다.
간식으론과자대신많이달지않은빵과고로케를사다놓았다.
큰아이가동생들이식빵사이에끼워서먹는다고
비싼계란도(1,300원정도올라있다.ㅠㅠ)한판사다놓았다.
하루종일집안에서만있을우리아이들.
일요일은어쩜쉴지도모르겠다던남편의계획이다음으로미루어졌다.
아쉽지만아이들과보기로했던영화의예매도취소할수밖에없었다.
언제가될지모를기약없는약속이되어버리고말았다.
그래도,녀석들은그저좋다고만한다.
큰아이에게동생들데리고가까운공원으로나가보라고하니,
지금공원은예전에엄마,아빠와함께다녔던그공원들이아니라면서,
특히나이번주말은어딜가나사람들이넘쳐날것이라며
더군다나어디로튈지모르는꼬맹이둘에다사차원동생까지,
자기는엄두도못내겠다며머리를절래절래흔든다.
대신에집에있는시간만큼은최대한잘지내도록할터이니
아무걱정말란다.
"진짜,엄마..아무걱정마시라구요.여지껏저희보셨쟎아요.
저희잘지내요.잘지낼수있으니까,그리고..너무미안해하지도마시구요."
초기치매에대한대응이앞으로남은시간에큰영향을끼친다는기사를읽었다.
엄마의증상이…조금걱정되기에,유심히보게되었다.
혼자서살아온그오랜시간을밖으로표출할수없는상황에서
안으로만삭히면서살수밖에없었던엄마의일생이구겨진휴지처럼
마무리될까봐겁이난다.
"고추값이엄청시리올랐더라,그래도내쪼매사왔다.
맛있게간장달여서삭혀가지고또보내주꾸마..잘지내고,
김서방도건강하고,우리똥강새이들도..잘키워라,니는밥꼬박챙겨먹고댕기고..
엄마는아무걱정말아라..내는느그들만잘살면된다.알았나?"
엄마가가지고온삭힌고추는절반도다먹지도못한체로
냉장고에보관되어있다.지난겨울에보내왔던것도남아있고,
작년가을것도,그작년봄것까지…보관되어있다.
긴세월..자식에대한그리움과죄책감.
조금만더버텨볼것을하던..밀린후회가
말하지않아도표현하지않아도느껴진다.
가슴이아리도록매운청양고추에송송구멍을내고
짠맛이나는간장을달이고식히고달이고식히고..
맛좋은단내가나올때까지끓이는것을반복한다.
손등으로흘러내리며아리고시린그리움을삭히는엄마.
물에말은밥을한수저떠올리며냉장고에서꺼내놓은삭힌고추하나를들곤
아삭소리나게먹는다.
"…..너무미안해하지말아요…"
내자식이내게했던말을꺼내어본다.
Share the post "너무 미안해 하지 말아요…."
벤조
2013년 5월 3일 at 3:39 오후
진아님,
그반찬그렇게해놓으면서
이런글쓸시간있으세요?
혼자눈물짜기싫어스크랩해갑니다.
벤조
2013년 5월 3일 at 3:41 오후
왜추천,스크랩이안될까요?
mutter
2013년 5월 3일 at 8:26 오후
아름다운모습이예요.
아이들도고맙고열심히사는진아님도고맙고그러네요.
열심히사니까좋은일이기다리고있을거예요.
진아님건강도챙기기바래요
참나무.
2013년 5월 3일 at 10:46 오후
울강새이란말참오랜만이네요
밑반찬해주시는어머님계신것만으로도축복이지요
이댁아이들…보물이고말고요…
종종거렸을진아씨화이팅!!!
데레사
2013년 5월 5일 at 10:18 오후
진아님.
결국어제아이들은집에서지냈군요?
물론석찬이가잘거두긴했을테고요.
진아님도아프지않게몸돌봐가면서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