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집에간다~!"
전화를잘하질않는남편이퇴근시간을알려온다.
거기다,삼겹살이먹고싶다고주문까지한다.
자기가먹고싶으니무조건준비해달란다.
길게설명하지않아도알고있다.
지난달부터아이들이삼겹살타령을했었다.
엄마,아빠가바쁘게움직이다보니,먹고싶다는것도
제때해주질못하고지나가기일쑤다.
그래도징징거리지않는나이라서참다행이다.ㅎㅎ
"울큰아들오늘야자빼먹고오라그러지?"
퇴근시간알리고삼겹살주문할때이미난큰아이에게문자로
야자빼먹고오라고했다.
[간큰울엄마.오늘야자못빼요]
답장으로이리날라온것을그대로전달해주었다.
남편이껄껄껄~!웃었다.
집에있는아이들이신이났다.
"앗싸~!삼겹살먹는다아"
상추와겨자잎에깻잎을씻어서준비하고찌개도준비해놓고
겉절이도맛있게담아놓았다.
삼겹살에미리약한소금으로간을해놓았다.
집앞바로앞엔커다란대형마트가있다.
그래도..그때그때사야할품목은대형마트를지나쳐다른곳을향한다.
요목조목주변에어떤상품을주로크게세일하는지알아두면좋을때가많다.
폴란드산오겹살이무조건2팩에만원,오스트리아산삼겹살도2팩에무조건만원이다.
그람수에다라가격이각기다를때엔전체금액을따져서골라담는다.
오겹살은높은온도에서빠르게구울때가먹기좋은데,집에서하다보면껍데기부분이질겨진다.
그래서오겹살은집에오자마자냉동실로바로직행했다.
김치찜이나주물럭으로몇일안으로조리할요량이다.
아이들이싱크대앞을그냥왔다갔다한다.
구워지길기다리는삼겹살을바라보는것으로도군침이도나보다.
아빠가언제오냐면서시간을확인하고,
현관문앞도괜시리왔다갔다한다.
드디어남편이현관문으로들어오고기다리던아이들이환호성을지른다.
작은아인어느새큰상을펼쳐놓고수저를갖다놓으며부지런을떤다.
냉장고문이정신없이열리고닫히고이젠삼겹살만구우면된다.
싱글싱글웃는남편이냉장고문을열고는뭔가를빠르게집어넣었다.
확인하려드니말린다.
나중에보면안다면서….
상추쌈을잘먹질않던범준이가양파와삼겹살에김치까지얹어서먹는다.
어찌나맛나게도먹는지,정말보는것만으로도포만감이느껴질정도다.
남편도오랜만이라면서즐거워한다.
요즘살뺀다고회식하는횟수도줄여나가는남편을위해
시원한맥주도준비해주었다.
그저’좋아~!좋아~!’민머리남편은그저좋다면서웃기만한다.
즐거운저녁식사를마무리하고남편이그런다.
"요즘기운도딸리고힘들어서말이야,울녀석들제대로자리잡을때까지내가견뎌야하는데.."
허허허~~~!
"막둥이가고등학교졸업하고대학교를들어가고..앞으로10년은거뜬히이겨내야하는데말이야.."
미리겁부터난다면서걱정을한다.
그마음모를리없다.
열한시가넘어서야큰아이가집으로들어섰다.
내가반기기도전에누워있던남편이벌떡일어나더니큰아이를따라방으로들어갔다.
옷도갈아입지않은아이의어깨를잡아선거실가운데에앉혔다.
선풍기도중간풍량속도로맞춰선큰아이의얼굴을아주잠깐살핀다.
큰아인뭐가뭔지모르겠다는얼굴을하곤그저아빠가하는대로움직인다.
냉장고문을열고살포시꺼내오는것이무엇인지알았다.
"얘이녀석들,이건큰형꺼야~!알았지~!"
남편이들고있던하이얀비닐봉지안엔회한접시가들어가있었다.
야자못뺀다는큰아이를위해덜컥사가지고왔단다.
"이거말이야!9,900원하는것을7,900원에판매한다쟎아~!그래서냉큼집었지"
"혹시나시간이오래된것을싸게파나보다싶어서확인했는데,그자리에서잡더라고.."
지하철계단을숨가쁘게올라와서집으로향하는버스를기다리다맞은편가게에서
세일한다는소리를듣고또숨가쁘게뜀박질을하며횡단보도를건넜을남편의모습이보였다.
"이거상한것아니예요?"
직설적으로물었을남편의뚱한얼굴도보였다.
사각모서리가해진얄팍한지갑을열어돈을꺼내드는것도보였다.
더운날씨에혹시나더잘못될까싶어버스안에서제일시원한곳에자리를잡았을남편.
높은고개를턱에숨이차도록뛰어올랐을남편…
초고추장을작은접시에담고,비닐포장을풀어놓곤
아이의손에젓가락을쥐어주는남편의모습이너무경건하게느껴졌다면이상할까?
[널위해준비했어..]
광고카피의문구보다더진하게다가오는감동이뭉클하게다가왔다.
내가파고들어갈수없는큰아들과남편의사이…
7,900원광어회한접시만이그사이에끼어들어있었다.
무뚝뚝한남편이보여주는자식에대한사랑..
맛있게먹는아이의얼굴을가만히들여다보는남편의모습이바로사랑이였다.
바위
2013년 6월 21일 at 12:17 오후
정겨운가족들의모습이한폭의그림을보는듯합니다.
자식을사랑하는남편분의애틋한마음도돋보이고요.
7,900원짜리광어회가10만원짜리고급요리보다더빛이나네요.^^
따뜻한가족들의저녁풍경이마음을포근하게합니다.
행복한가정되세요.
凸凸峯
2013년 6월 21일 at 2:01 오후
광어회한접시에
7900원….
믿어지지가않네요.
여하는
즐거운시간..
Beacon
2013년 6월 22일 at 3:56 오전
저도삼겹살먹고싶어요..뭐꼭삼겹살아니래도내살코기아님뭐든지..ㅎㅎ
생선회도먹고싶구,,가게서유통기한살짝넘긴초고추장도얻어다놓은게있는데,,
돈도쪼끔있는데,,
근데도그거한번먹기가것참힘드네요..
도리모친
2013년 6월 22일 at 11:22 오전
불고기감3만원어치로
구워먹고남은걸로보까먹고ㅎㅎ
하현이나왔다고잔치했어요~
벤조
2013년 6월 23일 at 3:15 오전
칠만구천원짜리,아니,돈으로는살수없는광어회…
더위에모두건강하세요.
모래바람
2013년 6월 23일 at 8:10 오전
뭉클해지는아주따뜻한가족이야기입니다.
사랑스럽고이쁜가족이라한줄쓰지않고는배길수없어한자내려놓고갑니다.
늘건강하고지금처럼행복한가정을꾸리시길바라며….
무무
2013년 6월 24일 at 4:55 오전
한창건강에신경쓸나이죠.
잘먹이고잘자고해야하는데
야자니뭐니하면서자야할시간은줄고…
어서어서힘든시간은금방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