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들어서는,
그야말로파김치가다된엄마에게녀석들이들이댄빈통하나.
"엄마!겉절이다먹었는데요…"히히히..
내눈꼬리가살짝올라갔나보다.
큰녀석이대표로서비스가포함되어있다고한다.
뭔서비스?
고맙게도겉절이반단남은것을씻어놓겠다는것이서비스다.
피~~!!
"그럼엄마,나는마늘까놓을께요."요건작은녀석,
"나는…나는…양파깔께요."막둥이{하필눈매운양파를고르냐?}
"알았다.그럼각자해야할것해놔봐.."
덜덜이카니발을주차해놓고들어오는남편이아이들에게잔소리를한다.
"녀석들,배추김치있쟎아.그거먹으면되지,엄마피곤한데다늦은저녁에해달라고떼쓰냐?"
싱크대앞에서엉거주춤얼갈이를다듬고있는큰녀석이헤벌쭉웃어보인다.
다큰녀석이가끔저렇게헤벌쭉웃으면미치도록이뻐죽겄다.ㅋㅋㅋ
얼갈이를모두다듬은큰아이가이제씻으려나보다.
쏴아~!,물소리가들렸다.
그리고잠시후,녀석의’으악~!’소리가들렸다.
"으아악~!!엄마아,아빠아벌레…벌…레요."
큰형의놀라는소리에마늘까던작은녀석도,양파를까던막둥이도동시다발로뭔지도모른체
야심한밤에소리를지르고아무튼…난리를부렸다.
화장실에서치카치카..입에거품물고남편까지튀어나오고,
나는느긋하게빨래마무리를하고싱크대를들여다보았다.
‘사각사각..’소리가마치들리는것같이느껴질정도로새끼손가락정도의초록벌레가꿈틀거리고있었다.
‘배추벌레’였다.
으미…이녀석을우째할꼬?
남편도벌레의정체를알고는기가찬지큰아이의등을살짝때린다.
"야..임마.."
"아오..왜요,아빠,전벌레가진짜싫다구요.근데저게어떻게저기에들어가서살아있어요."
"분명히냉장고에몇일있었는데도,안죽었어요."
"아…어떡해…."
울쌍을한얼굴이라니…원,
동생이겨우조그마한벌레가지고소리지르냐고하니,
큰아이가
"그럼니가한번봐봐~!나는벌레있는지도모르고손으로다듬고물에담가서만졌단말이야…"
‘겨우벌렌데…뭐,’하는얼굴로두아이가싱크대안을들여다보더니
질겁을한다.
"윽!안되겠다.그래도형이하기로한거쟎아,그러니까형이얼른마무리해"
"아..싫어,싫어..나못해진짜못해.."
"엄마가,해주세요.엄마,나진짜벌레싫다구요.그냥엄마가씻으시고제가버무릴께요."
ㅎㅎㅎㅎ
그래도약속은약속이라며남편이벌레가있는잎사귀를함께들어올려서버렸다.
괜찮으니마저마무리를하라고했더니,한참이나지나서야조심스럽게씻어마무리를했다.
물론,벌레가한마리로끝나지는않았지만서두*^^*
"아놔,다음서비스를말할땐좀더신중해야겠다.놀라죽는줄알았네…"
"그래도형아,벌레가있다는건말이지,농약을거의안쓴거라는거쟎아.우리생활과학반선생님이
그러셨어,좋은거라고..일부러도사고그런데.."
"아..그거야,그렇지만,아마너희선생님도야채다듬을때막상벌레나오면기절하실껄?"
"다음야채다듬을때는준혁이너가해,너는아무생각없쟎아!"
"아!사양하겠어.나는아무생각이없는게아니라,생각이너무많아서놀라면안돼"
"……..뭔,말이야"
자정이다될때까지도잠들지못하고’벌레’얘기로달나라까지가는우리아이들.
엄마가이튼날하루쉰다는말에,
녀석들어찌나지지배배시끄럽게수다를떠는지..
아이들잠이들었는지도확인못한체로,
얼갈이배추로겉절이만담가놓은체로그냥잠이들어버렸다.
오늘아침도,
거듭하여엄마쉬는날을확인하고집을나서는아이들.
셋이서약속을했나?
"엄마!닭볶음탕..부탁해요!"
……..냉장고에다듬어진감자와양파가통안에가득들어가있는것을보았다.
냉동실에넣어두었던닭도냉장고로옮겨져있는것도보았다.
모른척했다.
학교에서돌아오는세녀석들에게’왜?미리말안했냐고,놀랬다고,기뻤다고..’
그렇게말하며꽈악안아줘야지………
온몸이쑤시고저리고아프다.
기상청비소식보다내몸이더먼저비소식을전해준다.
뜨끈하게쌍화탕한병데워서먹어야지…맛있는닭볶음탕하려면,
데레사
2013년 8월 27일 at 4:04 오전
남자아이들이라먹성도대단할겁니다.
우리손주들을보면짐작이가거든요.
아무리몸이고달파도자식의부탁을외면못하는엄마,
고달프지만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