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전화벨이울린다.
시간확인을하니…
막둥이다.
또…뭔일이일어났구만…
-응,그래막둥아~!
"엄마!작은형아가요.청소를안하고있었어요."
-그래..그랬구나,
"아니,제가늦게오는날은작은형이하기로한거쟎아요."
-그렇지,그럼형이뭐하고있니?
"뭐하겠어요.큰형아늦게오는날이니까,신나게..고우고우..하고있죠."
-그래!전화좀바꾸렴.
수화기너머로굵고톤이높은막둥이가제형을부르는소리가들려온다.
그리고이어서낮고도낮은저음의작은아이가제동생에게투덜거리는소리가함께묻어들어왔다.
"여보세요…."
-그래,혁아!동생이왜화를냈는지알고있지?
"네에…알아요.한다니까,할거라고하는데도저래요."
-네동생은한다고말했는데,바로움직이지않으니까,그래서그래..
그리고너무늦은시간에시끄러운청소기를움직이는것도불편하고말이야.
"알아요.알고있어요.아무튼제가잘못했어요.청소기말고다른거로할께요."
-그래…동생다시바꿔주렴.
-막둥아!작은형이잠시잠깐시간때를놓쳤나봐,잊고있지는않았다고하고..
그러니까,네가조금더이해해주고,형이지금청소한다니까,기분풀으렴.
"알았어요.그리고청소는제가할께요.제가하는게더나아요.작은형아대충하쟎아요."
-아니야,작은형이한다니까,그냥있어…네가자꾸형이하는것을늘나서서한다고하니까,
형이..더자꾸늦게하고그러다보니까안하게되고..그러는거야,그러니좀기다려
"아니예요.됐어요.제가해요.걱정마세요.형한테는짜증안내고제가한다고했다고말할께요."
"그리고형이저녁설겆이담당이쟎아요.청소까지하게되면설겆이까지늦어지고그러면
큰형아집에와서저한테뭐라하니까,저는그것도싫고,그냥청소제가해요."
-알았다.그럼…너희들엄만믿어..지금껏잘해왔고그래서엄마가더힘내고..알지!
"네에…걱정마세요."
…전화를끊었다.
학교에서돌아오면각자가맡아서해야할일등을아이들스스로정하게했었다.
물론주도적으로이끌어서결정을하는것은큰아이몫이다.
그래서인지,
울녀석들엄마아빠의부재시엔큰형의말이곧기본이되어있다.
우왕좌왕할일도없고,
모든상황에맞게판단하고결정을내리는그몫이어린시절부터쭈욱습관처럼몸에베인큰아이.
그러다보니,
사실아이들끼리만있는상황에서도나와남편은안정된마음으로바깥에서일을이어올수있었다.
투닥거리고말싸움이야종종있기도했지만,
물론그럴때마다아이들셋이서돌아가면서내게전화하고문자를보내고정신이없을정도로
하는일들도있기는하지만그것마저도없다는것은조금문제가있다고본다.
작은형이해야할일등을늘마무리해온막둥이는제큰형의성가신말이제일큰스트레스다.
한번은막둥이가작은형에게말실수를한적있었다.
그때큰아이가막둥이게무섭도록질책하던모습은나도놀랄정도였다.
"네가볼땐조금부족해보여도,너에겐형이야~!어디서형에게그런말을하는거야!"
"그러고도네가00동생이라고말할수있어~!누워서침뱉기야알아~!"
"다시한번말하고경고하는데,절대그런말을생각조차하지말아~!"
큰형에게야단을맞을때울막둥이예민한사춘기상황.
그큰눈에눈물이그렁그렁..콧물까지줄줄..핏줄이터져나올듯주먹을불끈쥔모습에서
야…저녀석도남자구나,
모든상황이종결되었을때,집안에큰소리가나게된것을죄송하게생각하라고한큰형의말에
막둥인고개를숙이고아빠에게내게…그리고작은형에게’죄송합니다.다시는이런일이일어나지않도록하겠습니다.!’를세번씩이나복창을했었다.
아이들끼리의언쟁에부모가들어갈틈은사실많지가않다.
안들어가니못한경우도있기에,무력으로치달을만한상황이될까하는노파심에몇번
움찔하기도했지만,역시나…아이들은기다리는것만큼알차게결과적으로마무리를잘하곤했다.
지금도…
울막둥이큰형이나작은형에게받는소소한스트레스를내게문자로전달해온다.
그러면서글말미마다,
재미난그림으로마무리하는고단수센스도보인다.
일이끝나고별을보며집에들어가면제일먼저현관문을열어주고
예의그굵은목소리로’엽기엄마오셨어요’하며장난을거는막둥이.
그럴때마다나는’엽기엄마의과도한스킨쉽을즐겨라..’하며
나보다머리하나는더큰막둥이를마구끌어안아준다.
덩치만컸지,막둥이노릇을톡톡히하는…아이.
까짓,가계부빨간줄이야뭐,어떠랴…
나는오늘도막둥이가먹고싶어하는족발大자하나를사들고집으로갈것이다.
"제가말이죠.엄마,키가또크려나봐요.ㅋㅋㅋ"
"제게족발하나쯤선물해주셔도되지않으시겠어요?"
요렇게징그럽게전화로부탁을하는데말이다.말이다.
ㅎㅎㅎㅎ
mutter
2014년 7월 3일 at 4:29 오후
애들이잘하고있어서고맙네요.
막둥이의심정을이해해요.
많이안아주세요.
우리집아들둘은크면서치고받고..
지금은사이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