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버려도된다구요?
…
아울렛은주말이면정신없습니다.
아무리비수기철이라해도말이죠.
장사하기가참힘듭니다.
사람마다같은어휘를선택해도받아들이는점이제각각이라서..
말한마디하려면찰나의생각을수백,수천번은하게되죠.
머릿속에서떠오르는단어를절대로입밖으로내보내서도안되는경우가비일비재하구요.
국도변작은아울렛에선모든관리직사원들이주차장으로들어오는손님들을향해90도인사를합니다.
날씨가더우니시원한생수도무료로나눠주고도하죠.
근데요…
무료로나눠주는생수가아무리자신이먹는?좋아하는?
기호하는생수가아니라해도멀쩡한물을버릴필요가있을까요?
얼굴눈자위아래로허연멀겋게자외선차단제를바른거구의여성이매장으로들어왔습니다.
한눈에보아도무척이나더워보였습니다.
그녀는목이무척마른듯벽한쪽으로배치된정수기로곧장걸어가더군요.
종이컵을빼어서물을마실줄알았어요.
으례히당연히그렇게마실것이라짐작하는데요..
그다음행동을보고’허걱~!!!’놀랬습니다.
순간적으로’안돼요~!!!’라는단어가튀어나오려는제입을제손으로막았습니다.
(바보같은순간이였죠.ㅠㅠ그런데요.그러한말을해서본전도못찾는경우가허다해서요.
이런서비스직종에선그저말못하는사람마냥입을꾸욱다물어야한다는것이죠.갑갑해라~~~)
그녀는냉수쪽버튼을눌렀습니다.
그리고흘러내려오는냉수를자연스럽게손을내밀어서….는!!!!!!
아무렇지도않게손을씻는것입니다.
(말을해야하는데..맞은편매장의직원이자꾸만눈치를줍니다.못본척하라는것이죠.)
그리곤물기가흐르듯묻혀있는그손으로자신의두툼한목덜미에다철썩철썩발라댑니다.
(욕나올뻔했습니다.ㅠㅠ)
"어휴유~~~시원하다.시원해라…"
"아!여보야,여기냉수시원하다.물마셔봐!"
안경을쓰고헐렁한츄리닝반바지차림의남자가뒤늦게아울렛으로들어왔습니다.
그남자의손에는아울렛에서나눠주는무료생수가들려져있습니다.
"뭐야~!물이야???"
남자가들고있던생수병을그녀가잡아채더군요.
"뭐야~~!미지근하쟎아,거기다-뚜껑을열어물을마시는여자-에이씨,맛도없구만,너무싼거주는거아니야?"
그리곤정수기쪽으로다가가선,또자연스럽게아무렇지도않게멀쩡한생수를정수기물받이에다부어버립니다.
"..그거,왜???버려…………"
"아이씨,괜찮아,버려..그냥주는건데뭐어때서그래시원하지도않고나는이생수싫다구.."
남자는그이상의말을하지않더군요.저역시제가속해있는매장안에서물끄러미바라볼수밖에요..
몇모금먹지도않았던멀쩡한생수는그렇게버려져버렸습니다.
그리고빈생수병엔정수기에서나오는냉수로채워졌습니다.
"봐~!!!이물이더시원하쟎아..사람이바보같아.."
남자에게’바보’같다고말하는그녀에게들리지않게속삭입니다.
‘당신이더바보입니다…..’
그리고..제자신에게속삭입니다.
‘말못하는내자신도바보입니다…’라구요.
무료!공짜!..다버려도된다고생각하는것같습니다.
그래서무상급식도무상우유도..아이들이다버리는거라생각했습니다.
그녀와그남자는생수병에담은시원한물을나눠마셨습니다.
그자리에서,
그리고다시비어진생수병에다정수기의냉수를채웁니다.
"오늘은무슨사은품을주는거지?당신이알아와봐~!"
금액단위로사은품을주는행사가있습니다.
상품권과함께생활용품을함께주고있습니다.
그녀의눈이반짝거립니다.
시원하게물트림을하면서의기양양하게걸어갑니다.
…….
신기루07
2014년 7월 23일 at 1:18 오전
대단하신절제력이십니다.
저같았으면그상황에서행동이나말이앞섰을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