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일이더바쁜우리부부.
막둥이가중학생이라서다큰듯보여도실은아직도어린이.
큰아이는다시기숙사로내려가고
작은아이는바짝다가온벌써수능의준비를하느라정신이없다.
어쩌면데리러가지못할지도모른다고남편이그랬다.
버스타고오면되니,나역시걱정말라그랬다.
그런데…
오니,참좋았다.
막내동생을집앞까지바래다주고
성남초등학교를우회하며코너를매끄럽게비껴갔다.
복잡한사거리신호등앞
일요일이고월요일출근의준비를해도모자를텐데
술이거나하게취한서너명의사람들에게허걱~!하며한번놀랬다.
가파른고갯길을투덜이카니발이힘겹게올라갔다.
좌측골목길로접어들어가면바로우리집.
그런데..
꼬리에꼬리를물면서내려오는차들을피하느라
아차!
주차해있던차와긁히는소리와느낌이동시에도달했다.
"아!비켜주려다옆을놓쳤네…"
남편이혀를끌끌끌..
"이런실수없는데배가고파서집에빨리들어갈생각에이래버렸어.."
점심때김밥한줄먹은게전부인우리부부
해가지고남들다자는시각이면허기가질수밖에없다.
야식아닌야식같은저녁생각에나나남편이나급하게서두른탓이다.
실수를하면서비켜준도로옆으로무심하게차들은빠져나가고
남편은긁힌차바로앞에정차한후
차에적혀있는번호로전화를걸었다.
앞창유리너머로보이게끔해놓은번호의반쯤이보이질않아
비슷한숫자로여러번전화한후에야통화연결이되었다.
"여보세요!0000번호차주분되시는가요?"
"아~!예에,제가주차해둔차옆을긁었습니다."
"지금바로나오실수있으시면하는데요."
….
남편은자꾸만날보고집안으로들어가라는데
그냥들어갈수가없었다.
혹시나해서그차범퍼와우리차조수석옆까지핸드폰으로사진에담았다.
하필이면하얀색르노삼성의자동차.
범퍼에찌이익그려진까맣게긁힌자국.
전화를끊고20분쯤기다렸나보다.
전화받은사람이여자라고했는데아마도남편이랑함께올것이란
내말은나란히어슴프레가로등불빛을받으며나타난한가족의모습으로
증명이되었다.
나래도그랬을터이다.
세상이하도수상해서뭐든조심해야하지않겠나싶다.
1학년정도되어보이는여자아이의손을잡은여자와
그옆으로수수한차림의남자.
서로가상대방을확인한후의어색한인사를하고
차의상태를확인을했다.
"어!뭐,괜찮네요."
오잉?뜻밖의말이였다.
"전화로들어서그냥차체가푸욱박힌정도인가싶었는데…"
"뭐,이정도면괜찮습니다."
"괞찮다는말씀이좀의외이지만그래도보험으로처리하고깔끔하게하시는것이
좋을듯한데요.하얀색차라서볼때마다좋지않으실테데요."
"에이,뭐이정도로보험처리까지할필요가있나요.그쪽차에도
이렇게생채기마냥났을텐데괞찮습니다.괜히보험수가만오르고
뭐,제차도신차도아닌데다범퍼쪽인데요.."
그래도나와남편은그럴수는없었다.
잘알고있는카센터사장님이계시니
사양하시지말고범퍼라하더라도보게끔해드리겠다했다.
그랬더니차주부부는나와남편이놀랄만큼이나
환하게웃으면서자꾸만괜찮다는말만한다.
조금보다많이놀라웠다.
약간의상채기라도나면합의금조로얼마씩을요구하는사람들을
봐왔던터라뭔가다른꿍꿍이가있는것은아닐까?
하는속된생각이머릿속에서떠나질않았다.
괜찮다고말하는그들에게안된다는우리말에
차주부부는자신들이쉬는날에잠깐맡길수있다면서
우리말에수긍을해주었다.
서로가전화번호를다시금확인하고
뒤돌아서각자의집으로향하는데
발걸음이어쩜그리가벼운지ㅎㅎㅎ
남편은성급함에실수한것도반성하면서
그차주부부의행동에대해서도감사함을나타냈다.
나는뭐,당연히남편이평소운전하면서소소히생겨난일등에서
뿌려놓은작은감사함들이이런상황에서빛이나나보다하며
남편의등을툭툭쳐주기만했다.
남편역시이와비슷한상황에서자주여러번그렇게
좋은것이좋은거다하면서마무리를해왔었다.
약간손해보면서마음편하게사는것.
남편은나와다른부분에서늘나를반성하게만들어준다.
참좋은사람들이많을수록
세상은참좋은일들이생겨나고
삶은언제나참느낌으로꽉차있을것이다.
자녀의손을꼬옥잡고나타난차주부부의모습에서도
나는…참좋은삶의본보기를하나발견하며
다시금반성해본다.
나는…그상황에서과연그렇게웃을수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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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a
2015년 4월 29일 at 3:25 오전
아마도,
SM승용차차주도"차긁었습니다"라는연락은평생처음받아봤을겁니다.
저의운전27~8년경력에내차긁고지나간자(놈,ㄴㅕㄴ)들이숱한데도
단한번도연락해준이본적이없습니다.
SM차주도연락자체에감동하지않았을까…그리생각이듭니다.
하하
김진아
2015년 5월 1일 at 6:51 오전
음…약속한날이른아침에전화가왔습니다.
매우즐거운목소리로다음으로미뤄야한다면서ㅎ
말씀처럼전화연락에대한감동이있으신것같습니다.
이것도인연이라고말하더라면서남편도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