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
춥다,
….
” 보소, 사람은 먹는 대로 삽니더 밥이 곧 미래라예,
암만 바빠도 주말 한 끼는 제대로 만들어 자시소.”
‘마녀의 부엌’에서 배운 한 수.
김윤덕의 新 줌마 병법.
느긋하게 신문을 읽은 유일무이한 시간이였다.
한 달 30일 동안 내가 쉴 수 있는 날은 4일이다.
운이 좋다면 플러스 4일도 되겠지만 ..
요원한 숫자일뿐이다.
통증의학과 예약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다.
입김이 새하얀 것이 꽤 춥다.
장갑을 끼고 목도를 둘둘 말고는 종종 걸음으로 시내 중심으로 뛰듯이 내려간다.
예약된 병원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여 있었다.
앉을 자리가 마뜩챦아 엉거주춤 서 있었다.
내 시간이 되니 호명을 한다.
늘 맞던 아픈 부위를 제치고 새롭게 나타난 ㅋ
무지하게 아픈 부위를 먼저 말한다.
양 손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이 찌릿하며 저려왔었다. 자주…
팔꿈치야 말 할 것도 없었고,
이젠 손 목 부위까지 …여러가지로 종합 병원이다.
그런데 의사는 내 양쪽 어깨 아래로 주사를 먼저 놓는다.
주삿 바늘이 쑤욱 밀고 들어가면서 차가운 약물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뭔가 몸속에서 농구공이 튕기는 느낌이 들었다.
의사가 쯧쯧쯧…혀를 찬다.
‘엉망이네요….’
전문의라는 것은 그냥 달리는 타이틀은 아닌가 보다.
양 쪽 팔꿈치 위, 아래 부위로 주사를 맞았다.
오른 쪽 손목 부위쪽과 왼 쪽 손등으로로 수도 없이 주삿바늘이 들어간다.
처음엔 아파서 찡긋 거리던 나는 이젠 으례히 그러거니 하는…
무던한 환자가 되어간다.
오늘 하루는 무거운 것도 들지 말고 가급적…고마웁게도
저녁은 배달시켜 먹으라는 조언까지 ㅎㅎㅎㅎ
그런데…그게 말이 싶지 금방 실행되는 것은 아니더라…
난데 없이…내가 쉬는 날 이외엔 제대로 가족들 모두 옹기종기 둘러
식사를 한다는 것이 드물다는…그것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마트에 들려 주섬주섬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카트에 담아 넣었다.
분명 무거운 것 들지 말라고 했건만..
작은 박스 두 개를 만들어선 끙끙 거리며 집으로 올라왔다.
냉동 꽃게를 소금 물에 담가 해동시킨 후 콩나물을 다듬었다.
밀가루에 김치를 종종 썰어선 지지미를 만들 준비까지 마쳤다.
아이들 제각기 개인 스케쥴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시간에 맞추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였다.
콩나물이 들어간 얼큰 시원한 꽃게탕에
새콤하게 익어가는 김치가 들어간 김치 지지미를 부쳤다.
아이들이 수다스러워졌다.
밥 한 공기가 금새 비워졌고,
김치 지지미도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
행복이다.
사랑이다.
눈물이였다.
‘보소 아지메…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힘들어도 잘 하지 않는감?’
ㅎㅎㅎ
통증 의학과 의사의 권고가 있었다.
햇빛과 친구가 되고 등이 굽어들어가니 척추 스트레칭도 잊지 않고 하라는 것.
그리고….식사 제대로된 식사 하라는 말.
나중 그 말이 제일루 아팠다.
매일 김 밥 한 줄에 컵라면 하나..것두 아니면 우유 한 컵이 내 점심.
저녁은…피곤하면 그냥 걸러 버리니
하루 한 끼가 유일무이한 내 식사였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말이다.
^^
신은미
2016년 1월 13일 at 2:11 오전
진아씨,
오늘 글 읽으며 ” 에이구(A9…)” 소리만 나오네요.
애 셋 엄마는 아프면 안 되니까요.
병원 치료 열심히 받고, 더 악화되지 않게 조심하세요.
애 셋에게는, 그리고 부군께는 진아씨가 제일 중요한 사람,VIP, 이니까요.
골골 하더라도, 오래 애들과 좋은 시절 보내야지요!
저도 애 셋키우며, 직장/학교다니며 바삐 산 사람인데, 나이드니 온몸이 종합병원. ㅠㅠ
십여년 전의 나를 보는 듯하여…ㅠㅠ 힘내세요. 시카고 세아이 엄마;-)
데레사
2016년 1월 13일 at 9:45 오전
진아님
반가워요. 여기서 만나니.
통증병원에서 주사치료를 하는군요. 나도 요즘 그곳에서 허리에
주사를 맞았어요. 나야 나이들어서 노화로 그런다지만 진아님은
아직 젊은데 많이 안타까워요.
자기를 조금만 더 사랑해요.
그리고 둘째도 대학 갈텐데 다 잘되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