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호 집이나,302호 집이나…

일본소설이라곤믿기어려울만큼아주우리의삶이랑닮은모습을표현해낸유쾌한소설이다.각파트마다이웃집순이네,철수네,또는바로우리집에서일어날수있는다양한에피소드들을하나의책에다단편으로깔끔하게내놓았다.전업주부로서컴조차쉽게접하지않은주부가우연찮게아이디를SUNNYDAY를만들고집에서사용하지않은물품을인터넷경매사이트에올려놓고본격적으로물건을내다팔기시작하는모습과여자는꾸미기나름이란말이적당한말인양글럴듯하게변해가는모습을유쾌하게그리고있다.다자란자녀들조차말상대도안해주고남편은남편대로바쁘단핑계로,집에홀로남은주부의엉뚱발랄한일상탈출기가귀엽단생각이든다.나중에남편의고가물건을회수하기위한방편으로처리하는방식이웃음이나오게한다.’우리집에놀러오렴’에선미처생각지못했던가정과직장에얽매여서자신의유일한탈출구를꿈꾸는이세상의모든유부남의심정을대변해주고있는듯하다.비록글에선부인과별거상태에들어간상황설정이되어있지만읽다보면,남편이란이유로,때론아버지란지위에있단이유로어디하소연하고싶고혼자있고싶을때자신만의공간이필요함을작가는내비치고있진않았나생각해본다.이소설을읽으면서남자도때론여자못지않게스트레스를받곤있다지만여기남주인공처럼유년의시절,아니청년의시절로돌아가자신이꾸리고싶었던홈시어터며,턴테이블,LP음반의이야기가그시대를겪었던사람이라면그느낌의동감과아련한향수마저떠올리게만든다.부인의자리가없음을알지도못할정도로음악과술과그시대를공유하고자것과직장동료들사이에서의아지트가되가는점도웃음이나오고,직장동료부인의확인성집안살핌이배꼽을쥐게한다.부인과의화해성멘트도입가에미소를자아내게한다.

집에서소소한부업으로일하던주부의앙큼한상상기도색다른소재였다.부업을전달하는청년의향수냄새와늘어진뱃살을보유한남편만보다튼실한체력을겸비한청년을보고꿈일망정일탈을꿈꾸고,급기야는옷차림과화장에신경쓰는주부의마음을누구나한번쯤은생활에서벗어나화려한재기의처녀시절을꿈꾸는일반인들의욕망을아주가벼운감성과터치로그려낸점이뛰어나다.또한’여기가청산’이란글에선십여년을다닌회사가부도가난바람에졸지에부인이직장에나가고,자신이전업주부가되면서벌어지는일상의생활상을정작자신은이것이적성에맞다고생각되어지지만주위의시선은그것을오히려동정의시선으로바라본단점에선아직도남,녀의지위와각성별로구분이확연히지어지고있는시대가뚜렷함을비꼰다.아무리남녀의성벽이무너지고있는시대라곤하지만그래도오랜세월,인간이추구하고지탱해온역할분담이란영역에선아직도가야할길이멀음을그려내고있다.부부간의성생활리드도바뀌는상황이코메디를연상케했다.

직장생활도사업도뭔가끈기있게하지못한남편이아파트가새로새워지는지역을바라보고커튼사업을시작하면서벌어지는일도아주재밌다.남편이하강곡선을그릴즈음엔묘하게도자신이일하는일러스트레이션이잘되는역상황속에서조근조근한부부간의얘깃거리며,직원들의채용기가웃음이나온다.자신이원하고자하는그림이잘안되가는것을보면서남편이바라는대로주문이밀려오는것을보고느끼는주부로서의마음이누구나자신보단남편을먼저생각케하는이시대의주부상을나타내고있다.

무명의오랜작가생활을거친사람이한권의책이베스트셀러가되면서주위에부러움을사게되고그의부인이유기농식단과환경에빠지면서먹기힘든현미를먹게되는심정과부인을둘러싼주위사람들의얘기를,소재의고갈로고심하던중,연재하는곳에블랙식의글로써교정까지마치게되지만,정작부인의싸늘한눈초리와행동에절로움츠러들어현미가좋고다시글을새로쓰기위해서잡지사로달려나가는이시대의간이콩알만한남편의혼쭐난생활기를보는것같아서실소를금치못하게했다.아주다양한색깔의여러일들을작가는세심한동작과마음까지도잡아서겉으로보기엔더할나위없이부족함이없는부부의생활도안을들여다보면301호네집이302호집을부러워한것이나역으로302호집이301호집을부러워한것이나,사실은사는모습은누구나특별할것없이누구나똑같이먹고마시고,같은고민을하며살아간단사실을아주해피하게작가는써내려간다.2~3시간읽는동안우리옆집이나와비슷한생활을하고있단사실에위안을삼고살아갈만한아주여유로운소설한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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