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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보석상

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쓰지무라 나나코 지음, 박수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2월

 

 

 

보석을 좋아하십니까?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고 있느냐고 생각할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석이란 이미지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에 속하는 것 중에 하나이고 많은 보석의 종류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자의 사연에 덧붙여져 그 가치가 더욱 상승된다고 생각한다.

 

책 표지로 봐선 처음에 만화로 생각하기 쉬울 만큼 그림이 멋지다.

 

소설의 주인공인 나카타 세기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에게 받은 보석 브로치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

 

어느 날  길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외국인을 보게 되고 이어서 그를 구해주게 되는데 상당한 미남, 아니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외모를 지닌 사람인 그의 이름은 리처드 라나싱헤 드부르피앙이다.

 

자신의 직업이 보석상이란 것을 말한 그는 세기에게 아르바이트를 의뢰하게 되고 그 이후 세기는 자신이 갖고 있던 보석에 대한 감정을 부탁하게 된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보석이긴 하지만 보석에 담긴 사연은 그다지 좋지 못한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 바, 리처드는 세기에게 보석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청하게 된다.

 

과거 할머니가 훔친 것이 바로 보석이었고 보석의 원 주인은 불행하게 됐다는 사실을 말한 세기는 자신조차도 그 죄책감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리처드에게 말한다.

 

과연 보석에 담긴 사연은 세기와 리처드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보석의 종류는 많이 알지 못하지만 결혼예물에 많이 사용되는 보석의 종류나 요즘처럼 커플링이다, 만난 지 몇 일째 된다는 식의 기념 보석을 맞추는 일들이 많아진 만큼 이 책에서도 보석의 가치와 명칭을 둘러싼 재밌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루비와 사파이어가 사실은 같은 보석의 이름을 말하지만 붉은색을 띤 보석만 루비라고 부른다는 사실이라던지, 이 루비가 전쟁의 신 마르스와 연관되어 있다는 식의 이야기는 본 내용에 덧붙인 보석의 세계를 알기 쉽게 전해주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할머니가 남긴 보석인 브로치, 이 보석으로 인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화해와 진정한 행복의 결실을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같이 볼 수 있는 책이어서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물질에 현혹되어 한순간의 잘못을 저지른 일이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만나게 되는 인연으로까지 그린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보석이 지닌 그 영향력이 인간의 삶에 어떤 불행과 행복을 전해주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보석에 관한 한 감정과 감별에 차이점, 기타 보석에 얽힌 타 책들과 비교해서 읽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섹시함표지 섹시함은 분만실에 두고 왔습니다
야마다 모모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엄마는 위대하다란 말은 곱씹어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더욱 느끼게 되는 말인 것 같다.

 

어린 시절 철없다고만 생각했던 지인이 임신을 하고 출산의 과정을 겪으면서,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 예전의 섹시함의 명사는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오로지 육아에 매달리는 모습, 여성으로서 본능적으로 엄마란 입장에서 아기를 육아하는 과정을 지켜본 입장에서는 이 책이 상당히 공감을 갖게 했다.

 

산처럼 배불러오는 배로 인한 뱃살 트임, 출산 후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뒤로하고 오로지 자신은 뒤로, 아기에 올인한다는 행동과 생각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찬사를 던질 수밖에 없는 광경을 그려낸다.

 

육아1

 

일본의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야마다 모모코’가 그려낸 이 책의 카툰 에세이는 충분히 공감을 살 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초년 임산부로서 겪는 좌충우돌 연속의 임신의 검진 과정의 두려움, 그 속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은 인간이 엄마가 되기 위한 쉽지 않은 과정이 들어있음을 같이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엄마들이라면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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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조차도 아기와 함께 볼일을 함께 한다는 동고동락, 전우애 이상으로 똘똘 뭉친 단합(?)은  웃다가 그 고충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육아2

 

직장인으로서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다 다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사회복귀 문제 앞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옆에 두고 과연 이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고민을 거듭하는 직장맘의 심정은 정말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 없는 착잡함 그 자체임을 같이 느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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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아기와 엄마, 직장맘, 남편과 함께  육아전쟁에 돌입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나라와 국적을 떠나 부모라면 적어도 한두 가지씩은 겪었을 에피소드, 과감한 결단력을 행하기까지의 사연들을 들려줌으로써 모든 부모들에게 많은 따뜻한 격려와 용기, 그리고 박수를 치게 만드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파이와 공작새….현대판 오만과 편견

파이와 공작새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고전 중에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시대적인 감각을 다룬 오만과 편견이란 작품만큼 읽을 때마다  생각에 덧칠을 하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인류, 아니 남녀 통틀어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고민하게 되는 결정판, 바로 내 짝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아닐까도 싶은, 그러면서 제인 오스틴이 그린 여주인공의 행동과 말, 상대방인 디아시와의 관계는 저자의 탁월한 시대적인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뿐만이 아니라 영화로도 접했던 오만과 편견을 현대로 옮겨와 그려낸 작품, 바로 로맨스 소설의 대모라 불리는 저자의 이야기를 접했다.

 

커리어 우먼으로서 자신 스스로가 억척스럽게 혼자 힘으로 레스토랑을 살린 저력 있는 여인 케이스는 연인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자 서머힐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디아시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남성, 디아시보다 더 매력 있고 뭇 여성들에게 사랑의 대상으로 섹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 테이트 랜더스와 마주치게 된다.

 

테이트-

자신이 사놓고도 찾아가 머물지 못했던 서머힐 집에서 욕실에서 나온 상태인 나체로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은 두 사람 간의 오해를 쌓게 된 계기가 되고 만다.

 

테이트는 자신을 뒤쫓아온 파파라치로 케이를 생각하게 되고 유명인이라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무례한 말을 쏟아붓는 테이트를 바라보는 케이트 또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앙숙이 되어버린다.

 

과연 두 사람은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디아시와 엘리자베스처럼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상대방에 대한 이미지를 벗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책은 마침 서머힐에서 연극을 준비 중인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선택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은 이미 테이트로 정해졌고 여자 주인공을 물색하던 중 제작자의 눈에 띈 케이트가 낙점이 되면서 그 주변부의 사람들의 알콩달콩, 유쾌한 사랑들까지 볼 수 있는 이야기 전개로 그려진다.

 

모든 것을 가진 남자 디아시는 자신을 바라보고 선망하는 여인들에 대해 비웃듯 오만한 행동과 말을 통해 냉혹하다는 느낌까지 주는 인물이지만 알고 보면 그의 내면은 따뜻함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런 점을 작가는 현대로 옮겨와 테이트란 인물을 통해 디아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같이 주면서 테이트가 가진 아픔을 그려내는 동시에 케이트와의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연극을 통해  느껴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전형적인 모든 것을 가진 남자와 평범한 여자와의 뜻하지 않은 만남, 좌충우돌의 오해와 사랑이 싹트는 과정들은 로맨스 소설이란 전형을 그대로 따르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연극의 제목이자 이야기인 오만과 편견을 통해 그들 만의 사랑 느낌,  오만과 편견이란 원작을 독자들이 동시에 같이 느껴 볼 수 있다는 점이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연인들의  사랑에도 우여곡절이 있듯이 이 둘의 사랑에도 데블린이란 테이트의 전 처남의 이간질로 인해 위험에 빠질 뻔했던 전개의 과정과 그 밖의 주변 인물들의 사랑을 그려나가는 이야기 또한 하나의 보너스처럼 여겨지기에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둘을 연결시켜주게 된 파이와 공작새, 책 속에 그 의미를 느껴보면서 이 둘의 사랑을 지켜보는 맛도 달달하게 전해주는 책이다.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빅서에서 온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8년 2월

저자의 글은 처음 대한 것이 아님에도 이번 이야기는 어떨까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번 작품은 저자의 데뷔작으로써 그동안 국내에 소개됐던 작품들의 느낌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란 생각이 든다.

 

책 제목에서 나오는 빅서란 곳은 미국의 남북 전쟁이 발생하던 때 남부연합에 속해 있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인  리 멜론은 자신의 증조할아버지가 남북 전쟁 때 남부 장군으로 전장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빅서를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오지만 이곳에서의 생활도 별다른 감회를 느끼지 못한다.

단지 그와 알고 지내는 제시만 있을 뿐, 결국엔 다시 빅서로 오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생활도 여전히 마찬가지다.

일할 생각은 없고 기껏해야 낮은 천장에 머리 부딪치기, 개구리가 들끓는 연못에서 들려오는 불협화음 듣기, 자신이 상상했던 그런 곳은 아니었지만  배는 고프다는 현실 앞에서도 일해서 돈 벌 생각은 없이  주위에 있는 전복을 먹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책 속의 리 멜론과 제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그것이 알고 싶다란 말이 떠오를 정도였으니, 거기다 한때는 보험 회사를 운영했다고 하는 로이, 제시의 연인인 일레인의 생활상은 빅서하면 떠오르는 당시 분위기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반문화적인 장소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책 속에서 그리는 빅서는 남북전쟁이 벌어졌던 당시 리의 증조할아버지 활약상과 현재의 빅서에 살고 있는 리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모습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여전히 과거나 현재나 그들 나름대로의 삶 앞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특이하게도 열린 결말로 매듭지었다.

총  1초에 186000번이라는 결말의 장치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의 글은 여전히 그만의 글로 기억되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뉴 보이

뉴보이

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뉴 보이-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현존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에서 원작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작품의 재 해석 저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다.

‘스트 런어웨이’ 작품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원작의 재해석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그녀가 선택한 뉴 보이의 원작은 ‘오셀로’다.

어릴 적 읽었던 오셀로란 작품에 대한 강렬함은 피부색을 떠나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어떻게 믿음의 배신과 주변의 이간질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는지에 대한 구도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 그 자체였다.

 

여기에 이 작품을 현대적으로 내놓은 저자는 역시 원작의 맛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70년대 미국 워싱턴의 외곽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전학 온 흑인 아이 ‘오’와 ‘오’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전교에서 예쁘고 인기 많은 백인 소녀 ‘디’의 관계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유일한 흑인 전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더니 만인의 흠모의 대상이었던 ‘디’의 관심을 받게 된 사실은 시기심을 유발하게 되고 특히 계략을 꾸민 이언의 행동은 그의 여자 친구 미미까지 연결되면서 오셀로에서 나오는 비극의 전조를 충실히 따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1970년대라고는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그린 오셀로의 시대 배경과 무엇이 다른가를 묻게 된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우월성에 근거한 시기심, 오셀로에서 등장했던 결정적인 손수건의 사건이 여기서는 필통으로 대체되고 계략을 꾸민 이언의 역할이 오셀로에서의 그 역할을 충실히 했던 인물로 대변되는 것까지, 저자는 초등학생들이란 신분을 감안해서 읽을 때 오히려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이 역시도 한 면만 보고서 생각할 때가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시대와 나이를 떠나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섭게 자리 잡고 있는지, 자신보다 한 수준 낮다고 생각되는 흑인이란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생각들, 흑. 백의 관계가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오히려 반전을 이루게 되자 이를 계기로 용납하지 않으려는 또 다른 편견에 쌓인 이언이란 캐릭터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전히 그 지속성이 유효함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오셀로를 읽었을 때 안타까웠던 점이었던 진실의 부분을 좀 더 전장의 군인답게 철저하게 조사했더라면 그들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안타까움처럼 ‘오’ 또한 자신의 필통이 블랑카의 손에 들어간 이유를 물었다면 오해로 쌓이진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같이 비교해 보게 하는 저자의 구성이 책 몰입을 높인다.

 

고전을 읽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막상 쉽게 손에 잡히질 않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을 통해 느껴보는 고전문학이 주는 가치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일독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디너클럽

 

디너

디너 클럽
사스키아 노르트 지음, 이원열 옮김 / 박하 / 2018년 2월

표지가 상당히 매혹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팜므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해야 할지,,,

눈길을 끄는 강렬함이 인상적인 책이다.

 

네덜란드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은  네덜란드의 스릴러 여왕이라고 불린다는 사스키아 노르트 소설이다.

 

대도시에서 이웃 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를 정도의 바쁜 생활 속에 복잡하고 피곤한 생활에 젖어있던 카렌은 아이들의 교육과 좀 더 목가적인 삶을 살고 싶어 교외 마을로 이사 오게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오히려 지루함을 느껴가는 카렌의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체감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네커, 파트리시아, 바베터, 앙겔라와 함께 어울리면서 그녀들은 디너클럽이란 모임을 만들게 되고 이에 그녀의 남편들까지 서로 사업관계로 연결되는 사이로 발전이 된다.

 

그러던 차, 바베터의 남편이 스스로 집에 불을 지르고 온 가족이 함께 죽음이란 길을 선택했지만 결국 남편만 죽게 되고 바베터와 자녀들을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죽음을 계기로  디너클럽은 미세한 흔들림의 묘한 변화를 겪게 되고 더군다나 멤버 중 하나가 원인불명의 추락 사고로 중환자실로 옮겨지게 되면서 클럽의 모임은 균열의 폭을 더욱 증폭시키게 된다.

 

남들이 보기엔 모든 것을 갖추고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이는 중산층의 가정 모습을 겉과 안의 전혀 다른 면들을 대조해 보임으로써 인간의 심리 변화와 그들이 간직한 끈적한 비밀들, 인간들의 욕망과 결부된 결과들이 긴장감 조성도와 소유의 집착들을 아주 잘 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치정극을 포함한 내용들의 설정이 위기의 주부들을 연상시킨다는 말처럼 딱 들어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선망의 대상들이 어떤 모습으로 감추며 살아가는지를 묘사한 저자의 글은 겉만 다가 아니란 사실을 일깨워준다.

 

처음 대한 작품이지만 심리 표현이 좋다고 생각되며, 가깝다고 생각했던 멤버들의 속 마음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실적인 위태위태한 모습들이 끈적끈적한 여운을 남기며 그렸다는 점에서  스릴러의 맛을 제대로 느껴가며 읽은 책이다.

세상이 몰래 널 사랑하고 있어

세상이 몰래 너를세상이 몰래 널 사랑하고 있어
뤼후이 지음, 김소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2월

요즘 중국 문학이 유행은 유행인가 보다.

소설에 이어 이제는 에세이까지 나온 것을 보면 문학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가까운 중국,  그곳에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하고 있다는 에세이스트 뤼후이의 작품이다.

 

사랑이란 화두는 언제나 열린 테마란 생각이 든다.

세월이 흐르면 변하는 세태에 따라 불변하는 사랑의 고정관념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의 신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랑의 모습을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렇다.

 

이 책은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 외에도 사랑에 대한 정의를 다양하게 그려놓는다.

 

위안, 행복, 사회적인 관계에서 오는 용기들까지, 특히 사례를 들어 쓴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조금씩 용기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감성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중국인들이 좋아한다는 숫자 8에 맞춰 나온 챕터들은 독자들에게도 금전 운이 깃들길 바란다는 저자의 센스가 돋보이는 취지라서 인상적이다.

 

8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글들 속에는  가까운 지인들인 친구나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경험들을 적어 놓은 글들은 마치 내 곁에서 도란도란 들려줌으로써 위안을 주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출신 국가를 떠나 보편적인 인간들이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사랑의 모습들을 시적 절 한 사례 담을 통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조금은 심적 부담에서 벗어난 가벼움과 동병상련을 같이 느끼게 하는 책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미처 겪어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선 좀 더 여유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이미 경험을 했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보완해 나간다면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구절들을 통해 많은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특히 삽화가 같이 곁들여져 글과 함께 읽는 즐거움은 배가 된다.

 

–  짧은 인생, 당신이 언제나 즐거웠으면 좋겠다.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에 크고 작음을 떠나 모두가 행복 그 자체로도 부자인 세상이 된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이 이루어지듯 삶의 형태도 어떤 남보기에 좋은 거창한 것만이 최상이 아닌 작은 일에도 기쁨을 누리는 여유를 가진다면 마음에서는 누구보다도 부자란 생각이 들게 한 구절들이 많은 책이다.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허구와 적절히 담은 이야기 –

특히 어린 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그려놓은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와 사회적인 약자에 대해 눈 가리기 식으로 처신한 행정당국의 처리과정이 암담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책은 두 시점의 주인공들의 시선을 그려진다.

 

1939년도에 12살의 소녀 릴 포스와 그녀의 동생들 이야기와 현재의 유능한 변호사인 에이버리가 사건을 추적하면서 드러나는 진실이다.

 

명문가 출신의 변호사인 에리버리는 요양원에서 만난 치매가 있는 주디 할머니가 자신을 펀이라고 부르면서 친근감을 표시하자 이상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끌리는 것을 느낀다.

 

이후 메이라고 불리는 노부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에이버리는 요양원에 갔을 때 잃어버렸던 팔찌를 찾게 되면서 노부인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어린 부모를 둔 릴 포스는 엄마가 쌍둥이 출산을 하는 과정이 힘들어지자 아버지와 함께 병원으로 가게 되지만 끝내 쌍둥이들을 구하지 못하게 된다.

부모가 병원으로 간 사이 경찰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릴 포스와 동생들이 살던 보트에 오게 되고 부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꾐에 빠져 그들을 따라나서게 되지만 그들이 도착한 곳은 보육원이었다.

 

중년의 여자 미스 탠은 그들에게 고아라 말하면서 전혀 다른 이름을 부여하고 이후 그녀의 조종에 의해 돈벌이에 이용당하는 삶을 살게 된다.

 

금발을 지녔다는 이유로 릴과 동생들은 그녀를 기쁘게 하는 일들을 하게 되는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릴은 메이 웨더스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이후 동생들이 뿔뿔이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이 되면서 결코 자신의 일생에서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메이의 모습이 현재의 할머니 모습과 겹쳐 보이는 이 책은 가슴이 많이 아프게 다가오게 한다.

 

천진난만하다는 것 하나로 부모와 헤어져야 했고 성적학대, 폭행, 온갖 일들이 벌어지고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힘없는 어린 릴이 동생들을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아가야만 했던 기억의 잔재들이 에이버리와의 관계를 통해서 또 다른 기쁨이자 슬픔을 전해준다.

 

아이를 찾으려는 부모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았던 보육원의 행태, 행정절차의 안이한 결정 때문에 부모의 품에 돌아가 행복해야 할 아이들의 미래가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결정의 실체들을 통해 아픈 과거를 지닌 메이의 인생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긴 책이란 생각이 든다.

 

주저앉기보단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나간 릴의 모습들은 따뜻한 격려의 응원을, 당시에 벌어졌던 보육원의 행태를 고발한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생각을 던져 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트레인…21세기 뱀파이어 고딕 호러물

스트레인스트레인 1 블랙펜 클럽 9
기예르모 델 토로 외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첫 소설로 나온 이 책은 3부작으로 모두 출간이 됐다.

 

워낙에 [판의 미로] [호비트]란 영화의 강렬한 색채와 이야기들이 타 영화와도 비교될 정도의 충실한 작품성을 지닌 터라 이번 작품상을 수상한 <세이프 오브 워터>에 대한 감상은 보고 온 지인들에 의하면 이 영화 또한 호평이었다.

 

그런 만큼 뱀파이어가 들어간 이야기들을 접해왔던 과거를 기억하건대 대충 이러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차용한 저자의 이야기도 그리 별다르지 않겠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1부에 해당되는 전편이라고 해야 하나, 이야기의 흡인력은 그야말로 흥미만점의 세계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베를린을 떠나 뉴욕 JFK공항으로 떠난 대형 비행기가 관제탑과의 안전한 허락하에 무사히 활주로에 내리지만 비행기가 이상하다.

 

깜깜한 것은 기본이고 조종사와의 연락두절, 더군다나 아무런 외상의 별다른 흔적도 없는 비행기의 실체는 오히려 궁금증과 왠지 모를 불안감을 조성한다.

 

부인과 이혼 소송 중에 있는 에프 굿 웨더 박사는 자신이  이끄는 미 연방 질병관리센터의 카나리아 프로젝트  팀과 함께 이 비행기에 대한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다행히 네 사람의 사람들이 발견되지만 이들조차 기억에 대한 별다른 특징이 없고 화물칸에 흙으로 채원진 검은 나무상자는 사라져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때마침 뉴욕시에서는 4백여 년만에 관측되는 개기일식을 맞아 축제의 분위기에 들떠있게 되고 달이 태양을 가리는 순간 세상의 종말은 서서히 시작된다.

 

책은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짧은 챕터를 유지하면서 과거의 한 소년이 할머니로부터 들은 전래동화를 듣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현재의 시점에 이르는 괴기 사건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을 취한다.

 

개기일식을 계기로 부검실의 시체들이 깨어나고 전당포를 운영하는 세트라키안이란 노인의 만남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는  에프 굿 웨더 박사 간의 이야기 흐름은 과거와 현재에 드러나는 암울한 바이러스의 출현과 홀로코스트에 얽힌 아픈 과거들의 진실, 마치 데드맨 워킹처럼 보이는 좀비들의 모습들은 9.11 테러와 대형 무기가 아닌 세균의 출현으로 인해 인간들이 힘을 쓸 사이도 없이 무너지는 모습들을 감독이 추구하는 자신의 영상미를 책으로 그려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뱀파이어 시리즈를 관심 있게 읽는 편이 아님에도 이 책만은 한순간의  몰입도 면에서 다른 책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이야기의 구성이 미드를 보지 않았지만 꼭 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책이 아닌가 싶다.

 

후반부에 속하는  1부의 뒷 이야기마저 얼른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만든 이야기의 구성, 트와일라잇이나 뱀파이어에 관한 다른 책들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길 바란다.

                                                                                                                          
                                            

아르카디아

아르카디아아르카디아
로런 그로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2월

한때 유행했던 히피족이란 말-

자유분방하고 자신들의 의지에 따른 삶을 추구하던 그들의 이야기는 노래나 사회성 짙은 분위기 속에 그들의 삶을 보는 느낌이 종종 색다르게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

 

여기 아주 작고 작은 아이가 있다.

이름도 그에 맞는 비트라고 불린다.

 

1960년대 미국 뉴욕 주, 자신들을 부르는 히피들이 모여서 만든 공유하는 삶 자체를 만든 사람들의 정착지는 아르카디아다.

 

처음 제목을 대했을 때는 차의 이름이 생각나기도 했었던, 낯설지 않은 명칭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비트의 인생을 통해 유토피아적인 삶, 삶을 통한 다양한 모습들을 보는 느낌이 문체적으로 산문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아르카디아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비트는 여러 삶의 형태를 지니고 몰려든 사람들과의 생활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오로지 그들의 삶 속에서 서로의 공동 소유로써 살아가는 삶 속에 자라면서 첫사랑을 느끼는 과정, 그 사랑과의 이별과  아르카디아에 무분별하게 몰려드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면서 다른 문제가 발생되고 결국 아르카디아는 해체되는 아픔을 본다.

 

책은 총 4장에 걸쳐 비트의 생을 보인다.

뿔뿔이 흩어져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 사람들, 이 속엔 비트의 가족도 예외는 아니다.

자라면서 성인이 된 비트는 사진학과 교수로서 다시 만난 첫사랑 헬레와의 사이에 딸 그레테가 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헬레가 어느 날 산책 길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으로써 그녀를 찾고 기다리는 시간의 흐름, 그런 와중에 부모의 병과 사망을 통해 다시 찾은 아르카디아와의 재회는 이전과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인생 고해란 말이 있듯이 살다 보면 기쁨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아픔도 있고, 슬픔, 괴로움,… 모든 감정을 수반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는 말처럼 영원할 것 같았던 아르카디아란 곳의 유토피아를 이루려 했던 사람들의 해체 과정은 원하지는 않았지만 이 또한 결국 자연의 순리와 더불어 또 하나의 상실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과연 아르카디아 건설에 참여했던 그 모든 노력들이 헛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느끼는 구절들, 비트가 아르카디아를 떠나며 새로운 바깥세상에 합류하며 살아갔지만 결국 아르카디아에 돌아오면서 유년 시절의 그 모든 일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감정들은 저자의 글 하나하나에 모두 들어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이곳이 진정 아르카디아란 생각을 들게 한다.

 

책은 운명과 분노와는 또 다른 분위기,  잔잔함 그 자체다.

 

어떤 커다란 획일적인 사건도 없고 그저 그런 하루하루를 열심히 노동과 노력을 통해 자신들이 원했던 공동체 안에 살아가려 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헤어지고 다시 모이는 과정이 경조사를 통한 것이란 사실들은 아르카디아란 상상 속의 장소가 마치 현재 어떤 곳에 실제적으로 있다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묘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비트의 삶을 관통하고 있는 인생 모두를 통틀어 아르카디아는 그에게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영원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인생의 참 맛을 느끼게 해 주는 장소란 생각이 든다.

 

 

*****   이제 그는 아주 분명하게 깨닫는다. 시간이 아주 유연하다는 걸, 고무줄 같은 것이라는 걸. 시간은 길게 늘어날 수도 있고 단단히 뭉쳐질 수도 있고, 매듭이 지어지고 접힐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는 내내 시간은 끝없이 순환하는 고리다. 밤이 있을 거고, 그러고 나면 낮이 있을 거고, 그러고 나면 다시 밤이 있을 것이다. 한 해가 끝나면 다른 해가 시작될 것이고, 또 끝날 것이다. 노인은 죽고, 아기는 태어난다. ㅡ p 116

 

 

누구나 유년의 시절을 관통하는 기억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 기억만큼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듯이 비트의 삶을 통해 저자가 보여준 유토피아의 성공적인 결실이 아닌 그 유토피아 자체를 이루려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런 만큼 비록 실패는 했더라도 삶의 긴 연장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아르카디아는 누구에게나 간직하고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