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글 목록: 나의 정원

성모

성모성모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0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을 지닌 자는 누구일까?
물리적인 힘으로야 당연코 여성보다는 남성이요, 타의의 힘을 빌려 이용한다고 해도 이러한 모든 것들을 물리칠 수 있는 것들은 여성에게는 불리하다.
하지만 세상에서 이러한 모든 일들이 기적처럼 이루어지는 경우를 볼 때가 있는 것을 보면 어머니의 힘은 그 상상력을 초월한다.

 

책 제목이 주는 ‘성모’-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탓인지, 책 표지도 피에타 상을 연상시킨다.
책 속으로 들어가면 엄마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달리하게 바라보는 그 이상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자, 뒤편 20여 페이지에서 몰아치는 반전은 독자가 무엇을 놓치고 읽었는지에 대해 다시 돌아가게 만든다.

 

여성이 결혼이란 것을 하고 한 가족을 꾸리게 되면 또 하나의 생명을 잉태한다.
다른 사람들이야 누구나 겪는 당연한 순리처럼 여겨지지만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는 호나미에게는 정말 어렵게 얻은 아이가 있다.
어릴 적 자신의 병으로 인해 쉽게 임신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신체적인 조건, 그러한 불리함을 딛고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겨우 하나의 생명을 자식으로 맞은 그녀의 입장에선 딸 가오루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다.
그녀가 사는 도쿄 외곽의 아이이데 시에서 4살의 남자아이가 시신으로 발견이 되고 그 시신은 참혹한 신체 훼손과 죽은 후 강간까지 겪은 결과의 모습으로 발견이 된다.
이어 연이어 계속 아이가 참혹한 시체로 발견이 되는 가운데, 남의 일처럼 여겨질 수 없는 호사미는 딸아이만은 꼭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마코토가 있다.
고등학생으로 검도부에서 활동하며 아르바이트로 동네 마트에서 일하는 학생이자 봉사 활동의 일환으로 유치부 아이부터 그 위 대상의 아이들에게 검도를 가르쳐 준다.
책은 처음부터 범인의 존재를 알리며 그 범인의 심리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연, 호나미가 행한 범인을 처단하고자 했던 그 사연들이 겹겹이 층이 쌓이면서 독자들에게 과연 범인이 가오루에게까지 손을 뻗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게 한다.

 

저자의 글은 독자들에게 한 순간의 방심이 어떻게 글로써 현혹이 되게 만들고 그러한 과정을 전혀 느낄 수도 없이 호나미가 어렵게 얻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그 모성에 대한 감정을 동시에 갖게 만든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자신의 아이 또래의 살인이 벌어지고 결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그 기막힌 사연들이 물 흘러가듯 마지막 몇 장을 남겨두고 몰아치는 반전은 경찰의 뛰어난 수사마저도 무마시키는 결과로 낳았다는데서 어머니의 힘은 그 어떤 것보다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하고서라도 지킨다는 강한 모성, 바로 ‘성모’란 제목에 딱 부합된다는 생각에 한 표를 던지게 한다.

 

 

 

 

강한 설정 속에서  결코 책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현실에서도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다는 사실이 더욱 책을 읽으면서 몰입감을 더하게 만든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 놓친 부분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문맥상의 결점을 찾아보자 했지만 저자의 독자들을 속이는 트릭의 글들은 탁월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엄마의 힘은 자신의 미약한 힘마저도 터미네이터 이상의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임을, 더군다나 결코 자신의 주위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를 느꼈을 때의 긴박함 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게 만든 그 상황 설정들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데서 책은 그야말로 성모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쉽게 손을 놓을 수 없게 한 책이다.

 

                                                 
                                            

거울의 책

거울의 책거울의 책 민음사 외국문학 M
E. O. 키로비치 지음, 이윤진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가끔 내가 기억하는 것과 타인이 기억하는 것의 차이를 느낄 때가 있는가?

 

같은 장소, 같은 시간 안에서 분명 같이 있었던 그 당시에 보고 느꼈던 그 사실들이 시간이 흐른 후 말했을 때 전혀 다른 상황으로 말하는 타인을 본다면 내 기억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기억이 잘못 각인된 것인지, 도대체 문제는 어디서 잘못된 것인지를 혼동하게 될 때의 기억은 영원한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비교해 보게 되는데 저자도 마침 책 챕터 속에 한 문장을 시작 부분에 넣은 것으로 봐서 이 소재는 다양한 변주에 속하는 것임엔 분명 하단 생각이 든다.

 

 

출판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피터 카츠는 하나의 제안서를 받는다.

자신의 이름이 리처드 플린이라고 밝힌 그는 프린스턴 영문과 대학생 때 겪었던 그 시절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당시에는 못 느꼈던 진실을 알게 됐다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보낸다.

 

 

제안서에 적힌 내용, 즉  리처드가 겪었던 그 일, 자신이 살던 셰어 하우스에 잠시 머물던 로라 베인스란 여학생과의 만남과 사랑을 느끼는 과정, 그녀가 전공하는 심리학과의 교수이자 법정 고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멘토인 교수 와이더를 소개받으면서 교수의 책 정리를 도와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기까지의 일들을 보이고  1987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와이더 교수가 살해당하면서 자신이 용의자로 몰리게 되는 과정을 읽은 피터는 출판에 충분한 조건임을 알게 된다.

 

제안서를 토대로 그와 만나길 희망했으나 간발의 차로 고인이 된 후였고 그와 동거하던 여인으로부터 나머지 원고는 찾을 수가 없었단 말을 듣는다.

 

책은 리처드가 당한 일 이후 30년이 흐른 후에 제안서를 토대로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를 피터와 피터의 제안을 받고 조사를 하게 된 기자 출신으로 일하는 존 켈러의 조사, 그 이후  이 사건에 대해 미제의 사건으로 남겨진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던 당시 사건을 맡았던 퇴직 형사 로이 프리먼에 의해 차례대로 기억을 복원해 나가면서 당시 상황을 그려보는 순서를 그린다.

 

리처드가 생각했던 당시의 사건 현장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리처드의 기억 속에는 로라와 와이더 교수 사이의 모종의 연인 관계를 의심하는 과정과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인 로라에 대한 감정을 솔직히 그려냈지만 정작 로라의 입에선 오히려 스토킹 하는 사람처럼 비친다는 사실, 로라에 대한 타인의 이야기는 실제 리처드가 생각했던 부분들이 일부분 틀렸으며, 비밀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던 와이더 교수의 논문이 출간되지 못한 사정엔 그 안에 감춰진 어떤 비밀들이 있었을까?

 

법정 고무인으로서 용의자 신분이었던 데릭을 사회에 나오게 하면서 보살펴주는 저간의 사정 속에는 무엇이 진실된 것이었는지를 독자들은 세 사람의 추적 과정과 면담 과정을 통해 ‘기억’란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묻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분명 로라가 범인일 것이란 심증은 있지만 그녀의 당시의 기억 속에 그려진 상황들은 너무나 당연한 처사였고 변명의 여지없는 진실된 사실만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데릭이 말한 당시의 상황과 이미 자신이 죽였다고 밝힌 또 하나의 사람을 면담하면서 밝혀지는 진실의 과정들 속에는 자신에게 어떤 것이 유리한 상황인지를 알아가면서 행동하는  인간의 기억력이란 실체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사실인 상황을 자신의 유리한 상황에 맞게 그려지는 기억이라면, 그 기억으로 오랫동안 뇌 속에 저장된 상태라면 과연 리처드, 로라, 와이더, 데릭은 모두 그들 나름대로의 편의에 의한 기억으로 저장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렇기에 결국 사건의 진범은 밝혀지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기억 안에서는 진정한 사실들이 일부분은  거짓으로 포장되었고 그러한 기억들이 사실처럼 여기며 살아간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보고자 하고 느끼고자 하는 그 의지의 기억은 자신의 갇힌 방 안인 거울이란 미로 속을 헤매고 있었단 사실들을 깨닫게 해 준다.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리다는 사실조차도 모호해지게 만드는 설득력 있는 변명들은 당시의 사건에 관여했던 각자의 위치와 환경 때문에 집중을 못했던 것들도 함께 엮이고 시간이 장시간 흘렀다는 점을 토대로 우리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 사실들조차 정말 진실된 기억인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 부분들의 대화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한 책이다.

 

인간의 기저의 깔린 심리학의 세계와 그 심리를 토대로 기억의 장치를 어떻게 인간들은 설득당하고 기억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스릴과 추리, 미스터리를 혼합한 이야기로 참신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로도 만든다면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도 해 보게 되는 책이다.

 

예쁜 여자들

 

예쁜여자

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사건사고들,  인간으로서 생각할 수도 없는 연속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 요즘에 이 책을 통해서 또 한 번 절실히 느껴보는 갑갑함과 인간과 벌, 그 원천적인 처벌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을 읽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데 처음 접하는 책인 만큼 저자만의 색채는 어떤 것일까?를 궁금하게 하는 책 제목에 대한 의미 부여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던지게 한다.

 

 

딸을 셋 둔 아버지의 절절한 편지 형식을 취하는 일기들과 함께 도대체 그들의 가정을 무참히 무너뜨린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19 살의 줄리아가 술집에 있던 것이 목격된 후 사라진다.

사라진다는 의미,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하게 되고 이후 모든 동네 사람들도 동참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지게 되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경찰의 시각은 그 나이에 맞는 가출에 의미를 더 둔다.

 

가족들이 느끼는 자신의 딸이자 언니에 대한 모습은 전혀 아니라고 했지만  그 이후 그들의 가정은 파탄이란 말로 대체된다.

 

삶에 대한 의미조차 느끼지 못하는 현실, 가족들의 구성원은 각자 나름대로 슬픔의 방식을 보인다.

아버지는 끝없는 경찰서 방문과 조금이라도 사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엄마는 그런 가운데 냉철한 생각과 남은  두 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끝내는 이혼을 감행한다.

 

동생인 리디아는 마약에 몸을 맡기다 재활을 거쳐 딸을 두게 되면서 삶의 터전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가족과의 인연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끊고 산다.

 

막내딸인 클레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듣고 이해하지만 오로지 자신의 몸 안으로 삭이며 그 모든 현실을 감내하다 폴을 만나게 되면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폴과 집으로 가던 중 괴한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폴은 현장에서 즉사한다.

이후 집에 강도가 들게 되고 클레어는 이 과정에서 남편이 남긴 자료를 보던 중, 전혀 뜻밖의 영상을 접하게 된다.

 

얼마 전 실종된 것으로 전국에 알려진 16살 소녀의 모습과 같은 여자가 끔찍한 모습으로 묶여 있는 영상, 그것을 왜 남편 폴은 보관하고 있었던 것일까?

 

 

책은 전혀 무관하게 연결 지을 이야기들의 퍼즐 조합을 통해 서서히 악마의 모습을 한 실체를 접하는 과정과  실종으로 그 생사조차도 모르고 지내는 가정의 모습을 세세히 다룬다.

 

해체된 듯한 모습으로 살아가던 자매의 상봉은 24년 전 실종된 언니 줄리아와 영상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사건 해결을 위해 모이면서 사건의 미궁은 어떻게 해결이 될까에 대한 궁금증, 자살로 마감한 아버지의 글과 함께 사건 면모를 들여다보는 과정과 가족 간의 용서와 사랑이  촘촘히 그려진다.

 

예쁘다는 인식, 흔히 말하는 미인의 조건이 여기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결과물로 그려졌다는 점도 의미 심장하지만 그런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의  악의 본성을 지닌 사이코패스의 기질들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책의 표현된 글들은 아무래도 이런 끔찍한 장면들을 표현하다 보니 상당히 거칠게 다가오고 또 그런 흐름을 위기일발의 상황에 맞서 적응을 잘하는 영웅의 묘사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 클레어나 리디아 같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모르고 속수무책을 당하는 현실적인 상황들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사건의 본질을 더듬어 가면서 느끼는 배신감, 앞과 뒤가 전혀 다른 배우자 문제에 봉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클레어의 갈등과 혼동, 경찰관과 보안관이 동조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의 실체 앞에서 누구를 믿어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들은 처벌의 강화를 어디까지 해야 남은 가족들의 여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가족들도 있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한 가족들의 분산은 위의 가족처럼 모두 자신의 탓처럼 여겨 죄책감을 이겨나가지 못한 아픔을 드러냈다는 데서 작가의 책 제목은 세상 사람들의 인식 또한 그러한 점이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만큼 그에 해당되는 어떤 도발적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저자의 이 책은 한 꺼풀 벗고  그러한 일들을 당한 경위와 해결을 위해 모두가 공동의 관심사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한다.

 

사건의 주범이 이러한 일들을 왜 하는지에 대한 심리는 접어두고 피해자의 가족들의 심리 부분들을 통해 사건 부각을 시키는 방식, 실종된 채 오랜 시간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인지, 불편한 진실을 알고  살아가는 편이 더 좋은 것인지에 선택을 묻는 책,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갑갑함을 떨쳐버리지 못한 책이다.

 

뮤즈

뮤즈

               뮤즈
제시 버튼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예술가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재의 대상들로서  자신의 뮤즈들의 역할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로댕과 카미유의 관계, 클림트, 에곤 쉴레, 그 밖의 문학가들에게도 뮤즈들의 역할은  그들의 원천적인 영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눈과 귀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로 만나는 저자의 작품은 이전의 작품에서 보이는 주인고 여성이 시대의 흐름에 맞으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의지를 그렸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작품에서 만나는 분위기 또한 그렇게 다르게 보이진 않는다.

 

아마도 저자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성’이라는 이름 앞에 동등한 기회를 두고서 불리했던 기억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말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요즘 많이 출간되는 ‘페미니즘’의 한 갈래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예술과 여성의 능력, 시대가 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에 대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란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 시대의 공간과 흐름을 ‘그림’이란 소재를 두고 펼치는 이야기의 구성은 1936년 에스파냐에 잠시 휴양처럼 오게 된 올리브란 여성과 1967년 트리니나드 토바고 출신의 흑인 여성인 오델을 내세우며 연관성을 부여한다.

 

영국에 온 지 5년 되는 오델은  스켈턴 미술관에 타이피스트 자리를 얻으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다.

어느 날 친구 결혼식에 자신이 쓴 축사를 읽으면서 그녀가 쓴 글에 반해 접근한 청년 로리 스콧이란 백인 청년은 자신의 어머니가 갖고 있던 그림 한 점을 오델에게 보여준다.

 

<루피나와 사자>란 신화를 모티프로 한 그림으로 이 작품은 그동안 유명한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표현으로 나온 적은 있지만 요절한 천재 작가 이삭 로블레스의 미발표 유작으로 알게 된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은 미술관장인 로드에 의해 본격적으로 전시 계획을 하게 만든다.

 

자신의 어머니가 왜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었는지, 오델을 채용하고 그녀가 쓴 글을 런던 리뷰에 보냄으로써 그녀의 능력을 알리게 된 마저리 퀵은 이 그림이 이삭이 그린 것이 아님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에 대한 궁금증은 각기다른 주인공들의 삶을 통해 보인다.

 

이야기의 흐름은 오델이 퀵의 실질적인 신분의 존재와 그녀가 말하지 않는 비밀들은 무엇인지, 이 그림과 연관된 그 어떤 숨겨진 사실들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과 그림을 실제적으로 그린 사람은 이삭이 아닌 올리브란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들이 교차되면서 독자들에게 추리를 하게 만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보통 뮤즈 하면 여성들을 떠올린다.

편파적인 시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고정된 이미지의 탈피를 이 책을 통해 보인 저자의 의도는 그런 점을 의식해 또 다른 뮤즈의 탄생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독자들이나 일반인들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1930년대의 올리브는 미술 화상인 아버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여성이다.

당시의 분위기상 같은 미술 작품을 두고서 볼 때라도 여성과 남성이 그린 작품을 비교할 때는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그린 여성이라도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시대였고, 전시 조자도 꿈꿀 수없었던 분위기 탓에 올리브는 자신이  그린 그림과 이삭이 그린 그림을 바꿔치기한 테레사에 의해 숨겨진 화가로서의 능력에 만족한다.

 

여기엔 자신이 사랑한다고 믿는 이삭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삭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그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했던 여인이자 욕망과 자신의 재능을 모두 이루어내려 했던 청순한 여인이었다.

 

에스파냐의 내전과 세계대전으로 인한 피치 못할 결과를 초래한 과정들을 통해 작품의 유한성은 유지됐고, 오델 또한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알아챈 퀵이란 존재가 있었기에 세상에 자신의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조합과 한 사람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보고 그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이뤄주게 한 또 다른 사람들의 결합은 1936년과 1967년이란 긴 시간의 공간을 넘어 마주 보게 하는 결실에 이르기까지 작품을 읽으면서 진취적인 여성들의 모습을 보게 한다.

 

올리브는 이삭이 그녀의 뮤즈였고 그런 올리브의 능력을 알아본 테레사는 과정이 어떻든 올리브의 또 다른 뮤즈, 오델의 능력을 알아본 퀵은 오델의 뮤즈였다.

 

이렇듯 남녀의 구분을 떠나 진정한 능력 하나만 가지고 인정해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흐름 속에 두 여성들이 느꼈던 한계들은 우회해서 세상에 드러내 보인 올리브의 경우나 흑인 여성이란 차별을 딛고 자신만의 글을 세상에 내보인 오델이란 모델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뮤즈’의 개념을 바꾸어 놓게 한 작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작인 ‘미니어처 리스트’에서 보인 시대의 섬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여성의 강인함을 내세운 이야기의 전개도 좋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인 ‘예술’이란 장르에서 여성의 역할이 뮤즈에서 그친 것이 아닌 진정한 한 개인의 뛰어난 재능을 차별화된 시각의 고정의 틀을 깨며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즐겁게 읽은 책이다.

 

볼티모어의 서

볼티모어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전작인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재밌게 읽은 독자라면 저자의 신작이 반가울 작품이다.

 

우선 벽돌 두께를 자랑하는 책을 접하고 보니 언제 끝마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작은 두 권에 걸쳐 나왔는데 이 책은 더군다나 양장 타입이라 두께감이 실제보다 더하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하시지 마시길~~

괜한 두께에 겁먹은 것이 무색하게 술술 넘어가는 이 책, 저자의 글이 독자들의 가독성을 마음대로 휘젓게 만드는 재미를 즐기려고 하는 것인지, 이야기의 구성이 재미있다.

 

누구나 자신의 꿈이나 진로, 만남이나 우정 같은 것들, 그 외에도 여러 가지의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그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커다란 모종의 의미가 부여되는 결과를 맞이할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뜻과는 반대로 전혀 의외의 상황들, 그 가운데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그 결정에 과연 승복하면서 그 이후의 삶에 대한 흐름을 제대로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한 부모 밑에 두 형제가 있다.

유대인 집안의 사울 골드먼은 맏아들로서 변호사, 아내는 병원 의사로서 볼티모어 골드먼으로, 책 속의 주인공인 마커스 골드먼은 두 번째 아들의 자식으로서 몬트클레어 골드먼으로 불린다.

 

사는 지역에 따라서 편의상 불리게 된 것인데 알고 보면 사는 생활의 정도와 직업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전작의 주인공이 다시 나서는 책인 만큼 저자의 분신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나이와 설정들(책 출판의 성공으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설정)이 이 책의 주된 주인공으로서 한 집안의 가문인 볼티모어 골든먼의 성쇠를 지켜보는 시선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어린 시절 자신의 나이와 동갑인 큰아버지 아들인 힐렐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책을 접하고 어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천재성을 보이지만 허약한 체질인 까닭에 반 친구들의 괴롭힘 공략 대상이 된다.

 

어느 날 소년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우디란 아이의 관계는 친아들처럼 볼티모어 집안에서 생활하게 되고 학교도 같이 가는, 친 가족 이상으로 생활하게 된다.

 

책은 마커스가 어린 시절 보고 느꼈던 그들의 생활양식과 자신의 가정의 비교, 부모들에 대한 비교를 거쳐 세 아이들이 똘똘 뭉쳐 형제 그 이상의 우정과 우애를 나누는 시기, 그들의 곁에 알렉산드라 란 두 살 연상의 친구 누나가 등장함으로써 청춘기의 서서히 보이지 않는 틈이 생기는 과정들이 시간의 사이를 넘나들며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간다.

 

볼티모어 골드먼 집안이 몰락한 원인의 결정적인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여기엔 질투라는 화신이 자리 잡고 있다.

큰아버지에 대한 아버지의 질투, 힐렐이 패트릭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우디에 대한 경쟁 심리와 질투, 알렉산드가 끼어들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이 인간의 순간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지를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독자들에게 아련한 연민마저 불러일으킨다.

 

쌍둥이 이상으로 같이 붙어 다니던 힐렐과 우디의 사이가 벌어졌던 그 순간의 결정적인 행동의 수간들은 마커스뿐만이 아닌 그들 가족의 붕괴로 이어지면서 알렉산드라 또한 그 당시의 사건의 해결 방안을 두고 내렸던 결정 때문에 마커스와 헤어지게 된 이유가 됐고 그들의 이런 달리 바라보고 오해하고 질투하는 사이에 이제는 볼티모어 집안에는 가계도가 끊어지게 되는 기막힌 설정들을 그려보인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우리의 생을 짊어지고 이루어나가는 만큼 완벽한 삶은 없겠지만 인생이란 것이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두 집안 사이를 오고 가며 어린 시절과 청춘 기를 보냈던 마커스의 시선으로 바라 본 이러한 정황들은 결코 누구의 잘못된 선택은 아니란 점을 일깨워준다.

 

당시엔 몰랐던 상황들의 결정적인 선택, 그마저도 나의 선택이었고 오해로 인해 헤어졌던 알렉산드라를 다시 만나는 과정 또한 마커스 자신의 선택임을,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두 집안의 비교를 통해 보인 저자의 글은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긴 여운을 남긴다.

 

전작의 소재 구성도 뛰어났지만 이번 책 또한 한 집안의 서사를 그린 이야기의 구성 또한 지루함을 몰랐던,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미스터리 설정처럼 이어지는 ‘그 비극적인 일’이 무엇인지를 좀체 쉽게 드러내 놓지 않은 채 독자들에게 그 궁금증에 대한 사연을 추측하게 하기도 만드는 줄다리기 호흡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비극의 시작조차도 몰랐던 그 시점, 그 대체로 그들의 성장기와도 맞물리는 이 이야기의 책은 미스터리와 함께 한 가족사에 얽힌 서사를 동시에 그린 점 모두를 충족시키는 책이 아닌가 싶다.

가을의 복수

복수

가을의 복수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단숨 / 2017년 9월

 

 

 

 

‘여름의 복수’란 이름으로  발터 풀라스키 형사 시리즈 서막을 알렸던 저자의 이번 제목은 계절의 영향을 받은 탓일까?

 

딱 맞게도 ‘가을의 복수’다.

 

전작에 이은 발터가 주인공인 이 책의 내용 속 이야기 또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아픔과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살아가며, 천식으로 인해 현장출동반으로 보직을 옮긴 발터의 모습은 딸 앞에선 여지없이 부드럽고 쩔쩔매는 보통의 한 아버지 모습이다.

 

그런 그가 출동한 사건에서 전혀 예상외의 모습을 보게 되는 시신을 통해 사건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마치 마리오네트 인형을 연상시키는 듯 나체로 모든 관절, 특히 척추, 손, 발은 물론이고 손가락, 발가락까지 부러진 채 물 위에 떠오른 한 소녀의 모습은 혈종과 함께 그 모습이 자살이 아닌 타살로 보인다는 직감을 느끼게 한다.

 

최초의 사건 보고서를 올리는 직함 때문에 서류를 작성하는 발터, 소녀의 신원은 체코 출신으로 독일로 이주해 온 미카엘라 란 엄마를 두었다는 사실, 여동생과 함께 계부의 학대로 인해 집을 떠나 살게 된 사연들까지 독자들에게 사건의 전황을 알린다.

 

매춘부로서 마약에 찌든 사실을 알게 된 그 후 엄마는 경찰의 빠른 수사를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나서게 된다.

책은 1부에서 보인 발터의 모습과는 약간 느낌을 받게 하는데, 경찰관으로서의 몸에 밴 직업적인 정신과 자신의 보직 사이에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이 미카엘라 란 여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죽은 아내와 닮았다는 사실 앞에서 연민을 느끼는, 그러면서도 매번 미카엘라의 행동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들이 경찰로서의 모습보다는 뭔가 빠진 허술한 면을 보인다.

 

사건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독일을 위시해서 동유럽의 나라들에서 벌어진 유사한 살인사건과 맞물리며 에블린 변호사와의 조우를  통해서 사건의 퍼즐 맞춤이 맞춰지는 형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1편에서 보인 방식과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

 

이번에도 역시 인간들의 허황된 망상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처음부터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행동 범위와 행동 의식을 통해 왜 그런 일들을 벌이는지, 사회적인 위치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지만 자신의 병과 부모, 특히 엄마에 대한 원망, 전갈자리가 주는 의미를 통해 새로운 의식처럼 치러지는 철저한 살인 방식이 섬뜩함을 드러내 보인다.

 

책은 두 인물인 발터와 에블린이 각기 다른 사건을 통해 결국 한 장소에서 만나는 형식을 취하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공조 사건을 보이면서 범인이 잡혀가는 과정을 취하지만 그 범인이 했던 행동에 대한 벌에 해당되는 과정이 너무 가볍게 마무리지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만큼 범인이 저지른 인간의 피를 이용한 문신의 체계적인 방법을 묘사한 점들이 읽는 내내 스릴의 맛과 그 처벌에 대한 궁금증 결말로 시종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데, 세상의 법대로 완강한 처벌의 형식을 바란 독자들이라면 어쩌면 허탈할 수도 있는 부분들이 아닌가 싶었다.

 

발터의 인간적인 면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였다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미카엘라에 대한 안쓰러움은 엄마로서,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딸의 범인을 찾아 나서기 위해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모정 앞에선 그 누가 엄마를 비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엄마의 남은 딸을 찾기 위해, 죽은 딸의 범인을 찾기 위해 벌인 변신은 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국적, 나이, 직업, 그 모든 것을 허무는 무죄임을, 그렇기에 허술하게 당하고 사건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발터 또한 한 아버지로서의 동감을 같이 느껴보게 한 책이기도 하다.

 

시리즈물로 매번 다른 사건 속에 만나는 발터와 에블린의 조합이 다름 작품에선 어떻게 또 만나게 될지 기다려진다.

 

 

 

애니 메트릭스…스트레스 해소엔 딱이야!

 

 

 

 

 

애니표지

애니메트릭스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스티커북 세계
잭 클루카스.조니 마르크스 지음 / 이봄S / 2017년 9월

 

 

 

열풍처럼 불고 있는 컬러링의 다변화는 무한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색연필과 수채가 곁들인 컬러링에 이어 점으로 잇는 또 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이러한 작품들은 독자들을 잠시나마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기도 하고 창작의 다양성을 요구하게 하기도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만난 새로운 이러한 스티커의 만남으로 다른 작품을 만나게 한 이 책은  연휴에 이어진 각개별 스트레스 해소엔 만점이란 생각이 든다.

 

컬러링 북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여러 가지 색연필과 그 밖의 또 다른 각기 다른 도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위의 책과 곁들여 나오는 족집게 모양의 도구뿐이다.

 

도구

 

사용하는 방법도 간편하고 책을 펼치면 어떻게 스티커를 이용해서 별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그림과 간략한 설명이 들어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책은 퍼즐처럼 맞추어서 붙일 수 있게끔 각 동물별 스티커 조각과 그림이 곁들여져 있다.

일단 책의 권고대로 피스가 큰 새부터 도전해보기로 했다.

조각 자체가 크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방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해 볼 수가 있다.

 

새원형     스티커번호

스티커컬러번호       스티커작업찍게

붙이기시작      새완성

 

책의 도안은 여러 가지 동물 패턴들이 있고 그 가운데 내가 선택한 동물이 있다면 그 동물에 맞는 스티커를 찾아서 번호에 맞게 집게로 천천히 도안의 공간에 맞게 붙여주면 완성!

참 쉽죠 잉^^

 

공작완성전후

 

경험상 처음 대할 때는 큰 피스가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으나 익숙해지다 보면 오히려 작은 피스들이 많은 것들이 번호를 찾아가면서 완성해가는 즐거움이 더욱 크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사자 완성 전후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하는 동안  점차 그 형태가 갖춰지고 그 완성된 패턴들은 독창적인 나만의 작품이라기보다는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점과 시간 절약, 그리고 뭣보다 이러한 시간에 몰입을 하다 보면 피로가 쌓인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을 느끼게 됨을 알 수 있게 한다.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무지 형태의 그림 위에 어떤 형태가 완성될지에 대한 그림이 먼저 나와있는 것도 내가 완성하고 나서 비교해 보는 것도 색다른 기분이고 손으로 만져보면 마치 타일 위에 도톰하게 만져지는 무늬 있는 어떤 형태랄까? 그런 손 끝의 느낌이 신기하기만 하게 느껴진다.

올빼미 전후

 

지루하고 잠시 눈을 돌릴 필요가 있거나 시간을 적당히 이용해서 잠깐씩 붙여보는 재미, 오랜만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게 한 책이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아무런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

공작새

 

이번에는 동물 시리즈로 나온 것 같은데, 다음 책 시리즈에선 좀 더 다양한 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것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매혹당한 사람들

매혹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좋은 작품들은 영화로 나오고 그 영화는 사랑을 받으면서 다시 리바이벌되는 절차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을 대했을 때는 영화가 먼저 개봉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오래전에 이미 영화화가 되었다는 사실 외에도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고자 했기에 아직 영화를 접해보진 못했다.

 

 

시대가 변해도 쉽게 변할 수가 없는 것들 중엔 인간의 마음도 그런 범주에 들어있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한 책, 매혹이란 단어가 주는 그 단아한 발음 뒤에 오는 무서운 인간의 본성들을 그대로 내밀게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런 범주를 즐기는 독자들에겐 무척 재미를 줄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4년 미국, 남군의 세력인 버지니아 주의 판즈워스 여학교에 한 북군의 부상병이 오게 된다.

자진해서 온 것은 아닌, 그 학교 여학생 중 유달리 자연을 사랑하는 어밀리아 대브니의 눈에 발견이 되면서 그녀가 부상당한 그를 이끌고 학교로 끌고 오게 된 것이다.

 

한때는 남부에서 부잣집이었던 판즈워스 집안은 지금은 남자는 집안에 한 명도 없는 상태로 집주인이자 교장인 마사와 그의 여동생 해리엇, 그리고 다섯 명의 기숙사 여학생,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인 노예 매티가 있다.

 

당시의 분위기상 여성들이 갖추어야 할 교양지식과 집안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위주로 교육을 받던 여학생들은 아일랜드 출신의 부상병인 존 맥버니의 등장으로 집안의 묘한 분위기가 바뀌어감을 느낀다.

 

책은 각기 다른 시점의 여성들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위주로 묘사하는 형식을 취한다.

한가운데 오직 한 남성인 존을 두고 그를 바라보고 느끼는 이야기의 설정들을 통해 고요하고 침착한 분위기, 어려운 시절에서 겪을 수 있는 전쟁이 주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한정된 판스워스 학교란 공간 안에서 그녀들의 내적인 심적 변화가 어떻게 변화되고 행동으로 바뀌어 가는지를 보인다.

 

처음에 부상당한 존이란 남자가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자신의 본 군대로 돌아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모였던 그녀들은 존이 각기 다른 상황에 만나는 여학생들을 대하는 방식을 통해 자신들이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그 어떤 감정들, 존에 대해서 매혹을 느끼고 서서히 빠져들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하게 되는지, 타인들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들이 한두 가지씩 밝혀지고 그러한 사실들이 내뱉어지는 걷잡을 수없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녀들과 존의 대치 상황은 숨 막힘의 연장선, 그 끝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전쟁이라는 위태로운 상황, 적군을 돌봐줬다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학교의 현실과 그 안에서 동조했던 여인들,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기는 했을까를 물어보게 하는 존의 편지 내용은 그녀들이 한 사람의 미지의 남성이 등장함으로써 위계질서의 무너짐과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맞게 존을 대하는 형식을 통해 존의 생각은 과연 어떤 것이 진실로 대했는지조차 모호할 정도로 오로지 여인들의 시선에 의한 장치로만 쓰였기에 더욱 심리가 돋보이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여기에 만약 존의 시선이 더해졌다면 독자들 나름대로 그의  진실된 생각들은 어떤 부분이었으며, 자신의 상황을 극도의 불안 조성과 충격적인 방향으로까지 나아가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지를 통해 여인들의 감정과 대조를 이루는 재미도 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게 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여성들의 심리, 넓은 공간도 아닌 오로지 집 안에서 이뤄지는 등장인물들의 대비와 그들의 시선을 처리한 글의 솜씨는 책을 읽으면서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하고 각 여성들이 처한 자신의 위치를 통해 상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처신을 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감각성을 뛰어나게  포착한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

 

존에게 매혹당한 여인들, 존의 어떤 점이 그녀들로 하여금 마음의 빗장을 풀게 했을까? 한순간에 이미 매혹당한 그 마음이 어떻게 매혹의 반대로 돌아서게 했는지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사실, 역설적이긴 해도 이 소설에서 그리는 인간의 본연의 마음속에 분명 자리 잡고 있는 이러한 점들을 간파한 저자의 글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전쟁 마술사

전쟁마술사

전쟁 마술사
데이비드 피셔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세계적인 마술사로서 이름을 알린 데이비드 카퍼필드란 마술사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났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이지 않는 실체로서 행동을 한 그의 마술적인 시도는 방송에서 보았을 때도 전혀 믿을 수가 없을 만큼 대담하고도 장황한 퍼레이드란 생각을 한 적이 있는 만큼 마술이란 것은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술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마술사라고 부르지만 알고 보면 그들도 꾸준히 사람의 심리와 과학적인 원리 이용, 그리고 그 나름대로 개인적인 노력이 포함되야함을 알기에 그들이 관객과의 눈속임과 자신과의 대담성을 두고 펼치는 장면들은 어린 시절 종종 마치 알라딘의 지니처럼 연상되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 이러한 자신의 이러한 점을 가지고 전쟁, 그것도 역사에서 실제적으로 이용했다면 그런 생각을 가진 대담성은 실로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히틀러가 요주의 인물로 지목했던 인물, 실제 마술사인  영국의 실존 인물 재스퍼 마스켈린의 경험을 그린 이 책은 시종 전장에서의 피 말리는 격전과 함께 마술의 세계, 즉 위장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할아버지, 아버지 대대로 마술사의 길을 걸었던 마스켈린,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두고 전쟁에 참여를 한다.

그가 가진 재주라고는 오직 마술뿐, 하지만 그는 조국을 위해, 히틀러가 전 세계를 공포에 젖게 하는 그 만행의 일부만이라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젊은이들이 그렇듯 자원입대한다.

 

영국 파넘의 위장 훈련과 개발 센터에 모인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된 사람들은 외인구단처럼 보인다.

이곳에 모인 훈련병들은 각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들로서 훈련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마스켈린을 중심으로 한 팀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

 

영화 제작자이기도 했던 중동 지역 위장술 책임자인 제프리 바커스 소령 휘하에서 본격적으로 전시상황에 맞는 위장술을 펼치게 되는데, 머리 속에 상상으로만 그칠 수도 있었던 실제의 모습들을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적군의 정찰기로부터의 모습을 감쪽같이 감추게 하는 전술을 실행하게 된다.

 

이집트 최대 항구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를 옮기는 작업, 수에즈 운하를 숨기는 작업, 모조 탱크와 대포 제작을 실제의 무기들과 같이 배치하는 전술을 이용하여 사막의 여우라 불린 롬멜과의 시간 끌기 전쟁에 한몫을 하는 과정들은 한편의 장대한 마술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이 직접 나서서 적군에 동조하는 나라의 증거를 찾는 스파이 같은 행동들은 물론이지만 그 밖에 자신의 단짝이었던 동료가 뜻하지 않게 운명을 달리할 때의 침잠하는 모습 또한 전쟁에서 겪을 수 있는 심리를 보여준다.

 

지금이야 첨단 무기들이 발달되어 이러한 위장술이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당시에 북아프리카의 보급로 차단과 이를 지키려는 세력들의 다툼들은 실로 긴박한 긴장감, 특히 마지막 몽고메리 장군의 전술에 따른 엘 알라메인 전투의 결과는 마스켈린과 그 외의 동료들의 실력이 힘을 실어줌으로써 서부 사막 전쟁의 대단원을 이끌었다는 점에  눈길을 끈다.

 

전쟁이 주는 참혹함, 그 안에서 이권다툼과 서로 간의 견제를 통해 처참한 전쟁의 양상으로 번진 제2차 세계대전의 결말에 이르기까지 실존 인물이었던 재스퍼 마스켈린의 역할은 뒤에서 전쟁에 힘을 보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끌었다는 사실들이 실화인 듯, 실화가 아닌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간적인 양심과 그 양심을 우선순위에 두고 전장에 참여를 함으로써 전쟁이 주는 말할 수 없는 모습들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동료애와 전장에서 벌어지는 각개 상황에 부딪쳐가며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현재 2018년 개봉을 목표로 영화화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셜록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큼 그만이 가진 매력을 어떻게 표현할지, 책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위장술의 표현이 영상으로 접한다면 훨씬 재밌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

거미줄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4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많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 사이에서 ‘밀레니엄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내 주위에선 들어 본 적이 없고, 나 자신 스스로도 이 시리즈를 통해 북유럽권의 문학을 요 네스뵈와 함께 무조건 읽어줘야 하는 책으로 리스트 목록에 올린 바 있다.

 

그런 만큼 새롭고 독창적인 주인공의 캐릭터와 그와 함께 사건의 해결을 이루어나가는 또 다른 주인공의 결합은 이색적이고도 창조적이란 말로는 부족함을 느껴주는 책이다.

 

알다시피 이 밀레니엄 시리즈는 3 부까지가 원 저자의 창작물에 의해 태어난 작품들이다.

우연히도 집어 들어 읽게 된 책의 매력에 빠져 그 이후 새로운 출판사에서 다시 나오는 것도 모두 다시 읽었을 만큼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 저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내내 가시질 않게 했던 이 시리즈가 4부에서는 다른 필력을 자랑하는 자의 힘에 의해 새로움을 맞게 됐다.

 

원저자의 유족들이 선정한 작가, 이미 유명한 작가라서 그 작가의 입장이라면 일단 원작에 미치지 못한다면 자신의 필력에도 그렇지만 원 저자에 대한 미안함이라는 이중의 부담감을 안고 있었을 텐데 그 걱정을 말끔히 지웠다고나 할까?

우선적으로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의 감상이 그렇다.

 

이미 3부에 이르는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와 국제적으로 얽힌  저변에 깔린 문제성 있는 것들을 리스베트란 이름을 가진 여주인공의 독특한 냉혹함과  밀레니엄이란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제들을 집중 다루는 잡지에서 기고하고 있는 탐문 전문 고발 기자인 미카엘이란 남자 주인공의 활약은 여전히 살아있는 움직임을 잘 보인 작품이다.

 

천재적인 해커의 능력을 지닌 리스베트의 활약을 십분 이용해 다룬 이 책의 내용 또한 아주 흥미만점이다.

 

이야기는 세 갈래의 길을 크게 보이면서 등장한다.

 

스웨덴의 컴퓨터 공학자인 프란스 발데르는 미국의 솔리폰이란 회사에 스카웃되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려 어떤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그렇지만 특허 신청을 앞두고 자신과 같은 프로그램이 이미 다른 회사에서 특허를 신청했고 이는 곧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알면서, 그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고국에 돌아온다.

이미 양유권 박탁을 당했지만 자폐아인 아우구스트를 데려온 프란스는 보호해 줄 것을 당국에 요청한 상태, 한편 우리의 미카엘은 각지에서 나오는 비판으로 인해 긴 슬럼프에 빠져있다.

 

경영악화에 이어 밀레니엄을 인수한 회사의 교묘한 변화 자체를 하려는 움직임에 손을 쓸 수 없는 자신의 매너리즘에 빠진 상태는 어느 날 자신에게 한 제보자가 말한 내용으로 인해 문득 리스베트를 생각하게 한다.

 

바로 프란스 밑에서 일한 부하의 부탁은 프란스의 사정을 들려주고  프란스가 어떤 해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바로 그 해커의 이미자가 리스베트를 연상시킨다는 것-

 

리스베트는 3부에서의 활약 이후 은둔 상태, 가깝다면 가까울 미카엘에게조차 그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는 상태에서 미카엘의 연락을 받게 되고 이후 이 셋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된다.

 

책은 프란스의 죽음을 목전에서 목격한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는 아우구스트의 그림을 통해 사건의 암살자를 밝혀내는 과정 속에 프란스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과연 누가 훔쳐갔는가? 에 대한 범인 추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스파이와 국가 간의 관계와 지원, 충성도의 기여도를 어느 선에 기준을 맞춰놓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도덕적인 갈림길들을 보인다.

 

날로 발전하는 컴퓨터의 인공지능 개발은 인간이 생각하는 진화의 속도를 머지않아 앞서게 될 수도 있다는 가상의 현실을 실제적인 현실 속의 모습으로 만들어낸다면 과연 인류는 컴 앞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 프란스라는 과학자의 자신의 열정 어린 연구의 결과가 몰고 올 장. 단점 앞에서 고뇌하는 모습들이 책 속에서만 그려지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이러한 환경의 주도권을 가지고 앞서려는 각국의 치열한 산업전쟁을 연상시키는 장치로 이용된다.

 

미국의 NSA의 치밀한 컴을 이용한 모든 매체는 물론이고 각 개인들이 이용하는 통신들을 엿보는 행위들은 빅 데이터라는 틀 안에서 보이지 않는 감시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엿보게 한다.

어디까지나 국가의 이익을 취한다고 하는 행위이긴 하지만 그 행위 속에 또 다른 산업스파이의 행동은 러시아의 마피아와 연계되면서 개인 착취로도 번지는 행태, 그 가운데 리스베트의  다른 쌍둥이 여동생 카밀라의 등장은 두 자매의 불꽃 튀기는 대결 장면과 함께 풀지 못할 것 같았던 난해한 암호를 해독하고 그 안에 저장된 모든 내용들을 습득하는 리스베트의 뛰어난 실력은 여전히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현실세계에서 여성이 차지할 수 있는 위치의 한계성은 여전한 문제점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리스베트란 여성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는  가상의 현실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와의 대결을 통해 자신의 최고 실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고 NSA의 경계를 뚫고 해커를 하는 모습들은 통쾌감과 컴의 세계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저자는 이렇게 유족의 뜻에 맞는 방향과 자신의 소신대로 4부작을 쓸 때 어떤 과감한 패턴을 지향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3권까지 이미 고인이 된 저자의 글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또 다른 연결고리처럼 이어질 수 있게 3부에 이어 리스베트와 그녀의  어린 시절들을 다시 불러와 이 사건의 연장선을 이어가고, 그렇게 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이야기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아닌 서서히 물들어 가듯이 이번 4부는 새로운 이야기지만 또 다르게 보면 3부에 이은 미완의 해결 방식처럼 그렸기에 위험성의 부담에서 벗어난 안정을 우선적으로 중시하면서 작품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1.2.3부에 연을 맺은 등장인물들이 한두 컷 나오는 방식을 취하면서 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데에 조연들로서 아낌없는 후원을 하게 한 저자의 뛰어난 이야기 구성 방식은 비록 1.2.3부를 읽지 않는 독자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 구성을 채택한 점이 한수 위란 생각이 든다.

 

여전히 기자로서의 탐색을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잡아내는 미카엘의 기자로서의 촉은 여전하다.

서브자로서 동참하는 미카엘이란 존재는 리스베트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사람이며 그런 그들의 관계는 이성 간의 연을 뛰어넘는 인간애의 동지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훨씬 앞서는 듀엣의 조합을 보는 듯하다.

 

해커가 있다면 모든 것을 훔쳐낼 수 있고 변호사가 있으면 모든 도둑질을 정당화할 수 있다란 말을 제대로 알 수 있게 한 책의 이야기 구성은 양심적인 국가 안보 위주의 활동이라도, 설사 그것이 어떤 범죄 집단과의 연계를 통해 손을 잡고 일을 이루어 나갈 때 힘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통해 주도권을 잡기가 힘들다는 역설, 컴의 세계에서 미지의 해커로서 활동하는 리스베트 같은 인물들이 있다면 그나마도 세계의 질서들은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서번트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펼치는 뇌의 창대한 활동들을 보이는 여러 이야기들은 여전히 인류가 관심을 가지고 다루어야 할 것들이 아닌가도 생각해보게 하고 더군다나 두 자매의 끝나지 않은 맺음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는 아쉬움과 기대를 모두 하게 한 작품이다.

 

이미 영화로도 나온 시리즈도 있지만 이 작품 또한 영화로도 나온다면 또 다른 재미와 흥분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유작으로 끝맺음을 맺을 뻔했던 이런 좋은 작품을 다시 다른 작가의 손에 이어지게 만든 저력도 부럽지만 이야기의 구성 자체도 좋았다는 사실에서 이 작품의 다음 시리즈를 더욱 기대해보게 만든 저자의 노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