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글 목록: 나의 정원

모래바람

모래바람

모래바람 진구 시리즈 4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7년 6월

서양과는 달리 추리 미스터리의 장르로써 왕성한 활약을 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도진기 작가다.

그의 이력에서 보듯 판사로서 익히 다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동안 한국의 독보적인 장르의 대표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 이번에는 처음으로 판사라는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서의 첫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전문 작가로서의 보다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을 접했다.

 

‘진구 시리즈’로 알려진 책의 연작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별개의 이야기를 쏟아낸 저간의 작품을 토대로 이번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에 대한 궁금증이 타 책들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게 했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의뢰인과의 만남을 위해 대형 벤처투자회사 제이디애셋에 들어선 진구와 그의 여자 친구인 해미는 유연부와 마주치게 된다.

 

유연부-

어릴 적 초등학교부터 중학시절까지 동창으로서 진구와 지내온 두 사람, 아버지들끼리도 선의의 경쟁처럼 서로 학문에 대한 열정을 쏟아붓는 사이였기에 서먹하게 헤어지는 진구와 연부의 관계를 해미는 의아해한다.

 

알고 보니 의뢰인은 바로 제이디애셋의 창업주이자 회장으로서 자신의 아들과 자신의 비서인 연부가 가깝게 지내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자 반대의 뜻으로 연부의 뒷조사를 의뢰하게 된 것.

다른 때 같으면 선과 악의 경계를 뚜렷하게 구분 짓지 않고 사건 의뢰를 맡았을 진구가 거절하자 해미는 연부와 진구의 과거를 궁금해하는데….

 

책은 진구 시리즈답게 진구의 힘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어릴 적 아버지들을 따라  중국 실크로드 탐사 과정을 따라나섰던 두 사람, 그곳에서 진구 아버지는 목숨을 잃고 연부 아버지마저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사망자의 신원으로 장례를 치르게 된 힘든 과거는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들의 관계 형성을 그리고 있고 본격적인 살인이 발생하는 중반 이후부터는 살인자가 먼저 쉽게 밝혀지고 그 이후에 밝혀지는 비밀들이 드러남으로써 보다 인간관계에 얽힌 감정과 복수, 복수시도를 행하려 했던 행동들과 가책, 그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의 행보를 통해 다시 한번 인간 안에 내재해 있는 그 무언가가 어떤 계기를 통해 본색을 드러내는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전작들이 트릭과 살해 현장에 대한 검증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면 이번의 책은 작가가 그동안  경험하고 들었던 사건을 전문가의 법률 지식으로 한층 포장해 좀 더 인간관계의 심도를 높였다는 점이 다르게 다가오게 한 책이다.

 

“사람들이 왜 살인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살다 보면 정말 저 인간만은 죽여버리고 싶다, 그런 마음을 먹는 대상이 한두 명쯤은 있게 마련인데, 왜, 양심 때문에? 아니, 모순이지. 죽이고 싶은 마음이 벌써 들었는데 다시 또 무슨 양심 때문에 그걸 안 한다는 거야. 이유는 간단하고 유일해. 잡힐까 봐서야. 범행여지에는 강한 처벌보다 높은 검거율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어.(생략)  살인? 우습지. 수학적인 확실성이 아니라서 내 맘에 들진 않지만, 어떻든 발각 가능성이라는 파라미터만 낮춰주면 살인을 결심한다는 결과 발생의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게 분명해 -p 270

 

물고 물리는 연부와 진구의 관계는 또 다른 감정의 소산을 유지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면서 마지막 연부의 대사를 통해 서늘함마저 느끼게 하는데, 살인을 해아만 했던 그 당시의 오묘한 자연의 조화인 모래 바람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들이 벌어진 정황들 모두가 그저 한 손에 쌓였다가 한순간에 날아가버릴 만큼 흔적조차도 볼 수 없었던 모래 바람처럼 사라지길 바라는 진구의 바람 때문이었는지…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과거와 현재의 인간 관계도가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 주는 미지의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그동안 출간된 작품들이 일부가 영화로, 또 진구 시리즈는 드라마로 만날 수 있다니 책을 읽은 느낌과는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해보게 한다.

 

아울러 더 발전된 한국형 추리 스릴러계의 대표 작가로 거듭나길 응원함은 물론이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에타와오토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노년의  83세인 에타-

그녀는 전직 교사로서 남편인 오토를 남겨두고 바다를 보기 위해 무작정 집과 농장을 떠나 동쪽으로 도보 여행을 시작한다.

남편인 오토는 자신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아내가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홀로 집에 남아 그녀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이런 그녀의 인생에서 남편 외에 또 다른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러셀이다.

전쟁이 벌어지자 동네 남자들은 모두 전쟁으로 떠났으나 그 자신은 신체의 불구로 인해 홀로 남은 남자가 되어 버렸고 이후 친구인 오토와 에타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우정과 연모를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에타가 돌연 떠났다고 하자 그녀의 뒤를 따라 찾아 나선다.

 

책의 제목인 네 개의 명칭은 위의 세 사람 외에 제임스 라 부르는 코요테다.

이 코요테는 에타의 눈에만 보일뿐 실제로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없이 오로지 에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여행 중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동물이자 동지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점차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치매’란 병을 앓고 있는 에타에게 남겨진 기억이란 어떤 의미일까?

 

혹자는 즐거웠던 것들만 기억하려 애쓰려 하고 혹자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봄으로써 희로애락의 모든 것들을 감싸 안으려 하기도 하지만 에타의 경우엔 아마도 젊었던 시절 오토가 전쟁에 나가고 그 전쟁 중에 에타에게 보낸 전쟁의 참상과 동료의 죽음을 비롯한 상흔의 상처를 기억하며 그 길을 더듬어봄으로써 자신의 한 시절을 기억해 내려는 것은 아니었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여행을 하면서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시점의 반복을 통해 마주치는 각개의 기억들, 이 속에는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편지를 주고받음으로써 로맨스를 키웠던 오토와의 사랑이야기, 뜻하지 않게 이 여행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는 와중에 느끼는 또 하나의 여정은 저자가 그리는 노년의 삶의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닌다.

 

인간은 기억이란 것에 대해 자신이 기억한 것만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또한 그러한 점을 보여 주는데, 한 사건을 두고 각기 세 사람이 기억하는 것들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 그런 가운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버린 인생에 대해 저자의  표현은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인생의 노년에 접어들게 되면 지나온 모든 것들을 반추해 볼 때 과거보다는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생각과 정리를 하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에타가 평생토록 보지 못했던 바다를 찾아 나선 행동을 그리는 이 책은 지나온 과거를 통해서 기억해야 하는 것들은 기억의 여지로 남겨둘 것, 상실해야만 하는 부분들은 과감히 그것을 인정하고 감싸 안으며 떠나야만 하는 순례라는 형식을 통해 노년의 인생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의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란 직업이 무색하게 전문적인 소설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책인 만큼 가슴 뭉클함이 전해져 오는 책이다.

                                                                                                                          
                                                                                

루살카 저주의 기록

루살카저주

루살카 저주의 기록
에리카 스와일러 지음, 부희령 옮김 / 박하 / 2017년 6월

인류사의 대대로 내려오는 비밀들을 간직한 책이라면, 더군다나 내 조상들을 포함한 현재의 나에게 올 어떤 미래적인 비밀들을 알게 된다면?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책을 접했다.

201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으로 올랐던 저자의 첫 작품으로 내용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이야기의 흐름을 보인다.

 

벼랑 끝,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위태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사이먼-

사실 부모와 함께 살던 집으로 오래된 유서 깊은 양식을 간직한 집이지만 위치 자체가 바닷바람과 해변 가까이 있는 까닭에 수시로 폭풍과 비바람, 파도로 인한 해변 침식으로 집은 점차 물과 절벽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

 

가난한 사서로서 생활하는 그는 엄마가 어느 날 바다에 뛰어들어 익사한 채 죽은 뒤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어린 여동생을 홀로 키우며 살다시피 했지만 여동생마저 정착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집을 떠나버렸다.

 

근근이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집 앞에 소포 하나가 배달이 되고 그 소포 안에는 오랫동안 고적상으로 일해오던 사람이 자신의 손에 넘어온 이 책을 본 결과 그 책 속의 이름을 찾아 결국 사이먼에게까지 오게 된 것-

고적상은 아마도 이 책에 관련된 인물들이 사이먼의 조상들과 연관이 있을 것 같다고 하는데서 사이먼은 관심을 두게 되면서 이야기는 책 속의 등장인물과 현재의 사이먼의 상태를 교차해 보이면서 진행된다.

 

책 속에는 17세기가 배경이 되고  유랑 극단을 이끌던 극단주, 벙어리 소년 에이모스의 만남과 활동이 그려지면서 유랑 극단 속에서 동고동락을 했던 주요 인물들이 나온다.

 

현재 자신의 상황은 결코 좋지만은 않기에, 사이먼은 실직 상태가 되고 친한 친구처럼 여겼던 앨리스와 연인인 듯 연인이 아닌 사이인 중간지대의 사귐, 여동생 에놀라가 돌아옴으로써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데….

 

책은 타로 카드에서 보이는 여러 그림들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주고 루살카라는 슬라브 신화에서 나오는 물의 요정을 차용함으로써  이 책의 여인들이 모두 죽는 방식인 익사를 통해 사이먼 가문에 얽힌 비밀과 연관이 된다.

 

외할머니, 외할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사이먼의 엄마, 모두 같은 날짜인 7월 24일에 죽음을 맞았고 책에 써진 대로라면 자신의 하나뿐인 혈육 에놀라마저 같은 날짜에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암시를 느낄 수가 있다는데서 사이먼은 이 책에 대한 비밀과 가문의 비밀, 이것을 풀어나가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동원하며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현실과 과거를 오가며 환상적이고 주술적인 방식의 묘사, 그 안에서 잉태되고 태어난 존재가 버림받으면서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과거의 유랑극단의 삶을 통해 사이먼과 연결을 이어주고 있으며 이는 곧 현재로 돌아와 가족 간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그 밖에 불륜이라는 또 다른 비밀을 통해 서서히 미스터리처럼 얽힌 부분들을 풀어헤친다.

 

책은 상당히 두껍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그리는 이야기의 흐름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기에 읽기에 수월함을 주는 저자의 글 흐름의 방식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저주에 걸린 가문의 비밀을 푸는 과정에서 느끼는 삶에 대한 생각들, 그 가운데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여행길에 오른 네 남녀, 사이먼과 앨리스, 에놀라와 도일의 동반 여행은 자신들에게 걸린 저주를 모두 거부하고 새로운 삶으로의 희망을 여는 여정의 길처럼 느껴지기에 독자의 시선으로 이들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 책이기도 하다.

 

무수히 많은 사연들이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이고 쌓인 이야기를 한 번에 풀기는 어렵지만 풀리기 시작하면 서서히 쉽게도 풀린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깨달을 수  있으며 인간사의 모든 감정들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또 다른 희망이라는 판도라를 찾으러 가는 이들에 대해 격려를 보내고 싶어 지게 한 책이기도 하다.

 

 

2017 서울국제도서전

티켓

 

국제도서전 티켓입니다.

오늘까지 열리고 있는 국제 도서전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는 메르스의 영향으로 흐지부지 됐던 것으로 아는데, 올해는 더위도 더위지만 주말이라 가족단위, 단체방문객, 개인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사전등록

미리 사전예약 신청을 했기에 입장료는 무료로, 시간 절약도 됐던 것이 도움이 되더군요.

 

입구

들어가기 전에 시간대별로 프로그램 안내가 붙여져 있어 참고하며 구경하면 좋을 듯 해서 찍어서 바로 입장했습니다.

 

문학간판

대표적인 문학동네 부스 코너가 들어가자 보이고,

열린책들간판

열린책들은 그 옆에 있어서 관심있는 분들에겐 동선이 짧아 구경하기 좋았겠단 생각이 드네요.

 

열린책들구매

 

원래는 세트 판매로 파는 작품인데 도서전에 한해 낱개 판매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러 작품들 중 고심 끝에 선택한 ‘죄와 벌’ 그리고 사은픔으로 받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름이 새겨진 연필 4자루입니다.

작가 사인전

문학동네에서 이번에 출간한 신작 및 전작들에 대한 친필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황석영 작가님의 사인회라서  그런지 사람들의 늘어선 줄이 줄어들지 않더군요.

저도 친필 사인 받는데 성공!

장길산 작품부터 그동안 출간한 작품을 모두 읽었다고 했더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이번의 출간 작품을 읽는다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이미 예약판매 기간에 구매한 책 덕분에 1권은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친필사인을, 이번에 도서전에선 2권을 들고가 받아서 저의 이름이 새겨진 친필 사인을 받게 되어 기쁘더군요.

 

사인회사은품

사전 사인 신청을 한 고객에 한해 주는 사은품입니다.

음료와 함께 받은 것인데 집에 와서 보니 셜록홈즈 포스트 잇, 이번에 출간한 작품의 제목인 ‘수인’의 이름이 새겨진 코인, 문학동네 세계문학이름이 새겨진 볼펜 3세트까지…

소장가치가 있는 굿즈라 타 인터넷 서점에서 주는 굿즈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지역서점

소서점

 

이번에는 지방 책방 살리기 일환으로 지방 서점의 소개와 함께 지역 서점 활성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기획한 코너가 눈을 끌더군요.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 있는 지방 서점에 대한 지원, 관심을 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전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 (2)

이번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한 터키입니다.

부스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터키공연

터키의 음악을 연주하시는 분들의 음악을 들으니 우리네 정서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주기에 더욱 친근감이 들었어요.

터키문학

터키캘리 (2)

캘리그라피로 써주시는 터키 분인데 아주 섬세하고 특이한 글씨체로 써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줄서서 기다리며 받았죠^^

터키캘리

보통은 자신의 이름을 적어놓은 종이를 제출하면 그대로 보면서 써주는데, 저는 터키 방문했던 기억을 남기고자 터키어로 “안녕하세요?”란 의미의 “메르하바”를  신청했고 그 밑에 캘리그라퍼의 사인을 써주셨으면 하고 신청했더니 흔쾌히 써주시더군요.

아주 다채롭고 재밌는 행사가 많았던 도서전이었던 만큼 다음 해에도 이런 좋은 행사를 통해 더욱 책에 대한 관심과 기쁨을 누리는 행사로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날씨는 더웠지만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북유럽 신화

북유럽신화

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자면 대표적인 것이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뽑을 수가 있다.

어린 시절은 물론이고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 흥미로운 신들의 세계는 깊이만 좀 더 보강되어 있을 뿐 흐름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여전히 인간들이 상상하는 신화의 세계는 그 존재가 마치 우리들 곁에 항상 같이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 덧붙여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북유럽 신화를 더한다면 같은 유럽권 내에서도 같으면서도 다른 특징을 지닌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요즘은 북유럽의 소설도 인기를 끌고 있고 가끔 내용들 속에서도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천둥의 신, 토르가 아닐까 싶다.

 

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의 이름이기도 하고 영화에서도 나온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몸에 지니고 다니는 망치는 트레이드마크처럼 여겨진다.

 

이 책의 저자인 닐 게이먼은 이야기꾼의 장점을 잘 드러내면서 모든 독자들에게 신화, 그것도 북유럽권의 신화의 태동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같은 신화의 이름이 달리 불리듯이 북유럽의 최고의 신이라 불리는 오딘도 그 특징을 보면 마치 제우스를 만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역시 같은 문화권에서의 신의 이미지는 다를 수가 없는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북유럽의 첫 신화의 태동은 북쪽에는 니플헤임이라는 암흑의 땅, 남쪽에는 무스펠이라는 불이 있다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갈래의 탄생들의 조합의 결과물인 최고의 신 오딘이 등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들려준다.

 

지혜를 얻기 위해 자신의 한쪽 눈을 실명한 오딘은 제우스와 같은 동격이다.

그런 그의 아들인 토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묠니르’라는 이름의 망치를 항상 곁에 지니고 있는데, 바로 이 망치에 얽힌 사연 또한 기막힌 운명처럼 이어지니, 백발백중의 망치는 로키란 신이 술에 취해 토르의 아내인 시프의 금발을 잘라버림으로써 그 대가로 얻은 것이란 것이 재미와 흥미, 그리고 연이어 로키란 신에 대해 궁금증을 일으킨다.

 

로키는 어떤 신인가?

읽으면서 가장 인간이 지닌 성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주의 인물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왜 그렇게도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지, 교활하고 음험하며 약삭빠른 짓은 혼자 다하고 다니고, 다른 신들을 위험에 빠뜨리는데 전문가의 역할을 자처하는 이런 캐릭터는 예뻐할 수가 없는 강한 존재로 기억에 남게 한다.

그러면서도 위험에 빠진 신들을 구해주기도 하는, 로키란 신이 지닌 종합적인 모습들은 때때로 인간들이 서로 시기하고 음모에 빠뜨리다가도 이익을 위해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돕게 되는 절묘한 상황들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란 생각이 들게 한다.

 

이외에도 라그나로크의 이야기도 북유럽 신화의 종말이자 시작이란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익숙하지 않은 지명과 이름들 때문에 처음에는 읽기에 생소한 면이 많이 있지만 저자의 이야기꾼이란 탁월한 능력과 상상력은 또 하나의 신화 탄생을 알리는 힘을 실어준 책이 아닌가 싶다.

 

26개국 출간, 2017년 아마존 ‘올해의 책’ , 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란 타이틀답게 책의 내용은 곳곳에 유머가 드러나는 상상력을 덧댄 이야기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의 뒷부분이 아쉬움을 주는 만큼 다음 연작 시리즈로 또 나올 가능성도 기대해 보게 하는 책이다.

 

 

그 남자의 고양이

고양이 표지

그 남자의 고양이
샘 칼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6월

사람들이 가장 친근하게 여기고 가까이하는 동물이라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개와 고양이다.

개와 고양이의 선조를 더듬어가자면 인류가 자신들의 욕구에 맞는 적응력을 훈련시키고 진화된 모습으로 오늘날 이렇게 친근한 이미지로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

 

고+사람

 

이 책에 실린 글과 삽화는 정말 그 어떤 책보다도 이렇게 고양이와 인간, 특히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재미를 더해준다.

 

언뜻 생각해보면 고양이란 동물이 여성들과 더 친할 것도 같지만 이 책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아트북 형식으로 나온 책이라 저자의 이력처럼 예술의 면모와 함께 고양이 집사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친근감을 강조한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최초로 고양이 문을 발명했다고 하는 아이작 뉴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윈스턴 처칠의 집에는 아직도 그들이 키웠던 고양이들의 후손이 있다는 사실들, 윌리엄 S. 버로스와 앤디 워홀은 자신의 작품을 탄생시킬 때 고양이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고양이의 존재는 유명인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친구 그 이상의 존재임을 느낄 수가 있다.

 

고양이와의 조화

 

특히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고양이 숭배를 통해 고양이가 죽으면 애도의 뜻으로 눈썹을 밀기도 했다는 사실을 접할 때는 인간이 느끼는 무언의 신앙의 대상이 동물에게까지 확대되었단 점을 알게 해 주는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느끼게 해 준다.

 

이렇듯 유명인사들, ‘중세 허웰 아프 카델’왕부터 윈스턴 처칠, 프레드 머큐리, 마론 브랜도, 마트 트웨인, 레이먼드 챈들러…. 책을 펼치면 모든 유명인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자 그들이 사랑하고 영원한 친구이자 동반자로 여겼던 고양이에 대한 찬사까지, 책의 내용 그대로인 캣맨 보고서이다.

 

가끔 부고의 소식을 접할 때면 유산 분배 과정에서 자신이 아끼는 고양이나 개에게 유산의 일부나 전부를 준다는 내용을 들을 때가 있다.

자신을 가장 아껴주고 힘이 되어주었던 애견이나 애묘들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 넘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바로 프레드 머큐리의 경우도 그렇다고 한다.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묘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답게 이 책에서도 빠지지 않지만….

 

고1

마론브랜도

마크트웨인

프레드머큐

프레드고양이

무라카미 하루키

 

점차 독신주의자들이 많아지고 혼자 살아가고 있는 세대가 많아진 만큼 앞으로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으로 일러스트의 조화와 멋들게 들어간 고양이와 그의 주인인 남자들의 조합!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매력적인 피부 여행

피부여행매력적인 피부 여행 – 생명의 보호벽, 피부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요즘 TV 특히 홈쇼핑을 우연히 볼 때면 유행의 흐름을 알 수가 있다.

특히 화장품과 옷들이 대표적인데 그중에서 화장품들은 유행의 첨단을 선도하고 있다는 뷰티 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과 함께 정말 가장 중요한 얼굴의 기초적인 상품을 볼 때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놀라곤 하다.

 

특히 독일 하면 기초의 단계인 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더 나아가 가장 원초적이고도 기초적인 우리의 피부에 대한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공부도 그냥 주입식이 아닌 단순한 지식 위에 전문의가 알려주는 자세한 부분들을 더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외에 내게 맞는 타입의 피부에는 어떤 점들을 보완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이 책은 독일 아마존과 슈피겔 베스트셀러 1위로 오르면 피부 읽기에 대한 열풍을 몰고 온 옐 아들러 란 피부과 전문의가 엮은 책이다.

 

가장 피부의 중요한 첫걸음인 피부에 대한 흔적들, 피부를 무작정 생각하는 것이 아닌 피부에 대한 중요성과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피부를 비교해 봄으로써 피부 병변에 대한 지식을 알려 준다.

 

표피

 

특히 여드름이 많이 나는 체질의 경우엔 어떤 원인과 그에 따른 처방,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피부의 노화 속도와 변화 추이, 주름살에 대한 정보는 요즘 가장 핫한 미백과 주름개선에 관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좋은 내용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의 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여드름 탄생

 

특히 이 책은 피부에 관련된 인체의 전방위적인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사계절로 사용하는 선크림의 용도와 자신에 맞는 피부별 타입 사용법에서 알러지에 관한 정보, 아토피에 관한 이야기, 섹스와 생체의 기능, 호르몬과 성병, 그리고 몸에 좋은 각 군에 속하는 음식들의 특징, 약에 많이 포함이 되는 스테로이드제의 장단점을 통한 지식, 그리고 끝에는 영혼의 영역까지 다룸으로써 자해와 관련된 피부의 손상과 사람들의 인식, 스트레스가 주는 영향을 다시 되짚어 보게 한다.

 

가렵지

선크림

아토피 피부

얼굴 상태

 

결국 어떤 생각을 갖고 생활하느냐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정해진다는 주장은 이 책에서도 나타나는 피부에 대한 관심과 함께 행복의 지수가 높으면 당연히  겉 피부에서도 그 결과물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해 준 책이다.

몸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낀다는 피부, 그 피부가 가진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는 책이라 이런 분야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

 

 

 

 

 

 

 

 

꿈꾸는 탱고클럽

탱고꿈꾸는 탱고클럽
안드레아스 이즈퀴에르도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6월

많은 춤들이 있지만 탱고만큼 정열적인 춤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탱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춤이다.

처음 이 책의 띠지에 대한 글과 글의 내용을 어림직작하건대, 어떤 이야기일지가 대강 짐작이 갔지만 책을 읽으면서 탱고에 대한 흥미를 다시 느끼게 되고 나도 모르게 탱고의 박자를 그리면서 읽게 된 것도 의외였던 책이다.

 

잘 나가는 컨설팅 회사의 초 바람둥이자 날라리, 가버 셰닝-

진지한 관계도 싫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른 기분전환으로 유일한 취미인 탱고를 추는 것으로 낙을 삼는 남자다.

여기에 짝꿍 여인과의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은 하나의 보너스!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패턴을 유지하며 자신의 펜트하우스로 상사의 부인과 함께 지내기 위해 차를 운전하던 중, 아뿔싸 사고를 내고 말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한 노부인과의 접촉 사고는 이후 그에게 전혀 다른 인생의 척도를 가지게 하였으니, 바로 고소를 염려하던 그에게 노부인은 자신의 청을 들어주다면 이 모든 일을 없던 일로 해주겠단다.

가버는 의외의 걱정을 덜어볼 생각으로 선뜻 응하게 되는데, 다름 아닌 노부인 자신이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특수학교의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란 부탁에 난감해한다.

 

교육의 일이라곤 전혀 무관했던 그에게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책은 가버란 인물의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특수학교, 정확히 말하면 학습 인지능력이 떨어진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다니는 5명의 아이들의 사연을 함께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일에 끼어들게 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곧 회사에서의 큰 프로젝트 성사의 결과에 따라 경영 파트너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될 그의 원대한 꿈은 견제해 오는 또 다른 동료와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이루는 가운데 점차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살아갔는지에 대한 회상, 자신 또한 어려웠던 가정의 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해왔던 일종의 경험들을 통해 각자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과정이 다른 영화나 글에서도 일맥상통하는 장면들을 보인다.

 

 

다만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아이와의 대화와 죽음에 초연한 듯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한 장면 한 장면, 대사를 통해 일말의 유쾌함을 주는 듯싶다가도 한순간 뭉클하고 먹먹한 감정을 쏟아 내기에 충분한 글의 흐름으로 인해 나름대로 유쾌하게 그리면서 해피엔딩을 예상했던 나의 짐작과는 달라서 이건 반칙성의 책이 아닌가 하는 나름대로의 항변을 해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답답한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자신의 취미로 할 수도 있는 탱고란 춤에 대한 저자의 동작 표현은 문득 영화 ‘여인의 향기’를 연상하게 했다.

세상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뛰었던 한 남자의 가슴에 진정으로 따뜻한 물결이 일어나게 만들었던 아이들의 행동과 말들은 오히려 그에게 또 다른 인생관을 심어준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천방지축, 어디로 날뛸지 모르는 아이큐 85의 아이들이 점차 춤에 동화되어 파트너와 한 몸으로 춤의 표현을 통해 자신들 또한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동기를 부여해 준 이 책은 어른이되 아이의 성장에서 멈췄던   한 남자에게는 또 다른 인생의 참 의미를, 소외되고 자신감이 없었던 아이들에겐 사회 적응이나 또 다른 학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전해 준 책이다.

 

 

 

 

 

 

 

 

 

 

 

갑자기 혼자가 되다.

갑자기 혼자ㅣ갑자기 혼자가 되다
이자벨 오티시에르 지음, 서준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어릴 적 읽은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과 15 소년의 표류기는 미지의 세계, 그것도 무인도라는 섬에 정착했을 때의 무궁무진한 삶에 대한 일말의 희망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던 책이었다.

 

특히 로빈슨이란 인물이 홀로 남겨진 섬에서 스스로의 생활을 해나가는 과정은 그럴듯한 모습과 함께 누구라도 이런 식이라면 홀로 남겨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을 것이란 상상을 더해주는데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런데 또 다른 방향의 제시를 해 준 책으로 인해 과연 로빈슨의 생활은 가능했었는지에 대한 해석과 관점을 달리 보이게 한 책이 있었으니 미셸 투르니에의 작품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이란 작품이었다.

 

어쩌면 어린 나이에  동화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길목에서 던져줄 수 있는 희망과 긍지, 자신감과 꿈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해 읽은  글이란 점을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싶기도 하지만 냉철한 각도에서 달리 받아들여지는 미셸의 책은 크게 인상이 남은 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으면서 또 한 번 미셸의 책을 동시에 생각해 가면서 읽게 했다.

이 소설은 세계 최초로 혼자 배를 타고 세계 일주에 성공한 여성 항해사 이자벨 오티시에르가 쓴 장편소설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극의 상황에 몰리게 될 때의 인간의 선택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이 행한 행동에 대해 어떤 시선과 관점, 그리고 이러한 행위를 통해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 준 책이다.

 

서른을 막 넘긴 루이즈와 그녀의 남자 친구 뤼도비크, 두 사람은 동거를 하면서 살아가는 커플이다.

유머 넘치고 자유분방하며 쾌활한 퀴도비크의 계획에 따라 선뜻 내키지는 않지만 안식년을 이용해 배 항해를 시작한다.

돌고 돌아 남아프리카까지 가기로 결정한 그들의 계획은 남미 대륙의 끝인 파타고니아와 혼 곶 사이에 있는 천해의 자연보호구역인 어느 무인도에 몰아친 폭풍우로 인해 배는 종적을 감추게 되고 그나마  구명정만  간신히 건지게 된다.

 

이후 그들은 한때 고래잡이가 성행하던 시절  이 곳에 기지를 세우고  번창했던 사업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유물들을 보면서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고 애를 쓰게 된다.

 

변변한 옷이나 식량조차도 없던 그들 앞에 도사린 것은 굶주림과 변덕스러운 기상변화, 곧 불어닥칠 겨울의 추위로 인한 식량 비축까지….

 

책에서 익힌 지식들을 이용해보려 하지만 전혀 이용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는 곳, 보호 동물인 펭귄을 잡아 털을 뽑고 말리다가 쥐에게 상납당하고 강치를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급기야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움, 걷잡을 수 없는 절망을,  특히 그들 사이에 놓인 사랑마저 언제 했는지에 대한 기억조차도 물러서게 만든다.

 

둘이 의지하되 서로 혼자임을 느끼게 되는 과정, 관광 크루즈선이 보였을 때의 두 사람의 각기 다른 행동은 걷잡을 수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데….

 

미셀이 그린 책에 나오는  정반대의 크루소를 그리고 있는 점을 타당하다고 느끼게 해 주는 책,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데, 일종의 경고라고나 할까?

무수히 많은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낱 생명체에 지나지 않는 인간들은 너무나도 자만심이 가득하다는 사실,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도 전혀 손을 쓸 수 없고, 이성마저 마비시키는 굶주림은 아무리 사랑으로 맺어진 연인이라고 할 지라도 각개의 독립적인 고독과 혼자라는 자각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는 과정들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도전을 거부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독자들은  루이즈가 기가 빠지고  절망, 굶주림에 빠진 뤼도비크를 남겨두고 홀로 섬을 탈출했을 때와 다시 돌아올 때의 기간 사이에 느꼈던 감정의 변화를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구조의 손길을 찾고자 떠난 길이 자신이 찾은 기지에서의  아늑함,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잠, 다시 원기를 회복했지만 다시 돌아가길 머뭇거렸던 행간의 의미를 통해 인간 각자의 삶에서 이성을 제치고 본능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이행한 루이즈에게 차가운 눈길을 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살기1

살기2

책은 섬에서의 ‘저편에서’와 극적으로 구조된 루이즈의 세상 나오기 편인 ‘이곳에서’를 통해 상반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보통의 우리들인  인간들이 갖게 되는 궁금증, 정말 그곳에서 로빈슨 크루소 같은 생활을 하고 구조된 한 여인의 경험을 그저 신기하고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세태와 이를 이용한 매스컴의 보도와 기자의 눈에 비친 또 다른 영역 활동은 루이즈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고 진실을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는 사실 이면에 또 다른 망설임을 통해 인간으로 지닌 양심의 끝없는 가책을 보여줬단 점에서 저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살기 위한 본능,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해야만 공존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 이성으로 돌아왔을 때의 겪게 되는 루이즈의 행동을 통해 결코 자연이 우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줬단 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자연은 그대로 그곳에 항상 있지만 인간들의 무분별한 행동과 자만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는 소리 없는 몸살과 아우성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한 책이자 저자의 계절 변화에 따른 풍경 묘사는 인상적이면서도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루이즈가 정신적인 충격을 딛고 일어서는 의지를 담고도 있는 책이기에 여러 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지게 한 책이 아닌가 한다.

 

카이사르 1

카이사르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제5부인 <카이사르 1>이다.

이미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연속적인 발간으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은 여전히 흥미와 역사적인 재미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애정 하는 카이사르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다룬 것을 보더라도 카이사르란 인물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사람임은 틀림이 없다.

 

정치에서는 아군도 적도 없다는 말이 있듯이 필요에 의해서 자신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서로가 반목된 결점들이 있더라도 한 수 접고 동지애를 발산시키는 체제이다.

그렇기에 이미 카이사르는 자신의 딸인 율리아를 폼페이우스와 결혼시킴으로써 정치적인 동지애를 장인과 사위라는 혈연관계로 끈끈하게 맺게 되지만 이 책의 처음 시작처럼 안타깝게도 딸 율리아는 출산 도중 사망했다는 비보를, 더군다나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 아우렐리아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된다.

엄청난 비보였을 텐데도 군인은 군인인지라 애도의 기간을 거친 후에 카이사르는 본격적인 브리타니아와 갈리아의 여러 부족을 분개 별로 무너뜨리며 정복의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영역 활동에 있어 카이사르는 주도면밀하게 본국의 정세 또한 놓치지 않고 있었고 이는 사위였던 폼페이우스가 비로소 자신의 위치를 넘어선 로마 만민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던 카이사르에 대해 견제의 눈길을 돌리면서 본격적인 공화정 말기의 정세를 그려낸다.

 

확실히 저자의 필치는 세밀하고 노련하다.

많은 방대한 로마의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주요 등장인물들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에게 기억력 회생을 시켜주는 친절성, 비록 야만족이라고 칭했던 갈리아의 한 부족과의 싸움에서도 상대 부족장의 전쟁 옷을 묘사한 부분들은 철저한 고증의 자세와 성실성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냉철하자면 끝없이 냉철하다가도 유머와 지성, 뭇 여성들과의 염문에도 그 흔한 원망조차 듣기 어려웠다던 카이사르의 처신은 이제 본국에서의 핏줄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태,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혼미한 공화정을 뒤엎고 자신이 꿈꾸는 세상으로의 진입을 마칠 준비를 하려는 자의 정신적, 육체적인 자세가 냉혹하게 그려진다.

 

서로가 서로가 취하는 바를 원하는 것이라면 한 눈은 지그시 감고 한 눈은 매의 눈으로 섭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작은 소도구라도 쓸모가 있는 법, 카이사르에게 오랜 원한을 품고 있는 보니 파의 카토와 비불루스와 폼페이우스의 연합, 드디어 로마로 복직해 원로원에 입성한 부투스의 존재는 이후 루비콘 강을 건너기까지의 긴박한 상황들과 이후 정국을 어떻게 그려낼지 다음 편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 속에서 만일은 없지만 항상 생각하는 상상이 있다.

카이사르의 계획대로 자신이 초대 황제에 오르고 차근차근 로마 제정으로의 초석이 다져졌다면 과연 로마제국은 어떤 모습으로 지금의 유럽 정세를 변화시켰을지, 읽으면서도 내내 여전히 그의 죽음이 안타깝게 여겨질 뿐이다.

 

카이사르에 대한 평, 이 문장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 “카이사르에 관한 한 술책은 습관이 되지 않아. 불가피한 것일 뿐. 폼페이우스는 누구를 속이려 할 때 스스로 거미줄 속에 뒤엉키네. 그래, 그가 거미줄들을 잘 다루기는 하지. 그래도 거미줄은 거미줄이야. 그에 반해 카이사르는 태피스트리를 짜지.” -p. 349~350

 

자, 이제 판은 정해졌고 얼만큼의 정교한 태피스트리를 통해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할지 독자들은 여전히 목마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