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품격

 

제국품격

제국의 품격 – 작은 섬나라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박지향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영국 하면 생각나는 것은?

아마 입헌군주제의 대표적인 나라,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연방이 아직도 존재하는 곳, 여전히 그들이 지닌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역사라는 한계를 넘어 연구의 대상이나 호기심 부분에서도 관심대상이다.

 

지리적으로도 그렇게 좋은 곳이 아닌 섬나라, 그들의 먼 역사를 거쳐 올라가다 보면 오히려 한때 제국주의의 대표 자격으로써 자리를 잡았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로 여겨진다.

 

이 책은 과거의 찬란한 영광을 가졌던 영국의 발달과정과 지금의 모습들을 보이는 책으로 영국이 어떻게 세계 재패를 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이며 역사의 한 부분을 중요하게 차지하게 된 부분들은 무엇인지를  다룬다.

 

중세시대만 하더라도 그렇게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않았던 영국, 나폴레옹 시절에도 대륙 봉쇄령이란 어려움을 당하던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환경과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어쩌면 섬이란 한계를 박차고 나가지 않으면 살 수 없겠단 생각이 변화의 주된 원인일지도 …

 

그들은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서, 해적에서 시작된 해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스페인을 물리침으로써 세계 해상 재패라는 것을 이룬다.

 

빅토리아여왕

 

이를 바탕으로 바다의 가치성을 일찍이 깨달은 결과 식민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 경위, 왕권과 봉건제도, 시민들이 어떻게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며 왕권과 의회의 발전, 시민정신을 발전시켜왔는지에 대한 부분들은 결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은 만큼 식민지 국가의 탄압 과정들은 제국주의의 한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였다는 점에서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했단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을 남겼다는 점이 아쉬움을 준다.

 

호주영국

 

이 책을 접하면서 바다의 주도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전 세계를 막론하고 자본을 쏟아부어 해상의 재패를 꿈꾸는 정책을 실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먼 아프리카는 물론이고 가까운 동남아까지도 그들의 전방위적인 활동은 영국이 당시 자각했던 해상의 제패권의 중요성을 이미 답습하는 듯한 느낌은 나만 느끼는 것일까?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을 누렸던 영국, 이제는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그 빛은 예전만 못하지만  지금도  영연방의 수장으로서 상징하는 바는 크다.

 

유로연합의 탈퇴 결정,  이민자들 정책 또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영국이지만 그들의 발전사를 읽음으로써 우리가 취해할 점을 무엇인지,역사적인 부분에서도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나는 나대로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8월

한국 작가 중에서 늦은 나이에 등단해 자신의 필력을 만개한 작가들이 있다.

많은 창작물 속에는 자신이 살아오고 녹여낸 삶에 대한 관조, 철학, 보통의 사람으로서 느끼는 정감 있는 글들이 독자들로 감동을 일으키는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이 있을 것 같다.

 

남편과 사별 후 63세의 나이에 2017년도  제54회 문예상을 수상한 최고령 작가이자 2018년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한다.

 

저력이 있는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또한 74세의 모모코 씨다.

장성한 두 남매가 출가한 후에 소원해진 관계, 사별한 남편을 둔 모모코 씨, 홀로 살고 있는 그녀가 어느 날엔가는 여러 사람들의 말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들, 그 안에는 어릴 적 함께 살았던 할머니의 모습과 말부터 자신의 고향인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그런가 하면 표준말이 등장하는 등, 그녀의 삶에 잔잔한 외로움과 고독이 함께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의 실체적인 모습들을 그린 이 책은 단지 모모코 씨를 대변하는 것일뿐, 실상 보통의 우리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오빠에 비해 현저히 비교당했다고 생각하는 딸 나오미의 말은 비수처럼 꽂히되, 딸의 모습을 통해 결코 늙지 않길 바라는 엄마의 바람들은 딸과 함께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같다는 느낌들의 묘사 장면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결혼할 당시, 그 시대를 생각하면 당찬 행동일 수도 있었을 과감한 결단력과 고향을 등지고 남편과의 만남을 다룬 부분들, 사별한 남편의 무덤을 향해 교통수단을 거부하며 걷기를 고집해  가는 여정은 그녀만의 외로움과 고독을 스스로 함께 함으로써 홀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모습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비록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언젠가 모두가 모모코 씨처럼 늙어감을 피할 순 없다는 현실, 그녀처럼 그녀만의 방식으로 홀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그린 이 책은 작가의 연배와도 비슷한 모모코를 통해 인간 누구나 이러한 현실을 닥치게 마련이라는 것, 그렇다면 모모코 씨처럼 우리들도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또 다른 방식의 삶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던진 책이다.

살인의 문1.2

 

살인문

[세트] 살인의 문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역시 다작가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의 필력이다.

 

한 인간이 어떻게 처절히 무너져가는지를 그린 이 책 속의 내용은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인물이 주인공이다.

 

치과의사의 아들로 태아난 다지마 가즈유키는 5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난 두부 가게 아들 구라모치 오사무와의 질긴 악연으로 인해 인생의 험난한 길을 걷는 주인공이다.

 

약삭빠른 구라모치의 손에 이끌려 아픈 할머니의 용돈을 터는 행동을 시작으로 할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주위의 살인 의혹은 그의 집안을 풍비박산으로 몰고 간다.

 

부모의 이혼, 아버지와 함께 집을 팔고 전학한 시절부터 성인이 되어 부딪치는 사건들 속에는 모두 구라모치가 있었다.

 

오목 사건을 필두로 아르바이트 때 만난 여자 친구의 자살에도 구라모치가 관여했다는 사실, 그 이후 직장을 옮겨 생활하면서 그의 결혼 내막과 이혼에도 얽힌 구라모치의 계획들은 다지마로 하여금 한 인간을 죽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할 정도로 점차 깊이 뇌리에 새기게 만든다.

 

책은 한 인간이 어떤 인간과의 맺음을 통해 어떻게 점차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2권에 걸쳐 그리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어렴풋이 자리 잡고 있었던 살인에 대한 의문과 생각들, 가까운 할머니의 죽음을 시작으로 자신의 곁에 유일무이한 친구로서 자리를 잡은 구라모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다지마의 행동이 정말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나쁜 짓인 줄 알았다면 당장 연을 끊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도 늦지 않았을 나이인 다지마의 유유자적한 성격은 결국 그 자신이 스스로 살인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냄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내재된 인간 본연의 한 부분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독자로서가 아닌 나가 다지마였다면 과연 나는 다지마처럼 구라모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을까를 묻게 되고, 그의 행실과 말들이 옳은 길이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끌려가면서 행동하는 다지마란 인물에 대해 수긍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든 작품이었다.

 

계획적으로 한 인간을 파괴하게 한 구라모치란 인물의 설정, 선과 악 속에 담긴 인간의 결정적인 행보를 통해 살의를 느끼는 과정들이 쉽게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연애의 기억

연애기억표지  연애의 기억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8월

줄리언 반스의 신작 출간 소식에 기다렸던 책이다.

노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담이 들어있다는 이야기, 특히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연애라는 감정을 작가는 어떻게 표현을 했을까에 대한 궁금증, 이전 작품인 ‘예감은 틀린 적이.. 에 이은 또 하나의 기억과 회상, 사랑을 다룬 글이기에 더욱 설렘을 가지게 한 책이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 또는 누군가 말했거나 영상에서 나오는 한 구절일 수도 있는 사랑에 대한 문장들은 수없이 많다.

 

사랑하고 아픈 것이 나을까, 아니면 아예 두려움이 깃든 나머지 해보지도 않고 미리 방어막을 치고 사랑에 대한 무신경을 쓰며 살아가는 것이 나은가? 에 대한 많은 인류의 역사들을 보자면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평가를 내릴 수가 없다는 사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일부분이기도 한 이러한 연애의 얽힌 사랑의 형태를 작가는 담담히 서술한다.

 

1960년 대 초 19살의 대학생인 폴은 여름방학을 맞아 본가인 런던 교외의 집으로 내려오게 되고 당시 그들의 무난한 결혼의 형태인 모종의 클럽 모임을 통한 양가집 규수를 맞아 결혼까지 하길 바라는 엄마의 소망을 받아들여 테니스 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혼합복식 파트너로 만나게 된 48살의 수전 매클라우드는 이제 한창 자신의 젊음과 청춘이란 혜택을 누릴 폴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미 유부녀이자 폴보다 나이가 많은 두 딸을 둔 엄마, 자신은 이미 한물간 세대임을 자처하지만 테니스 파트너로서, 영국 중산층의 허울에 가려진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웃음과 행동을 통해 폴은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 또한 폴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책은 총 세 파트로 크게 나뉜다.

 

19세의 풋풋한 청년의 시선으로 자신의 사랑을 회상하는 폴의 시각, 이후 폴의 시각과 다른 삼자의 시각으로 보는 서술방식, 이후 또다시 등장하는 폴의 시선들로 나뉘면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첫 문장의 강렬함 속에 폴이 기억하는  연애의 회상은 오로지 폴만이 생각하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푹 빠져 주위의 시선에도 신경 쓰지 않았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은 두 사람만의 공간을 만들며 집을 떠나오게 되지만 이후 수전의 알코올 중독과 그런 그녀를 보살피며 같이 살았던 폴의 지쳐가는 모습이 사랑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

 

1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젊은 폴의 생각과는 달리 수전을 잃을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으면서 그녀에게 점차 지쳐가는 폴의 모습은 사랑하는 당시에 두 사람의 감정이 주위의 시대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지만 누가 잘못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 서서히 둘 사이의 틈이 생겨버린 그 상황을 비로소 깨닫는 폴의 회상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다지면서 살아온 노 작가답게 이번에도 역시 사랑이란 존재에 대해서 폴의 입을 빌려 말하는 대목들은 ‘기억’이다.

 

2

 

당시의 모든 것을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한 시선이나 사회상들은  수전이 허물어져가는 모습들조차 사랑하기 때문에 극복하려 한 폴의 모습이  노년에 이른 지금 인생의 한 부분을 차지한 ‘사랑’의 모습이고 그 ‘사랑’의 모습이란 결국 기억에 의존한 채 그려진다는 점이 열정적인 사랑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기억뿐이란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누구나 사랑이란 감정에 푹 빠져 있을 때 느끼는 열정은 그것이 설령 아픈 추억이나 배신으로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기억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폴과 수전의 이야기로 그려낸 저자의 글들은 사랑에 대한 진실 속에 거짓, 추억, 그리고 쓸쓸함이란 감정이 남는다는 사실을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든다.

 

수전의 말처럼 누구나 하는 사랑에는 결국 하나의 이야기란 사실, 사랑이 끝난 후에  느끼는 감정은 기억의 존재로만 남아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연애1 연애2

 

저자의 기존에서 다룬 책들 내용들처럼 언어의 맛이라고 할까, 여전히 매끄럽게 읽히진 않지만 그럼에도 문장 하나하나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은 여전하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목양면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현대문학에서 출간하는 핀 문학 시리즈, 이번에 이기호 님의 작품이다.

 

유쾌하면서도 뒤끝이 아주 유쾌한 것만은 아닌, 어떤 의미인가를 되새겨보게 하는 작가인 만큼 이번 작품 또한 어떤 내용일까? 기대감이 크게 다가온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목양면이라고 하는 마을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의 이야기를 다룬다.

목양면에 있는 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하에 있던 목사와 그 밖에 몇 명이 사망하고  다친 사람들이 나온다.

 

책은 첫 장부터 사건을 목격한 자부터 교회란 건물과 인연을 맺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방화인지, 합선에 이은 사고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에 담긴 흐름을 이어간다.

 

최근직 장로가 세운 교회, 그가 누군가? 중학교사로서 성실한 종교인으로 살아가던 그는 자신의 아들인 최요한에게 목사직을 할 수 있게 교회를 바친 사람, 마을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아픈 사연이 있으니 아내와 아들 둘, 딸 하나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내고 재혼 후 낳은 아들이 요한이다.

 

그런 그가 상실감에 쌓여 하느님에게 갈 것을 맹세하던 날, 하나님의 목소릴 듣게 되고 이후 재혼하면서 새로운 삶에 살아가던 중 또 이런 불상사를 맞게 된 것인데, 책은 작은 마을이란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시선들을 종합해보면서 방화 사건의 실제적인 진상을 밝히고자 하는 진행을 보이는 서술을 취한다.

 

저자는 성경에 나오는 ‘욥’이란 인물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다고 밝혔는데 옵은 아들이 죽지만 하느님에게 복종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인물로  그가 자신의 발에 생긴 상처에는 오히려 하느님에게 다른 행동을 보였다는 데서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성경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지만 책 속에 나오는 장로의 간증과 신앙에 대해 다룬 부분들은 하나님을 믿는 종교인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본능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란 사실, 자신의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던 요한의 행보들은 하나님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발상을 세우면서 하나님이 마치 살아있는 인간처럼 그려진다.

 

타인이 보기엔 심실 한 신자로서 간증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받았다고 하였으나 실제로 그 진실에 가까이 가보면 다른 상황이 있다는 이야기는 역시 이기호 작가만이 그릴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구성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특히 시종 모른다고만 하는 하느님, 정말 하느님 맞아?라는 물음을 제시하게 하는 글들이 인간처럼 보이는 설정이라 이색적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보통 인간들이 지니는 내면의 실상들을 화재라는 사건을 통해 신앙에 대한 믿음, 그보다는 우선시 되었던 생존 본능의 욕구들이 재밌으면서도 읽고 난 후에는 작가가 그린 이야기가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은 작품이다.

 

 

                                                                                                                                

풍선인간

풍선인간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전작들을 통해 중국 문화권의 새로운 스릴 독자로 자리를 잡은 작가의 작품이다.

 

초년에 지은 작품이라는데, 그래서 그런가 전작과는 분위기도 그렇고 내용도 조금은 가볍다는 느낌을 준다.

총 4편의 단편을 묶은 글은 작가가 순수하게 오락성만을 목표로 썼다고 한만큼 내용은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초능력, 상대를 풍선이라고 생각하고 신체의 일부 어떤 부분을 스쳐도 자신이 주문한 그대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한 주인공은 전문 청부살인업자로 전향한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맡는다는  원칙, 하지만 때로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 적도 있지만 그의 능력의 단점은 한 번의 주문으로만 행해질 수 있다는 것-

 

톡톡 튀기도 한 주인공의 행동과 말들은 청부업자임에도 밉지가 않은 설정이다.

언뜻 상상하는 청부업자라면 냉철하고 비열하며 오로지 자신이 생각하는 목적 외에는 그 어떤 사정을 봐주지 않을 캐릭터가 연상되는데 이 책에서 보인 주인공은 좀 모자란 듯 한 행동도 보이는 캐릭터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생각도 못했던 반전과 트릭의 연결성이 좋았다는 점은 이미 읽은 작품의 전초전인 만큼 내공을 쌓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마지막 이야기는 정말 역시 찬호께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단숨에 빨려 들어갈 듯한 설정과 그 내막에 쌓인 이야기의 전개는 가장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런 식의 풍선 인간이라면 다음 책에도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보게 되는 책, 전작들도 좋았지만 순식간에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은수의 레퀴엠

은수의 레퀴엠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 3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선하지도 그렇다고 악하지도 않은 변호사로의 캐릭터를 만든 저자의 이번 작품은 읽으면서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들에게 묻는다.

 

첫 장면부터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내용들, 아픈 세월호를 연상하게 하는 배 침몰 장면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배가 침몰하면서 자신이 살기 위해서 한 여성이 입은 구명조끼를 빼앗은 남자, 그것을 입고 살아남은 남자는 살인죄로 기소가 되지만 긴급 피난법에 의해 무죄가 선고되고 이 사건은 잊히게 된다.

 

한편 폭력단 사무소의 고문 변호사로 근근이 살아가는 미코시바 레이지는 자신이 한때 의료 소년원에 있을 때 지금의 길로 인도해 준 교도관인 이나미가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한다.

 

결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왜, 무슨 이유로, 살인할만한 사람이 아니란 확신에 찬 미코시바 레이지는 이나미의 변호를 맡게 된다.

 

하지만 이나미는 자신의 죄를 자백했고 자신의 죄에 대한 처벌을 받을 것을 원하는데, 이 사건의 배후를 조사한 미코시바 레이지는 요양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이미 지난 10년 전에 구명조끼 사건을 통해 모종의 비밀이 있음을 간파하게 된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한국의 이름처럼 들렸다.

알고 보니 ‘은수’라는 단어는 은혜 은, 원수 수, 그리고 레퀴엠이 붙어서 은혜로운 인물과 원수의 진혼곡이란 상반된 이미지를 지었다.

 

읽으면서 세월호 사건 외에도 요양원의 실태를 그린 장면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실제 뉴스 보도에 나오는 사건 속에서 다뤄지는 요양원의 실태,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노령의 인구가 늘어가고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사회복지 시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이 책에서 보인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그린 저자의 또 하나의 걸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속죄의 의미,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말이기에 어떤 사건을 저지르고 그 사건의 주범인 사람이 속죄를 하기 위해 어떤 마음과 행동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나미 교도관의 말은  더욱 뇌리에 남는다.

 

–  속죄는 말이 아니랑 행동이다. 그러니까 참회를 말로 하지 마라. -p275

 

역랑

역량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역사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사실적인 시대적인 내용을 다룬 것이 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사실을 중심으로 가공을 적절히 섞어 그 시대를 알게 되는 기쁨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적인 역사를  다시 그 시대로 복원해 실존 인물들을 다룬 것이 정석에 맞는 역사소설이라면 단 한 줄만이 적혀 있는 어떤 내용만을 가지고 그것을 중심으로 이야기 확장을 해나가며 쓴 이야기는 더욱 흥미만점이다.

 

역사서에도 간략하게 남아 있는 김충선이란 인물, 항왜 출신자로서 뎃포 부대의 지휘자로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몸담아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런 그에 대한 일생을 작가는 역사적인 사료를 조사해 나가면서 부분적인 비어있는 공간들을 소설이란 장르에 힘을 덧대 새로운 창작물이자 전작인 ‘광해, 왕이 된 남자’이후 선보인 작품답게 그 시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저자의 상상력을 보탠 김충선이란 인물, 조선에서 태어났으나 역적 가문으로 몰리는 바람에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며 일본에 살아남은 아이, 당시 일본의 정세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용병부대 출신 소속 뎃포 부대 군인으로 살아가는 삶이 조명된다.

 

주군과 다이묘, 가신들이 서로 배신과 충성을 반목하며 실세를 다지는 오다 노부나가 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주도권 쟁탈 싸움들은 일본 역사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함은 물론 이 가운에 사랑하는 여인과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적절히 들어있어 전체적인 상황들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선인으로서 일본이 일으킨 임진왜란에 참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연, 다시 조선에 돌아와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 뎃포 부대를 통해 역공을 펼치는 그의 활약은 이후 실제 임금에게 ‘김충선’이란 이름을 사사한다.

 

저자는 그가 항왜인으로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나름대로 일본의 역사와 함께 보임으로써 한 인간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 실제 그의 업적을 기리며 위패가 대구 달성군에 있다는 사실들은 임진 당시 피 조인의 삶을 그린 역사책이 있다면 그와는 반대인 항왜인들의 존재도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김충선이란 인물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을 주지만 그런 반면 이런 상상의 토대로 그린 재밌는 역사 소설이 탄생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읽는 시간

진실을 읽는시간

진실을 읽는 시간 – 죽음 안의 삶을 향한 과학적 시선
빈센트 디 마이오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8월

요즘 방송에서 다루는 드라마들 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시신을 둘러싸고 사망의 원인을 밝혀내는 수사물들이 아닌가 싶다.

 

이미 의학드라마도 많은 변주가 되어 독특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드인 ‘본즈’나 ‘CSI’ 같은 것을 볼 때면 발전된 과학의 정도를 알 수 있고 드라마란 장르와 겹쳐 독자들에게 한층 재미를 부여해준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실제  미국의 병리학자이자 의학박사로 국제적인 총상 전문가인 저자가 쓴 책이다.

이미 죽은 삶으로 돌아온 시체 앞에서 왜, 어떻게 죽었는지를 밝혀내는 직업인 만큼 죽은 사람과 연계된 가족들이나 그 밖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책임감이 드는 직업이다.

 

책 속에는 죽음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많은 원인들 중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하는 죽음의 방식이 의문사라는 점이다.

 

실제 사건인 10가지를 토대로 법의학자로서 사건에 대한 증인을 하는 과정 속에서는 죽은 사람보다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마주하고 그 죽음의 원인을 밝혀내야만 하는지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이 돋보인다.

 

첫 장에서 소개되는 흑인 소년과 백인 자경단과의 충돌은 결국 흑인 소년의 죽음이란 결과, 백인이 살인 2급으로 기소되면서 법의학자가 밝혀내는 진실 한마디로 인해 유, 무죄가 번복이 된다는 점, 오히려 사건 본질보다는 사회적인 면으로 확대되어 분열의 조짐으로까지 번지는 사례들은 비단 미국만이 아닌 실제 어떤 사건의 본질을 앞에 두고 흐려지는 진실들의 과정이 가려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책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호의 죽음, 그 밖에 실제 큰 사건으로 비치는 각기 다른 사연들을 읽는 과정에서 느끼는 죽음과 마주하는 사람들의 책임감들이 과학의 발전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만 한국도 마찬가지로 미국도 여전히 법의학자 양상에 대한 고민이 많음을 지적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건의 해결에  필요한 법의학자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양성된 인재를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대우 개선들은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성 지적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범죄가 아닌 실제 범죄 실화를 다룬 책으로서 읽기 쉽고 인문도서로 가까이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맹준열 외 8인

맹준열

맹준열 외 8인 창비청소년문학 85
이은용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요즘은 핵가족 시대, 더 나아가 미혼자들이 많은 혼족들이 늘어나다 보니 이런 대가족들이 살고 있는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오히려 신기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린 시절만 해도 tv 방송에서 다루는 드라마를 보면 의례히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자식 세대들이 한 집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설정이 있었는데 시대가 바뀌다 보니 오히려 이런 책을 통해 오래간만에  대가족의 분위기란 바로 이런 것이지 하는 것을 느낀다.

 

책 속의 주인공인 맹준열 네 집은 9명의 대가족이 산다.

부모, 복학을 앞두고 있는 형, 언젠가는 꼭 독립하고 말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는 누나, 그리고 셋째인 주인공 준열, 밑에 남동생, 쌍둥이들, 막내가 모여 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끄러움이 가시질 않는 집, 한 번도 온 가족이 나들이 여행을 가보지 못한 것이 어느 날 넷째가 응모한 자동차 시승 이벤트가 덜컥 당첨이 되면서 준열네는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여기다 뜻하지 않게 형수라고 나타난 러시아 여인, 친구 동이까지 합세하면서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한 핏줄로 이어진 가족이라도 서로가 엄연히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대가족이 여행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 그 안에서 각자가 드러내는 성격들, 그런 가운데 준열은 이번만은 가족 여행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별개의 계획을 세운다.

 

과연 준열은 자신의 계획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형제 중에서도 중간 서열로 태어난 준열, 그런 준열에게 가족들은 저마다의 고민이나 비밀을 얘기하게도 되고, 이런저런 모습들을 통해 대가족 속의 화합과 사랑을 그린 책의 내용은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해 준다.

 

대가족이 어디 이사라도 가느냐라는 이웃의 말처럼 한번 나서게 되면 큰 여행이 될 수밖에 없는 준열에 가족들의 유쾌한 가족 여행기, 그 가운데 아버지와의 뭉클한 대화는 잊을 수가 없는 장면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맹준열네 가족의 여행기!

준열의 파이팅을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