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09년 11월 19일

가슴 시린 여인들의 어긋남

오랜만에읽어본이루지못한애절한사랑이야기를접했다.

스페인의작가가쓴글은이전에도몇번읽어본적은있었지만,이번처럼가슴이시린감정을느끼면서읽은적도드문것같다.사랑을이루기위해선둘만의정서공감도중요하지만,그외적인상황이차지하고있는요소도무시할수없다는씁씁함을느끼게했다.그저사진과영상으로만접한사하라사막을배경으로해서만남과헤어짐을화려하진않지만사실적으로묘사함으로서문득사하라를직접보고싶은생각이들었다.

여주인공인부유한집안의소녀인몬세와가난한청년인산티아고의이룰수없는청춘시절의아픈사랑이야기가,의사로서성공은했지만,딸을죽음이라는세계로보내고,남편마저도외도를함으로서삶의희망을잃고살아가던그녀에게어느날병원에서우연히발견한환자의소지품에서나온사진만가지고풋풋했던그시절의연인을찾아나서는사랑이야기가영화처럼펼쳐진다.

서로의어긋남으로인해서그리워하면서도죽었다고믿고살아온산티아고가살아있다는말에무작정사하라로향하는여주인공의심정이이입이되면서위험에처했을땐절로손에땀을쥐게만든다.시대가만든비극앞에서이룰수없었던두남녀의만남은,그러나서로가서로를못알아보고마지막순간에도독자들에겐암시를해주지만,정작몬세나산티아고에겐찰나의순간을비켜갈뿐이다.

책을덮고나서가슴의한켠에서찌릇한감정의숨결이느껴짐을느껴본다.철이없어서한마디순간에전장에지원하고그것이그렇게둘사이를벌어지게할줄은아마도몰랐을것이다.작가의담담한필체는그래서가슴을울리게하는것같다.읽고싶었으나기회가없던차에바람이솔솔부는어느저녁에시작해서날이새는줄모르고읽었던간만에접한순수한사랑이야기겸시대의불운했던두남녀의안타까운운명소설이라고생각한다.

이슬람의 세밀화

터키를여행하고온후에다시손에들고읽었다.오르한파묵의다른책이었던"하얀성"을읽었던적이있던터라서어색하진않았다.터키현지에서소피아사원을방문할적에가이드가한국가서다시한번이책을읽어보면다시금느낄부분이많을거란말에도서관으로직행!!!오직유일한술탄밑에서그간의이슬람세계에서행하였던세밀화가들의세계가자세하게서술이되어있어서서양의미술과는또다른이슬람의미술세계를본것같아이채롭다.살인살건을파헤쳐가면서그사이에이룰수없었던사촌간의12년을뛰어넘는사랑얘기,자세한베네치아화풍으로대표되는서양의원근법의논리,이를보고와서받은충격으로술탄의지시대로기존의화풍을뒤집는사실주의원근법에근거한미술의세계를바라보는그시대의세밀화가들의갈등을2권에걸쳐서작가는세세하게그리고있다.익숙지않은세밀화가가되기까지의과정이어린도제시절부터그려져있고,어떻게그렇게그려나갈수밖에없는지화풍의질서세계가그려지고있어서작가의미술에대한실력의놀라움에그저감탄이나올뿐이다.학교에서배웠던서양미술사에익숙했던나에게이슬람의세계는확실히하나의미지의세계를보여준계기였고,파묵이란작가가쓴이책에서도그랬듯,한주류가성쇠하고다른새로운주류가이입이되서그것이정착하고,기존은쓸쓸히퇴장하는것을인간의흐름으로보여주고있었다.명인이되기까지,이슬람에서유명한그림얘기가곁들여지고나중엔장님으로될수밖에없을정도로그림을익히는세밀화가의삶이보여져미술의사조를들춰보게한다.이슬람세계를조금알고싶다면,이작가가쓴책이유익하다고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