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이라?
그광범위하면서도좁은모든요소를두루갖춘말이또이단어말고달리다른말이있을까?역사가시작된이래로간신의반대말로,배신의반대의뚯으로도두루역으로갖출수있는이단어를가지고한국인의피가흐르는외국인의손으로쓰여졌다곤눈을씻고찾을래야찾을수가없는아주재밌는소설한편을봤다.우선한국인으로서외국,그것도북유럽쪽에가까운벨기에입양인이한국의조선왕조500년역사중에서도최장수재위기록을지니고태평성대를누린영조시대을다루고있다.여기까진누구나상상할수있는이야기가그간TV,다른것을이용해서라도우리가익히알고있는사실이다.그런데이작가는우리의허를찔렀다.그것도정통으로…특히역사를기록하는사람인조선시대관리들은자신의사견이들어가지않고보고,듣고,모양새나몸짓,손짓,복장,어는하나허투루다룰수없는중한직책이기에오늘날우리가500년의역사를좀더자세히알수있는계기가되었지만유독이시대의삼정승이의문의죽음을맞이한점이이상해서조사하고그런던차에이소설이탄생하게된계기를밝히고있다.물론여기에는자신의직업상의뢰인이의뢰를부탁해온자료가얼마만의가치가있는지알아보는과정에서시작됬다고했지만,역사를그간많이접해왔음에도삼정승의죽음조차도몰랐던나에겐충격이었다.픽션과논픽션의경계를넘나들면서역사의진실과허구를어디까지허용할것인가가소설을쓰면서,아니면드라마를만드는작가들로서는어느정도책임감이들거란생각이든다.이작가는자신의문외한격인정작한국이면서한국의역사를모르던상황에서아주절묘하게톱니바퀴가맞물려돌아가듯이허구의세계를맘껏풀어서역사속으로우리를이끌었다.삼정승중영의정을지낸영충중부사이천보와그의양아들이문원,그의동료인서영우,조일천을중심으로좌의정이후,우의정민백상,형조판서윤급,내시박필수,거상황종국,화환옹주,기생매향이…가상의인물과실존인물들이서로조화를이루면서글을이끌어가고있는가운데가장핵심의태풍인세도왕자의병세를둘러싸고노론,소론,남인들의각세력들이등장한다.여기엔자신의당이익을위해서,자신의안위를위해서,온갖술수가난무하고그가운데,영조의아킬레스건인무수리출신의어미로부터태어나서노론의등을업고왕위에오른정치적상황이더욱어지럽게조정을흔든다.항상정통성왕위에대해떳떳하지못함을느꼈던영조가탕평책을실시했다하더라도여기저기의요소에위험이도사리고있었고그가운데사도세자의기행과왕도행실에어긋난행동으로말미암아점차아버지로부터신뢰를잃어가고있는점을이용해서화환의음모는더욱세자의앞날을어둡게만든원인이된다.서양에서들어왔다는양매창이결국은사도세자를괴롭히는병으로그려지고,여기엔화환옹주의절묘한계략이맞아떨어진다.양반이면서도침술에능했던서영우의달변과의술은읽는내내흥미를이끈다.사도세자를고치기위한계획이무의미로돌아가고자신의자식과가문을지키고왕명을지키자니사도세자의생명이위험할것이란자명한일에삼정승이스스로목숨을끊는일로역사의한장은덮여지고먼훗날뒤늦게영조가이천보에게불천위를내리면서이사건은막을내린다.다만뒷날의정조가등극함으로서이문원과그의친구인조일천만이이사실을알고있는생존자로서남아있고정치를하는데에있어서비상의날개를단다는것으로마침의점을찍는다.몇년사이에일어난역사를다룬책치고는상상의무대가넓고특히작가가표현한서소문의서민들의집을묘사한장면이눈에뛴다.성벽을둘러싼집의구조라든가,사람들의시체가죽어나간곳이라든가,서민들의삶의서술이역사를이곳에서배운사람이란착각이들게한다.삼정승의죽음을모티브로상상으로아마이런상황설정하에목숨을버릴수밖에없지않았나하는글의구성엔나름대로의논리가정연하다.특히자신이전공했던아시아의공부가많은도움이되지않았을까생각해본다.군데군데중국의고사라든가한문의글풀이라든가한약에대한자세한조사는이책을읽는또하나의즐거움을선사하며,기생들의급을다룬구절엔이런소소한조사까지한치밀함에또한번놀랐다.누구나자신이상상으로꿈꿀수는있지만,이것을실제타인에게나타내보이기까지그시간과호응을얻기란책을읽으면서도심히존경하게되는데이작가의주도면밀한그시대의정치상황이라든가이상황속에서이런상상의나래를펼쳐서우리에게온것은책을읽는사람으로서는하나의복이란생각이든다.책을덮으면서다시영조시대로돌아가서과연역사가다시타임머신을타고그시대로돌아가서사도세자의억울함이당쟁에얽혀서이용됬음이밝혀지고왕위에오르게됬다면,그다음조선왕조의역사는어떤식으로전개가되었을까?하는생각을해보게된다.정조조차도가슴에묻은아버지의상처를좀더보듬어줄수있을것이고젊은나이에그렇게일찍죽진않았을가능성을상상해보기도한다.아쉬운점이있다면책앞부분에작가자신이한국인이될뻔했다는이야기와한국이란나라가자신에겐아시아의한국가에하나였다는글엔아까운인재한명이국외로빠져나간느낌과더불어서이제는좀더자신을낳아준한국에대해많은관심을가졌음하는바람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