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0년 1월 16일

음율의 운치속에 나를 맡기고…

학창시절국어교과서에나온시나시조를무조건외워오라는숙제를무던히도많이받던그때가있었다.정말이해가쏙되는시가있었는가하면의미가속에함축이되어도무지이건해설을곁들인것을참고하지않고서는쉽게적응이안되는시가있던기억이난다.

아주오랜만에시집을들었다.우선최영미소설가이자시인인그분께고맙단생각이든다.책을펼쳐보니아주익숙한시가있는가하면생소한사람의시도들어있어서골고루양념이섞인비빕밥을먹었단느낌이든다.

고대이집트의사상이곁들여져나오는첫시의내용은비록시대가흘렀어도인간이추구하는어떤미지의영적의존재에대한궁금증을일으키게하고사랑의시인인예이츠의’그대가늙었을때’란시는과연인간이지닌무한한능력의한계가어디에서멈출것인지에대한의문을자아내게한다.

시라곤하지만그적은단어속에모든것을내포하게끔적은그시인의위대함에탄성이저절로나왔다.도로시파커의’불행한우연의일치’란시는웃음이나온다.최시인의설명처럼사랑에빠진사람이라면곁의아무리위험이닥치더라도그것을느끼지못할만큼의커다란감정의소용돌이속에서빠지고있는상황에선그어떤속임이라도믿고싶다는열정의감성을지니고있기에이런경고의시가나오지않았을까싶다.

(*****구구절절아주맞는말만하는이시를읽고서대단하십니다요~라는감탄사가절로나왔다.)

도연명시인의’아들을꾸짖다’란시는부모로서자식에대한기대가무너져가는아쉬움을술로달래야겠단,시인이기에앞서한아버지로서자신의자식도어쩔수없단감정을표현한수작이란생각이든다.우리나라의대표적인시조가있듯이일본엔아주함축적인정해진글자수에쓰여지는하이쿠란장르가있는데,가끔가다가접할때면정말무릎을칠정도의멋진시가있는것을발견하고놀란적이있다.바로이책안에그런하이쿠가있어서읽는데에템포조절이유연하게만든것또한이시집을읽는즐거움중에하나가아닌가생각했다.특히일본의’내가가장예뻣을때’란시를보면서아주아련한슬픔이밀려왔다.그시절이나지금이나인생의가장예쁜시기에겪었던개인적인불행이영상처럼그려지게끔만들었기때문이다.우리의일제합방이나6.25,일련의민주주의발전된시대로가기위한고통의시절이있었던그때나폐망의일본을살아간그시절의사람들이겪었을아름다운시절에대한회한의감정이느껴졌기때문인지도모르겠다.

특히번역이란중요성이아주중요하게여겨지고있는요즘,그나라말의뉘앙스가풍기는느낌을번역해놓았을때얼마만큼독자들이작가가의도한말의느낌으로동화되는가는전적으로번역가의몫이다.그랬을때이시집의바이런이쓴’자.배회는이제그만두자’란시에선번역도좋았지만,최시인의설명처럼원시에있는운율을따져서같이봤다면그느낌의감흥이정말더빨리스며들었을거란생각이들었다.breastdhkrest의끝구절의운율맞추기와-ing,-light의각을맞춰서썼단글에선우리네와똑같은시쓰기가공통된법칙이구나하는생각도들게한다.

하지만그래도뭐니뭐니해도우리나라사람이지은시가단연최고다.우리가같이산땅에같은곡물을먹고있기에더욱그감정의도가니가빨리오는것같은느낌이든다.신동엽시인의’그사랑에게’란시는사랑의미련에대한아쉬움이절로나오고,고정희시인의’관계’란시는아픈청춘의보고서를보는것같은감정이밀려온다.천상병시인이나기형도,한용운시인들의시를접할수있는기회가되서더욱좋았다.각기저마다의특징으로무장한시들속엔인간의희.노.애.락과더불어젊은세대들에게주는충고성의시도있고,어는한나라에치우지지않고두루두루책한권으로세계여러나라의문학체험수기를한듯한느낌을준다.

오랜만에책장을열어서학창시절에내가좋아했던시를적어놓은일기책을열어봤다.책장저구석에다소곳이여러권의육중한책두께에끼여서오랜세월숨어만있던일기책엔당시학생들사이에나친구들사이에서오르내렸던시들이적혀있었다.그것도멋부린다고끼적인다양한볼펜으로…

1월부터12월에해당하는시를적어놓은것도있었고,짦은잠언같지만시인구절을적어놓은것도있었고,최영미시인이추천한시를읽다가릴케의’가을날’이란시를발견하곤내일기책에적어놓은시가있는것을발견하곤기쁨의탄호성이흘러나왔다.적어도유명한시인이추천한시를나도어느정도만큼은좋아하고있다는,어떤문학가와나와의정서교류를했단점에서내스스로위안을삼을수있었기때문이었는지모른다.(나도이런감정의폭이쬐끔아주쬐금있다는위안을~)

(*****일기책을넘기다보니이런싯구절을적어놓았던적이있었다.다시보니그시절로돌아간듯한감회

에젖기도하고ㅋㅋㅋㅋ좀유치하다싶기도하다.~)

시의영역이함축된최대의단어를이용해서우리네정서에많은울림을주고있단사실에비춰볼때이번시인의책은두고두고책을옆에두고서마음의감흥상태에따라서읽어볼수있단데에아주좋은책이란생각이든다.그리하여지금내곁엔따뜻한유자차와고구마,그리고시집이있다네~

촌철살인의 유머와 독설

*****인간들은내말은전혀못알아들어도나는한국말정도는달통했다.

한글도모두판독할수있어.개중엔마음에드는단어는

ILLㅐYHL

영어가아니라정말로한글인데무슨뜻인지반대편에서한번읽어보시라.

*****고독이란누군가곁에있다해도결코사라지지않는것

누군가곁에있다해도고독이란군중속에있을때더더욱사무치는것.

위의구절로이외수란작가의정신과유머가넘치는것으로파악한다면빙산의일각일까?

정말하악하악이후로간만에집었다.개정판이라고해서다시펼쳤는데,어김없이강원도두메산골에사는돌연변이흰올챙이를빗대서인간사에대한비유와삶의철학적인메세지를다시접했다.불교적인면도있고올챙이가다른새끼올챙이를데리고다니면서(아니따라다녔다.)자신이추구하는이상과인간들의행실을빗대어서쓰고있는이글에선다시봐도시대의차이를느낄수없는글의감각이뛰어남을다시금느끼게해준다.유머가넘치는가운데서촌철살인식의쓴소리도싫게들리질않고내스스로자중하면서어떻게이세상을바라봐야하고살아가야할지에대한메세지가전해지는책이란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