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0년 3월 18일

생.노. 병.사 의 마무리

불가에서는생.노.병.사가육체를빌어서왔다가갈때는태어날때와마찬가지로모두두고간다는말씀이있다.각박하게살아가는현대인들에게그마나정신적인위로와삶의근본적인철학을되새길수있는선현들의말씀도많지만,종교계에계신분들의글들은더욱우리의삶을울린다.

이미이승의육신을버리고부처의세계롤가신법정스님의글은그래서간소하면서도단촐하고군더기가없는맑은글이우리네가슴을울려준다.그간책을펴내신글들을보고있자면조그마한것하나에도욕심과욕망의끊지못하고사는우리의정신세계를은근히질타해주시고바로서게해주신분들중의한분이시다.

온라인으로서점을둘러보니이미절판이되어판매중지인책이있고,그래서서둘러서부랴부랴신청해읽기시작했다.매번스님의글을읽노라면참으로여백의미가돋보이고그가운데서혼자사시는가운데느낄수있는고즈넉함과자신을그럴수록더욱혹독하게수련해가시는수도자의모습을엿볼수가있다.입적하신후에TV에서보여지던그모습은책속에있는글그대로의모습이다.더도말고덜도말고되도록이면간소하게살고부자의진정한의미가무엇인지도새삼다시금생각해볼수있는글들로가득하다.계절마다피어나고지는꽃들과의모습과대화,채소밭을가꾸면서느끼는지구의기온변화로느끼는감상,얼음물을깨가면서물로이용하는구절엔먼시골의아득한옛시절로돌아간듯한느낌을준다.과거.미래보단현재의삶!바로여기서살고있는현재가가장중요하며그때그곳에서그렇게사는것이그날의삶이란말씀엔한순간의행복도느끼지못하고당연하다고느끼는우리들에게생명의고마움을느끼게해준다.

죽음을맞아하는데도준비가있어야한다는구절엔이미스님께서말씀하셨던말들이고스란히전해져온다.사람이나사물이나풍경이나어느것하나도지나치리만큼가까우면그친근감과소중함이떨어지니너무가까이도말고,멀리도아닌알맞은거리에서바라보는은은한기쁨을말한대목은지나침은모자람보다도못하다는진리를보여준다.

가장인상깊은것은책읽기와이에따라오는부작용에대해서언급한글이다.책과가까이할수록머리속은더욱생각의발전이되지만책의주체가되어서읽어나가야지그것이진정책을읽는사람의자세라할수있으며,책에얽매여읽히지말란대목에선독서의경계를일러주신다.베스트셀레에현혹되어무작정읽기보단는고전을읽기를권하며,신혼부부에게하신주례말씀중에한달에한번은각자가맘에드는산문집2권과같이구입하고같이보는시집1권을꼭구입해서보란말과함께그것을자녀들에게물려준다면부모가어떤책을읽었는지에대한교육이될거란글엔부부로서새출발을하는사람들에게더할나위없는인생의좋은지침이란생각이든다.서로다른환경에서맺은사람들이기에대등한인격체,인내,말조심,항상탐구하는노력,지속적인관심으로인한대화나누기,그리고쓰레기덜만들기란말씀엔스님이실천하신무소유의정신이엿보인다.

산골로들어가살면서집짓고군불때고,채소가꾸고,새벽불공드리면서책과다기와차의맛과더불어서산새,동물,나무와어울리다살다가신스님의아름다운마무리는주고싶어도줄수없을때가오기전에자신이갖고있던것을주위의지인들에게나눠주신실천으로생의아름다운마무리를짓고가신그모습은두고두고잊을수가없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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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란서로주고받으며살아가게마련인데주고받음에균형을잃으면조화로운삶이아니다.
주고받는것은물건만이아니다.말한마디,몸짓한번,정다운눈길로도주고받는다.따뜻한마음이따뜻하게전달되고차디찬마음이차디차게전달된다.마지못해주는것은나누는일이아니다.마지못해하는그마음이맞은편에그대로전해지기때문이다.

사람의덕이란그자신의행위에의해서라기보다도이웃에게전해지는그울림에의해서자라기도하고줄어들기도한다.덧없는세상을살아가는우리는언젠가자신의일몰앞에설때가반드시온다.그일몰앞에서삶의대차대조표가드러날것이다.그때는누군가에게주고싶어도줄수가없다.그때는이미내것이없기때문이다.자신이살다가간자취를미리넘어다볼줄알아야한다.

밖으로드러내지않고가려진곳에서하는일을‘그림자노동’이라고도한다.주부들이집안일을하는것도이에해당된다.그림자노동에는보수가지급되지않는다.굳이일의공덕을따지자면어떤보상도바라지않고하는이그림자노동에그공덕이있을것이다.


이세상에가장위대한종교가있다면그것은친절이다.이웃에대한따뜻한배려다.사람끼리는더말할것도없고이세상을함께살아가는모든존재에대해서보다따뜻하게대할수있어야한다.만나는대상마다그가곧내‘복밭’이고‘선지식’임을알아야한다.그때그곳에그가있어내게친절을일깨우고따뜻한배려를낳게할수있기때문이다.

저마다최선의장소는현재자신이처해있는바로그자리임을잊지말아야한다.

죽음도미리배워두어야한다.좋은말씀은어디에있는가?그대가서있는바로지금그곳에서자기자신답게살고있다면그자리에좋은말씀이살아숨쉰다.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