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오해 속에 일어난 모반인가? 연서인가?

때는세조(수양대군)이왕위에오른후11년이지난1465년그의사저에있었던종출신인소명박씨가세조의동생인임영대군의아들인귀성군에게보낸서찰한통으로인해서이를전달해준환관2명이박살형을당하고두명의나인들은물론이거니와소명박씨도목을매는죄를받게된다.죽으면서남긴마지막한마디백팔자란것으로인해이를파헤치면서또한그것을감추고자하는궐내의사람들과환관,잠녀,승려,화가안견,신숙주,한명회,정인지등,내노라하는당대의모든인물들이소용돌이에휘말리는전말의이야기가모두편지의형식으로풀어가고있다.

시대여건상불교가퇴출당한시점에서어린단종이나라를다스리게하는것보단불교의부흥을위해선안평대군쪽이예술면이나정치면에서뛰어나단것을안승려들이안평이꿈을꾸고그리게한몽유도원도를통해서그가나라를다스려야함을넌지시알리기위해노력했으나이를알아채지못하고수양이도첩을소지하지못한죄로끌려가던덕중이란중을살려줌으로써수양을왕에오르게하기위해서로밀약을다짐한다.백팔장이란모임을만들었고이명칭을수양이하사함으로써서로짝패가되어서그들만이아는임무를행하기시작하는데,왕에오르기위해선백성을위해만든소리(훈민정음)를부처에게바치면된다는밀약의내용이었다.이를서로간에확인조로월인석보1권안에108자세종어지와훈민정음언해본을넣고1권말에"총일백일장"을넣는작업을함으로써총일은수양자신을,백일장은이승려들의수장인백팔장자신을의미한것이었다.

한편사저에서무술을다듬기위해서드나들던귀성군은수양의부탁으로잠저에서온갖식물과동물을키우던같은이름의덕중에게전달하란말로듣고서찰을가지고그녀에게전해주게되고(사실은사저에드나들던중덕중에게주란것)이후친하던덕중스님에게백팔장이란얘기를하게됨으로써그둘의연정을알게된덕중의시샘에서비롯된맘으로하녀덕중의맘을돌려볼려는생각에자신이백팔장에게받은찢어진종이의일부를그녀에게주게된다.오랜세월동안귀성군을맘에간직하게된그녀는자신을사모하는맘에전해받은서찰인줄알고간직해오다이두개의종이를맞춰봄으로써연서가아닌어떤모종의밀약적인성격을갖고있음을알게된후잠시만나줄것을의미하는뽕나무에새겨진숫자를잠녀아라에게전해주게되지만이후사형을당하게된것이다.

귀성군과세조는이후연서를가지고온이들부자를추궁한결과자신과백팔장의밀약내용을이들이모른단사실에안심을하게되고화가안견을통해서몽유도원도를찾아보게한다.몽유도원도를그리고난후의당시상황은그림에탄복한중만우를비롯해서세도가의유력한여러대신들이찬시와찬문을별도로적어내려갔던종이가있었던바,이그림의출처소장이밝혀진다면때아닌왕위찬탈도모목적이있었단오해를받게될까봐신숙주와안견은그림을발견하고도없다고하기로하고그림은오래전신숙주가일본인아버지와한국어머니사이에서태어난사람을도와준것이인연이된사람에게일본으로보관하라고부탁을하게된다.

잠녀아라또한소명박씨가전달하라한뽕의숫자가새겨진뽕잎이장차자신은물론이고귀성군과죽은박씨사이에일어난모종의일임을알고뽕잎을꺽어서귀성군을보호함과동시에자신도위기에서벗어나려한다.이와중에방비리란환관과함께이비밀을추리하기시작하고마침내백팔장이의미하는것에대한어떤감을잡기시작한다.

이후엔밀약은있으나실제손에쥐어진것은없고도처에널려있단의미에서필사본이여러권발행됨에따라서사실상그들이왕위찬탈과정에서벌어진훈민정음언해본의실제사건은수양이계룡산에올라가사찰에모인백팔장모임인사들의만나러가는것으로끝을맺게되고박씨는죽음을알고미리써보낸서찰을그들만의비밀항아리에넣어둠으로써독자들에게사건의오해와죽은자신의아들아지에대한원통함을풀어달란부탁으로끝을맺는다.

우리가사실상알고있는훈민정음창간당시의일과상황이세종부터문종의독살제기배경,그리고안평대군의꿈과안견이그린그림,신숙주와그당시의한명회가처한상황,정인지가행한행동,성균관학자들이생각하는조선의나아갈방향과달리행해지고있는세태에대한비판적인사찰과함께역사의소용돌이속에살았던여러계층의사람들을통해서궐안과밖에서행해졌던사건들을모자이크조각조각을떼어놨다가다시붙여하나의큰그림을그려낸이야기다.

유학을나라의기초근간으로내세웠던조선왕조초기의정책이월인석보란책에서훈민정음언해본이첨부된사실에착안해작가의상상으로만든사건의구도는각기처한지위와목적에따라서하나의종이에적힌글이다른뜻으로받아들였던사람들의기구한역사적사실과함께허구의인물들이그속에녹아들어서사건의현장으로뛰어들고있다.환관의남성적인욕망을채우려는목적에숫나방이를몰래가져간일이나,잠녀와이룰수없는사랑의애틋함과곁들여져당시의궐내생활상과중전이처한교묘한암투의전략,딸의고언으로인해서궐내밖으로쫓아족보에도오르지못했던딸에대한어미의그리움등이적절히배치되고있다.

하나의사건을계기로작가가그려본왕위찬탈의목적하에아마도훈민정음언해본이이런사정으로월인석보에붙여져서쓰여졌던것이아닌가하는발상자체도재미있고,꼬리에꼬리를무는식의108자가의미하는것을풀기위해서다방면의사람들이자신들이처한위치에서해석해낸글귀도다양하게써져있어읽는재미를더하게해준다.

다만편지로만오가고있는글구성상인물들이많이나오다보니책을끝마칠때다시프롤로그를읽어야제대로된모자이크퍼즐맞추기가좀더머리에각인이된다는점이조금아쉽다.작가가큰조각을염두에두고그안에작은조각을넣다보니많은인물들이필요은했겠지만서도….

하나의편지를매개로역사적산물인훈민정음에대해소재를쓴새로운감각의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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