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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서간

왕복서간 저자 미나토가나에(KanaeMinato) 출판사 도서출판비채(2012년05월1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첫작품인"고백"이란책을처음읽었을때의기억이되살아난다.

미나토작가가주는글의흐름은처음초장부터강하게밀어붙이면서서서히그것이왜그럴수밖에없었는지에대한것을보여주기에아마도다른작품들과는다른구성이어서기억에오래남는작가중한명으로자릴잡았다.

이후의다른작품들도그러했지만,이책은세편의이야기를모은중편에속한다고할수있다.

특이하게도모두편지의형식을통해서서술을보여주는형태를취하고있어서고백을접한독자라면강한느낌을기대할수도있었겠지만이작품들은그런방향에서선회를해서다른느낌을구사한다.

십년뒤의졸업문집에선고등학교방송반에서함께한네명의동창들중한명인지아키가참석을하지않은가운데해외에서살다온에츠코가다른친구들인아즈미,결혼한동창인시즈카에게편지를보내면서얼굴에상처를입은후자취를감춘지아키의행방과그녀에대한소문의진상을묻는형식으로주고받는다.

이십년뒤의숙제는퇴임을앞둔선생님으로부터같은교직의길을걷고있는제자오바에게자신의반아이들이었던6명의행방을알아봐주길부탁한단편지로시작한이야기다.

선생님의남편이만들어준점심과함께남편,반아이들6명이서같이한댐이있는공원에서남편과아이한명이같이물에빠진사건이후남편은죽었고,제자는살았지만그후의성장해가면서그아이들이그사건을어떻게생각하고치유함과동시에자신들이꿈꿨던미래의일들에얼만큼접근해살아가고있는지알고싶단생각으로시작한편지의서신은역시반전의맛을준다.

십오년뒤의보충수업은중학교때부터사귀었던준이치와마리코는준이치가마리코에게해외자원봉사신청을했단사실도알리지않은채선발되서오지의나라로가서아이들에게수학을가르치는일에대해서편지를시작하면서그들이15년전에있었던같은반다른친구와함께창고에갇혀서화재로인해그친구는사망하게되고그현장에같이있었던마리코는그사건에대한기억을잃어버린채살아온일들을편지를통해서준이치에게물으면서시작되는이이야기는세작품중가장기억에남는다.

인간은흔히자신이보고만하자는데에머물러그안에서이뤄지고있는여러다양한가능성과예측의실효성앞에서자신이그것을그렇게봐왔고그렇기에세월이흘러도여전히당시의사건은그것이었단것으로머물며살아가는존재다.

아니,극히예외일수도있는사실들을다시금통감하면서수정할수도있겠지만이책의세가지소품들은모두각기다른상황에서바라본사람들이한가지주제에대해서생각을달리하는각도로봐오면서물음을던진사람에게자신이생각한바를드러낸형식이기에,기존의작품보다는흐름이느슨해졌단느낌과함께반전이주는맛도제대로살리고있다.(고백보다는못하지만…)

제자와남편이동시에물에빠진상태에서누굴먼저구해야만했을까?하는주제는상당히민감한문제이지만결국엔그당시에있었던학생6명은가족의사랑이귀함을일깨워주는계기로알고각자의이야기들을오바군에게말하는장면은그일로유산의아픔을겪은선생님도,최종적으로만나야할사람한명이바로자신이결혼상대자로삼고있는여자친구였단사실에반전의맛을또느낄수가있다.

느린서간체형식의편지형식을취하고있기에전화나이멜로빠르게자신의편리대로상대에게전달하는방식에익숙해살고있는우리들에겐새삼오래전추억의길을생각해보게도하는책이었다.

어릴적크리스마스나,누구의생일파티,방학을맞아서선생님께편지를쓰는시절이있었던때가그리워진것은아마도이책의형식이주는묵은맛을생각해내게하는맛도있고직접적인상대를맞대놓고진실의공방을벌이는현대의시간보다는약간한템포늦춰서숨을고르고,다시과거의사건당시로돌아가그때의반전을보여주는다각적인상황포착은작가의치밀한구조서사의힘이크다할것이다.

강한임팩트의큰효과는없어도잔잔한가운데오는진실의결과를보는재미도쏠쏠하고,뭣보다편지가주는맛을오랜만에엿볼수있어서나도모른사이한템포늦춰가며읽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