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2년 10월 11일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 기억이라고 할 수있을까?

예감은틀리지않는다-2011년맨부커상수상작 저자 줄리언반스(JulianBarnes) 출판사 다산책방(2012년03월2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토니웹스터는학창시절친한친구2명외에새로전학온에이드리언핀이란학생과같이어울리게된다.

다른친구와는달리총명하고학교선생님들의관심을받는정도에이르는명석함은부러움의대상이었고대학진학후토니는베로니카란여대생과사귀게되면서그녀의집에초대되어가게되고그곳에서그녀의가족들과지내기도한다.

하지만그둘은곧헤어지게되고얼마후토니는에이드리언으로부터베로니카와사귀게됬음을,그래도되냐는양해를구하는편지를받게되고토니는흔쾌히둘의사이가잘되길바란단엽서를보낸다.

졸업후미국으로여행을간사이돌아와보니친구로부터에이드리언이욕조에서자살로생을마감했단소식을듣게되고토니는그렇게자신의길을걸어간다.

어느덧60대의은퇴한노인이된토니는결혼,이혼,딸의출생과결혼,손자까지있는노년의길을가고있던중미처보지못한편지를발견한다.

편지의내용인즉슨베로니카의엄마인사라포드가죽으면서얼마안되는금액의유산을토니에게넘기며,에이드리언의일기장을유품으로넘긴단내용이었다.

오랜세월잊고지냈던에이드리언과포드부인,베로니카를다시떠올린토니는베로니카와어렵사리이멜과만남을통해서왜자신에게이런유산을남기는지에대한의문,그리고일기장보관을하고있는사람은베로니카란사실에그녀에게달란말을하지만베로니카는버렸단말과함께자신이전혀기억하지도못한,당시의자신이에이드리언에게보낸편지의복사본만받게된다.

자신이쓴내용일것이라곤생각조차하지도못했던악담이담긴구구절절의내용을읽고토니는다시금과거의일로돌아가당시의일을기억해내려하고이와중에자신이기억하고있었던과거의사실이과연지금에와서확신을줄수있을정도의진정한기억이었나에대한회한과후회,자신의글때문에일생을그르친에이드리언에대한생각으로혼돈에빠진다.

베로니카의차를타고마주친곳에서의에이드리언의판박이아들을보고또한번놀란토니는여전히베로니카의말처럼그대로인채아무런눈치도못채고전부인의말처럼홀로임을알게된다.

책을읽다보면맘에드는구절을적어놓을만큼의글을접할때가있다.

이작가도그런부류의한사람이다.(내가생각하기에)

아직도조그만수첩에적어놓은글귀를이번책을접하고서다시금끼적여보게됬는데,작가의현란한수사적인문구가아닌한구절한구절읽다보면무릎을칠때가종종생기는그런구절의글을쓰는이작가의작품을보노라면새삼다시한번부러움을느낀다.

이책은기억이란소재를가지고내가살아오면서기억하는어느한부분이세월이흘러도여러사람들에게도마찬가지로확실한기억이라고인정받을수있을까를되새겨보게한다.

분명토니의기억에의지한다면그는둘의사이가잘되길빈다는엽서를보냈다는기억만가지고있었지,자신이생각했던베로니카에대한느낌,그녀의엄마를만나상의해보라는둥,하는일말의저주스런문장자체를기억해내지못한채그저평범한생활인으로의말년을보낸남자였다.

그런토니에게시원스레네가갖고있는잘못된생각은이러하다란말한마디없이오로지과거나현재나똑같단말만반복하는베로니카에게토니는자신의나름대로추측만무성하고그추측으로인해말한마디하는것마다빗나가버리는젊을시절의모습을반복하는사람으로밖에비춰질뿐이다.

1부에서의젊을시절의토니를생각하는회상에이어서2부에선노년에들어선토니가말이씨가된다는속담처럼악담대로둘사이의관계를이어지지못하게한죄책감,반전을이루는마지막장면의만남은이책의서두부분부터다시들쳐서같은대사가나오는장면의상황과다시비교해보게만드는묘한설정의부분구성이색다르다.

여러차례상후보에오르고도번번이수상자대열에오르지못했던작가가이작품으로상을탓다고하기에생각만하다가이번기회에읽은책치곤그가보여줬던다른작품들속의구성보단조금의이해가안가는부분도있다.

이것이작가가의도한대로의서술기법이라면할말이없지만어째서에이드리언과사라부인의관계발전이그렇게됬는지,왜그녀가제삼자인토니에게유산을물려주는지에대한정황은설명이나정황상의힌트조차비춰주지않고있기에다만내나름대로의추측을유추한단점에서좀답답함도보인다.

하지만역사시간에그들이말한대로의‘역사는승자들의거짓말입니다.'(33)에서노년의토니가생각한역사는이렇게대답을바꾼다.‘역사는살아남은자,대부분승자도패자도아닌이들의회고에더가깝다.'(101)

결국이책은내가기억하는모든것의일들이얼마나무수한억측과상상을토대로망가질수있는지,그것에대한실제적으로내자신은죽을때까지타인에게어떠한가슴아픈일을저질렀는지조차도모를수있단경각심을불러일으킴과동시에‘역사는부정확한기억이불충분한문서와만나는지점에서빚어지는확신'(34)이라고했던에이드리언의말이비수처럼꽃히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