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이후엔…

옆무덤의남자(양장) 저자 카타리나마세티(KatarinaMazetti) 출판사 문학동네(2012년02월06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35세의데시레는도서관사서이고,그녀의남편인외리안은교통사고로죽는바람에결혼생활5년으로종지부를찍는다.

거의매일이다시피그녀남편이묻혀있는무덤에있다가오곤하는그녀는그녀남편옆에있는한초라하고촌스런무덤을보게되고그무덤엔산림조합원직원으로생각되는촌스런남자가그녀처럼매일오다시피온다.

그남자의이름은벤니-36세로고등학교도채마치지못한채아버지가일찍돌아가시고홀어머니와함께젖소24마리,종자소,그리고약간의양을치우는농장주다.

그런그에게어머니는돌아가셨고어머니가남긴유품은정리도못한채매일무덤에꽃을꽃아주고닦아주러오는사람이다.

처음엔엄마를뵙고무덤앞에있는벤치에앉아있다가길원하는그에겐항상베이지색상의버섯무늬의모자를쓴깡마르고허연여자가앉아있는것을보고못마땅하기시작,곁눈질로보기시작하면서이내그녀와그와의만남은시작이된다.

어느날한소녀와엄마가나누는대화를계기로둘은서로마주보게되고그남자의미소로,그녀의웃음있는눈으로인해서둘은한방에그야말로속된말로뿅가게되고그가그녀가일하는도서관에와서데이트신청을(무덤에서만날까요?)하면서둘은그야말로거침없는사랑에빠진다.

여기까지가아주통속적인로맨스에빠진연인들의전형적인모습과심리상태를그린것이라면2차전은아주본격적인둘사이의내면의갈등을그린다.

여자는전남편과의사이에오고가는대화속엔라캉이니,연극이니,오페라니하는것들이거칠것없는대화의한무대였지만벤니와의만남은그야말로정반대의만남이다.

그녀가좋아하는것과는정반대로연극이니철학적인얘기는뒷전이고오로지그가원한것은힘들게새벽에일어나젖소의젖을짜고인공수정을시키는일에서부터농장의자질구레한일을마치고돌아오면장작을패고,따뜻하게자신을맞이해줄,맛깔스런미트볼을만들줄아는여인을아내로맞이하는것이었다.

그런데데지레의그놈의난자가-

순간,내안의난자가펄쩍펄쩍뛰어오르더니찰랑찰랑공중제비돌기를시작했다.그러면서소리없는신호를보낸다.’여기예요!,이쪽이라고요.!’-P25

이상신호를보내면서그와이상이전혀안맞음에도외리안에게서느껴보지못했던흥분과섹스가너무도잘맞는바람에그와의사이를좁히려는시도를하게된다.

하지만여전히벤니가생각하는바는데지레와여러가지일이꼬이면서달리생각을하게되는과정을겪는다.

흔히로맨스의전형적인소설이라고생각했다면조금빗나갈듯한소설이다.

한순간에사랑에빠지고격정적인섹스를거친후에그,그녀가서로사랑한다고인정하는순간두남녀간에있는다리엔서로가이해를할수없는일들의연속이꼬릴문다.

어디선가읽은구절엔이런글귀가있었다.

평생의배우자를만남에있어선타이밍이중요하다.?

이말인즉슨지구의반은남자이고여자인세상에서그것도한나라안에서태어난사람으로서여러분할된지역중에서도특히유독,왜그와내가만나게됬을까?

바로우리곁을지나치고만나고이어지는인연들의연속성속에어느날우연히몸서리치게외롭고내곁에누군가있었음좋겠단생각을하던차에,바로내옆에나타난바로그사람이내배우자임을확신하는바람에결혼을할수있는거란말의구절이떠올랐다.

처음에미소로반했던사건도그렇다.

데시레는소녀와엄마의대화를통해서전해온남자의미소라고생각했지만남자는온통우중충한베이지색상의그녀의옷차림과스타킹에대한변화를시도하는상상을하다절로미소가떠오르게됬고이어그미소로그녀를바라보는바람에푹빠져버린사건을봐도역시사랑은타이밍이중요함을알게해준다.

그렇다고일사천리둘간의극간을좁히는일에있어서한치의양보를하는것은없다.

나중에데시레가깨달았듯사실은둘모두가조금씩양보를했다고는했지만데시레는그녀나름대로그가농장을포기하고도시로나와같이살것을요구한것이었고,벤니또한그녀가파트타임으로직업을돌리고아이가태어난다면다른사람의손에맡기는것이최선인것처럼제시를하는것만봐도그렇다.

*****"당신은내가어떤사람인지,내가원하는게뭔지는알려고도하지안쟎아.!당신한테는오직당신자신과당신이원하는것만중요할뿐이지.당신은라콩얘기를나눌수있는사람을원하는거라고.도서관동료들앞에서창피하지않으려고.농장이어떤건지,그게나한테어떤의미인지는전혀이해하려고하지않으면서.나는말이지,새끼를낳은소들이산욕열로고통받지않도록나를도와제때에칼슘을줄수있는사람을원한다고!-p185

*****릴에감긴줄을조심스럽게풀고그물로건져올려서비늘을벗기고뼈를발라낸다음맛있게먹을수도있었는데그망할사랑이란놈은어느새저멀리달아나고없었다.-p264

결국엔벤니가이별을고하고둘은계절의변화를겪으면서각자심한사랑의후유증을겪는과정이여타연인들의모습들을보는것같은착각을일으킬만큼아주사실적이고현실적으로그린것이바로이소설의매력이다.

한일이벌어진것을여자가바라보는시선과남자가바라보는시선의차이가얼만큼큰지도알수있게해주는이소설은알랭드보통이말하는남녀간의생각차이를철학적인근거에의한딱딱한구절로서알게해준다면이소설은알랭의그말을한층부드럽게풀어서설명해주는식처럼들리기에읽다보면고개를끄덕일수밖에없는유머가넘치고섹스가주는흥분의표현,둘사이의결코벌어질수없는사랑의실체를보여주기에아주재밌게읽을수있는책이다.

외설스럽다거나,과감하다거나하는느낌이아닌죽은전남편에게미안함을못느낄정도의사랑을느끼는데시레의벤니에대한사랑은뒷결과에약간은멍해지지만이책의후속편격이2005년에나왔다고하는것을보면그이후의두사람간의사랑의결말이어떻게전개됬는지에대한궁금증을유발한다.(아직국내엔책발간이안됬다.)

책표지의그림처럼도시적인빨간구두의힐을신고서자신이쌓아온커리어에대한욕망을버리지못하고좀체벤니와의간격을좁힐수없는여자데시레와녹색의농장에서나신는긴장화를나타내는신발의연상엔온통자신의삶을농장에기대어살수밖에없는벤니의삶을표현하기에이책의제목처럼아주극과극의두연인들의사랑을통해서해결되지않는남녀간의사랑에대한통찰을요구한다.

자라온환경이다르고,이를테면데시레가생각하는남자에대한생각(남자들은존재하거나,존재하지않거나,둘중의하나였다.-p132)은다정한부모님의사이를봐온벤니가생각하는남녀간의사이와차이를보인단점에서외롭지만않다면,외롭다면가끔이성적인파트너와함께지내는정도를생각한데시레의생각과온전히순수한농장주의부인으로서우직한생활에적응을원한벤니의이상상하고는떨어져도한참이나떨어진것을그려나가는작가의글솜씨가정말시간가는줄을모르게만드는책이다.

화성과금성은그다지멀리떨어져있지도않건만왜그생각들의차이는간격이벌어지는것인지,알다가도모를남녀간의밀고당기기,연애는꿈속에서나가능한일이요,결혼은현실이란말이정말로와닿는남녀간의실체를드러내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