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안녕, 긴 평온함으로 떠나길….
도쿄도심의그늘,신주쿠에위치한허름한’와타나베탐정사무소’를기반으로활동하는중년의탐정사와자키는전직건축가이자지금은노숙자인마스다게이조란사람으로부터자신을기다린한의뢰인으로부터부탁받은명함을내민다.
의뢰인의이름은전고교야구선수였던우즈미아키라-
자신의의붓누나가죽은지십여년이지났지만정말자살로죽은것인지에대한의문을내내갖고있던차에자신마저도괴한에게테러를당하고위험한뇌수술을거친후사와자키에게본격적인의뢰겸수사를맡기게된다.
자신의동료파트너였던와타나베가일억엔이란돈과마약을훔쳐달아났고이를잡기위해사와자키를주시하던신주쿠니시고리경부,조직폭력배인하시즈메의눈길에도아랑곳없이사와자키는당시의사건을거슬러발로뛰기시작한다.(대단한집요함과체력의소유자일세!)
사건의발단은아키라가다니던미타타상고야구부에투수가부상을당하면서졸지에투수로경기를치르게된아키라가뜻밖에도경기를잘치러우승대상으로지목되던학교와맞붙으면서다.
누나로부터일부러져달라는승부조작의권유,이렇다할말도없이(거의거절의뜻으로받아들임)경기는졌고라커룸에서아키라가방에들어있던돈이발견이되면서사건이커지고다행히도무혐의로벗어났지만누나는그후에자살,병마에든엄마의죽음,그리고세월이흘러여전히아키라의머리에떠나질않는숙제였다.
이후아버지와의관계도끊어지고사와자키는누나의자살을목격한사람들을수소문하면서자살이라고증언했던사람들의말속에뭔가일치하지못한헛점을알게되고누나가사귀었던사람이일본의전통예술노의종가로일컬어지는오쓰키류집안의오쓰키유리란여성이있었단사실을알게된다.
거듭된눈에보이지않는육체적인협박을당하고도냉철한사와자키는두여인의뒤바뀐운명과죽음을밝혀내는과정이하드보일드의거장답다란감탄이나올정도로흠뻑빠져읽은책이다.
시니컬하고냉철하고담배를물면서때론짐승의눈길로,때론차분하고친절한이웃집아저씨처럼가끔터져주는바람빠진유머를날리는시와자키를어찌사랑하지않을수가있을까싶다.
흔히소재로채택이되는스포츠계의승부조작,그뒤에숨겨진도박으로인한빚으로인해빠져나올수없었던아키라아버지의한과뉘우침,고모부로서몰상식한행동으로죽음에이르게만들었던신조유스케,그리고수많은승부와명성을한순간에모두잃게된후지사키겐지로전감독,동성애,폭력배들과와타나베를끈질기게추적하는사람들,그리고자신들의전통적인것을지키기위해어쩔수없이딸의죽음을감춰야만했던오쓰키가문사람들의이중성들이사와자키란인물하나로인해서모두드러난정황들은독자들로하여금역시사와자키야~란말이나오게만든플롯의촘촘하게짜인망이정말대단하단생각을다시한번들게한다.(이일련의과정은여기서밝힌다면읽는맛이떨어지기에꼭읽어보라고권해드린다.)
물론이구상을하고글을써내기까지작가는머리가터질지경이었을진몰라도그런노력으로독자들은이맛에읽는것이아닌가?
서로다른사연으로죽은두여인인유키와유리-
두사람의인생의종말이끝내모두가기억에남을아름다운죽음이아닌(죽음자체를생각한다면모두그리아름답지는않지만)눈감고도십여년이지난지금까지도긴잠을잘수없었을것이란생각이드는안타까움도있다.
진실을밝히고자자신의인생대부분을위축되며살아온아키라또한진실을마주하고나서의후련함이없다는것이바로인생의양면의동전이던지는묘한것이아닐까싶었다.
두전작(그리고밤은되살아난다/내가죽인소녀)에이어서오랜만에출간된책이라서그런지한국의사와자키를기다린독자들에겐기대감을충족시켜줄챈들러만의느낌이나면서도사와자키만이가지고있는독특한냄새와느낌을이번에다시한번느낀다.
한사람의죽음뒤에가려진두집안사람들의한순간의결정으로인해오랜세월을자신의자리에서편히눕지못했던두여인은이제정말로안녕~기나긴잠이여를할것같다.
***후기를대신하여쓴작가의센스있는짧은글!
역시제버릇못주는직업병을가진사와자키를보는단시간의즐거움도꼭누려보시길…
물론다음작품도손꼽아기다려지게하는것도당연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