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술상위의 자산어보…푸른 물방울 속의 미세한 존재인 우리들

내술상위의자산어보 저자 한창훈 출판사 문학동네(2014년08월1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처음바다를접해본것이학창시절방학을맞이하여보길도를향한길에서였다.

기차로5.~6시간정도를갔다고기억되는데,내려보니또배를타고가야비로소내가원한장소인보길도로가는여정이기다리고있었다.

그런데날씨가갑작스레좋지않아보길도에서미처가지못하고중도라는곳에내려바로민박을하면서다음날보길도를향한기억이난다.

당시의배는많은바캉스족들때문에그야말로시루떡이란표현이제대로어울리다싶었을정도의많은인원들이타고있었고배밑선실에앉았던우리동행들은바로창가에코를박고넘실대는바닷물의정체를그야말로입을딱벌리면서다물줄모르고보던생각이난다.

맑은물도아닌그저출렁거리는바닷물의율동은바로내앞에서수도물을크게틀어놓은것처럼내게다가와서쏟아부을것처럼엄청난압력을자랑했고이러다혹사고라도나면그야말로물귀신이되겠구나하는,당시의두려움이생각난다.

바다에서태어나고지금도그곳고향에서자신의글과삶을살아가는작가한창훈님의이책은그런오랜기억속에묻혀있었던나의작은추억거리를끄집어내게한책이다.

어디가시작점이고어디가끝인곳인지를모를한없는모습을자랑하는바다-

그바다를안고살아가는사람들의생생한모습속에지구라는행성은그저우주속에한푸른물방울이요,우리는타동물과는다른인간이라고자각하며살아간다지만결국엔미세한존재들임을깨닫게해주는책이다.

바다에서의생활하는사람들은자연에대한겸손과그들을이겨낼생각을하지않는다.

오로지그저수긍하며받아들일뿐,기껏해야태풍이몰아치면기도하면서이번엔제발큰피해없이지나가길,우리아버지배무사하고집들도무사하고,모든것들이그저그자리에조용히있길바랄뿐,더이상의큰야망도없으며바다를무시하지도않는다.

방랑자처럼여러배를타고북극해까지섭렵한작가의멈출수없는’바람끼’는그래서어쩌면육지에서생활하면서생활하는사람들보다더진솔하고솔직하며,그생활안에서녹아나오는체험적인삶에대한방식이새롭게다가오는지도모르겠다.

술과멸치몇마리가주어지고바다와나와의일체동심적인생활의모습과그안에서묻어나오는어린시절의추억거리인해녀와작부집여인네들의생활은지금은사라지고없는아련한추억의한장소로우리를데려다앉혀놓는다.

바다의고래를보러위험을무릅쓰고북극해까지시도하는모험속엔우리가알지못했던다양한뱃사람들의정이가득한가족애,항상이별은어렵다는것을알면서도또다시뱃길에올라야하는그네들만의정서가가슴가까이메아리져울려퍼진다.

인간의능력이아무리크다하나자연앞에선무용지물임을…

매순간마다바다의흐름과유빙,쇄빙선의감각적인느낌을체험해보고싶게만드는유혹적인글들,여전히바다를벗삼아그안에서살아가는섬사람들의생활은삶과죽음을사이에둔처절한생존임을깨닫게해준다.

*****살과죽음이한순간이다.재해는,인간이난무엇인가,를물어볼틈도없이찾아온다.그게오면우리가만들고이루어냈다고뻐기는모든것이한순간에사라진다.살아남은자가할수있는것은그저이웃의참사를대할때의태도에대해생각하는정도이다.무기력하다.자연앞에서의겸손,이라는흔해빠진말이새삼무겁고아프다.-p157

그렇다면왜바다를버리지못하고계속머물까?

아마도다른이유도있겠지만바다는사람을속이지않기때문이지않을까?

푸른물방울속에70%를차지하는바다의존재는때론사람들에게혜택을주기도하지만때론엄청난자신의힘을과시하며인간들에게경고를하기에바다에서태어난사람들은그것을알고함부로내던져버릴수없으며,또한그것을배신하며살아갈용기조차없는것은아닐런지….

생생한화보의바다현장과함께작가의여유자적한인생관찰기,정약전이귀양가있던흑산도연해의수족(水族)을취급한어보가’자산어보’임에빗대어자신만의철학이깃든한창훈표자산어보는읽는내내나도모르게바다를동경해버리게만들었다.

무차별공격이었던쓰나미에대한공격,세월호참사에얽힌바다에대한미움과함께생생한바다의냄새가물씬풍기는책은기회만된다면나도한번북극해나남극해를가보고싶단생각이들게한다.

글말미에작가는묻는다.

배가한척생긴다면당신은어떤항해를하겠는가.

아~

생각만해도가슴이두근거린다.

우선은용기를내어야할것이첫번째관건이요,두번째는작가처럼배를내가소장하고있다면난어떤식의항해를?그러고보니생각해본적은없는데,우선은따뜻한기온이항상넘치는파푸아뉴기니를가보고싶긴하다.

그곳사람들의원시적인물고기잡이를방송에서본적이있는터라순진하고욕심없는사람들무리에끼여나의묵은욕심과때묻은생각을모두날려버리고싶단생각이이질문을받으면서생각해본다.

그렇다면여러분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