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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감정들

현기증.감정들 저자 W.G.제발트(WinfriedGeorgSebald) 출판사 문학동네(2014년10월24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독일의문학하면떠오르는것중에하나가무겁고진중한느낌이난다는것이다.

세계적인거장으로서의토마스만의작품만하더라도토스토예프스키못지않은진중함과어렵다는느낌에읽는속도도독자나름대로끈기를요구하기도하지만지금의문학적인흐름은추리스릴러로서도유명세를타는젊은작가의작품들도많다는데서독일다운문학이주는맛에길들여진독자라면이책을꼭읽어보라고권하고싶은책이있다.

나로서도처음접하는W.G제발트작품이다.

국내에선이미몇작품이출간되었다고하는데,처음접어든이책만으로도그가어떤느낌의문학을쓰는지에대한윤곽을잡아가는데이책은충분한역할을한다고생각되어진다.

흔히접하는문학의종류중에는여행에관한전문적인가이드성격의책이있고여행을하면서느끼는단상에대한나름대로의글이적힌에세이를접할수가있는데이책은저자자신이겪는여행과기억에대한느낌을독특한필치로적어놓은책이다.

총4개의이야기구성으로이어지는책의내용은우리가알고있는스탕달,카프카,그리고그외에단테와발저,바이에른왕국의루트비히2세,그릴파르처,카사노바등이등장하는이야기로흐름을유지한다.

1800년5월의한가운데에나폴레옹이지휘한전쟁에나폴레옹에대한존경심을가진스탕달이라고알려진,본명은앙리벨의이야기인"벨,또는사랑에대한기묘한사실"이첫장부터등장하고그안에서스탕달은그가지은’사랑에대하여’란책이탄생하기까지의일련의여인들과의만남,그리고그로인한상으로(?)받은평생지기매독과함께한여정을그리면서슬쩍작가자신도그안에서함께하는과정을그린다.

이어서’외국에서’,그리고뒷이어지는’K박사의리바온천여행’,그리고마지막’귀향’에이르기까지저자자신이스탕달,카프카의발자취,그리고자신의유년시절에대한향수를기억하며오랜만에고향을찾아가자신이살았던여관,바로그거실에서투숙하며지나온세월의흔적과기억에대한회상을반추하며그린작품이수록되어있다.

흔히남미의문학을마술의리얼리즘이가미된특징들이두드러진작품들이많다고한다.

이책을읽으면서책들가운데이렇게현실과환상속에서자유자재로자신을들어가게하고빠져나오고,그러면서독자들은읽으면서여전히과거와현재의분명한의식조차느끼지못하면서읽어나가다어느순간이건현재의이야기를하는것이구나하는작가의그만의글방식은작품을통해서자신이생각했던과거의기억이현재의시간으로다시그장소를방문했을때의또다른시각으로보여지는,머릿속에서간직되어온기억이확실한것인가에대한의문을지님과동시에(줄리언반스의예감은틀린적이없다를생각나게한다.)남미의문학처럼이미죽은사람들의환영을보게됨으로써느끼게되는현기증,그리고그감정들에대한충실한자기만의방식으로표현해낸걸작이란생각이든다.

내경우엔마지막장인귀향이가장인상이깊었다.

작가의자전적인것들이들어가서그런진몰라도앞장의스탕달,그리고카프카에대한이야기를그리면서그들이거쳐간여행지와자신이1980년과1987년두차례에걸쳐(그당시나는무엇을하고있었나라는생각하게하는…)달리방문한장소에대한기억도좋았지만귀향편은어린시절의뭔지몰랐던,지금에서야깨닫게된죽은이들의모습,그리고카프카의작품에서나온「사냥꾼그라쿠스」를제대로보여준현실세계의실존인물의등장은움베르토에코의’로아나여왕의신비한불꽃에서나오는주인공이어린시절을회상하는장면과도비슷하다는연상을가지게하기도했다.

어느책은읽더라도끝까지읽는데힘이드는책이있는가하면웬지모르게어려우면서도쉽게놓지못하게되는책들이있다.

저자의하나하나문장에서도어느것하나메모를하지않을수없는단조로우면서도그안에서맞다는공감을불러일으키게하는글의흐름은사람들사이에서오르내리는’제발디언’을양산해내기에충분한가치가있지않나하는생각이들었다.

*****사랑은다른종류의많은문명의혜택과마찬가지로,우리가본성에서멀어지면멀어질수록더욱더간절하게갈망할수밖에없는키마이라라고주장했다.그런데우리가오직타인의육신에서본성을찾으려하면할수록결국그것과멀어지게될뿐인데,왜냐하면사랑은스스로만들어낸통화에의해서만부채상환이가능한열정,즉다행스럽게도인간에게반드시필요하지는않은허상의거래이기때문이다._「벨,또는사랑에대한기묘한사실」-P27

한편의명화소개코너로도자릴잡을수있는그림에대한설명부분과함께실제작가는스탕달과카프카사이를오고가면서자신이접한환영과그안에서한없이흘러가는기억의파편들,그리고다시현실의세계를바라보는작가의시선이’그’답다라는말밖엔형용할수없는한계를느끼게하는작품이다.

전체4개의이야기가모두연결지어서생각될수있는글의구성은여행문학의진수라고도할수있겠단생각과함께사고로너무나도우리곁을떠나가버린그의자취가더욱안타깝게느껴지는작품이아닌가하는생각이들게한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