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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나는매일천국의조각을줍는다 저자 바데이라트너(VaddeyRatner) 출판사 자음과모음(구.이룸)(2015년07월2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존레넌의’IMAGINE’을들을때면가슴이왠지모르게차분해지면서울먹해짐을느낀다.

노래가주는위안이랄까,아니면어떤영상이떠올라서더욱그럴지도모르겠으나이미고인이된사람의목소리를들으면들을수록더욱한영상을지울수가없음을,그것이결코시간이흘러도가슴속한편의다른방에새겨진조각이란사실엔변함이없을것이다.

킬링필드-

영화를본지도꽤오래됐고,캄보디아란나라를방문하면서그당시의살육의현장을보존하고있던그장소를보면서새삼역사속에서치러진그들나라의비극뿐만이아닌,인간이만들어온역사란이름아래치러진그모습들을결코잊을수가없음을다시느낀다.

자신의체험만큼가공할얘기를대체할수는없는,무엇보다도어린소녀가직접겪은그고통의체험을담담히써내려간글이라서그런지더욱마음이아픔이전해오는책을접했다.

신분이정말고귀한계급인공주출신의어린라마란소녀가겪은일을통해자신의삶을투영한저자는자신의온가족의몰살과함께엄마와극적으로탈출해살아남기까지의여정을그린다.

프랑스에유학한,왕자출신의아빠는시인이자왕자의신분에어울리지않는,당시흐름의세태에대한관심과겸손을지닌사람으로저자자신의화신으로나오는라미에게희망과사랑의힘을실어주는사람이다.

축제를맞아음식장만을하러길거리에나갔던하녀의실종과함께시작되는크메르루즈란공산당원들에의해치러진한순간의내몰림,가구와그어떤것도가져오지못한채삼촌가족과할머니왕비,고모까지피신한별장에서다시흩어져시골쪽으로내몰리게되고그곳에서아빠는라미의말한마디에끌려가생사를모른채이별하게된다.

뒤이어이어지는또다른지역으로의이동,말라리아에걸린동생의죽음앞에서눈물조차흘릴수없는숨죽인생활속에서극적으로만나게되는삼촌과의해후는또다른이별을맞이하게되고어린소녀의삶을그야말로롤러코스터를연상케하는삶의경계를넘나든다.

우리가알고있는히틀러에의한홀로코스트외에도전쟁이주는참혹한실상은직접겪은당사자의입을통해서듣는것과는별개의고통과아픔을전달받게된다.

실제이책은저자의어린시절에겪었던,여기서는7살로나오는것으로시작하지만당시저자가전쟁을겪은시기는5살이라고한다.

아무것도모른채,보기는하지만그것이무엇을뜻하는현상인지,알고도모른척,모르면서넘어가는일련의시련들이캄보디아란나라가지닌설화와동화,그리고전통종교인불교와의결합으로인해또다른새로운이야기를접하게해준다.

원제제목을보니’반야나무그늘아래’정도로해석할수있겠는데,동남아에서쉽게볼수있는반야나무아래서사람들은휴식을즐기는생활을하지만공산당권이들어오자이마저도여의치않는,안경쓴사람,운전할줄아는사람,배운학자출신들을우선적으로처형시키는식의일련의행위를통해그들이주장하는새로운세상구현을위한모습이마치책속의대사처럼언젠가그런날이올수는있을지에대한희망사항을드러내는구절로도쓰인다.

""우리중에반얀나무그늘아래서쉴꼭그만큼만남게될거야."왕비할머니가다시중얼거렸고

(….)"전쟁은계속될거고안전한곳이라고는여기…반야나무그늘아래뿐이니."-P39

죽음보다더고통스럽고치욕적인모멸감은바로굶주림이다.

새벽부터시작되는제방을쌓기위해차출된곳으로끌려가저녁해질무렵이될때까지곡괭이와두어깨에짊어지고흙을나르는어른들,그틈에끼여서바구니에손과발을이용해흙을퍼담고다른장소로옮기는중에도배고픔은시간맞춰돌아오고심한황달에걸린나머지오로지죽음보다더한고통이있다는사실을깨달아가는어린소녀의몸부림은그야말로참혹스러운광경그자체다.

그들에게어떤것이마지막까지살아남은원동력이될수있었을까?

아버지가들려준사랑에대한이야기였다.

자신의말한마디에아버지의이름이밝혀지고그모든것을짊어지고따라나섰던아버지,끝까지희망의빛과사랑의힘을보여줬던아버지의말한마디가바로라미에겐그어떤고난이다가와도헤쳐나갈수있었던동기를부여해준다.

"내가장큰소망은라미,네가살아있는것을보는거란다.네가살수있도록하기위해내가고통을겪어야한다면나는기꺼이너를위해내목숨을바칠거야.전에네가걷는것을보려고모든것을다포기했던것처럼그렇게."

"내가지금네게이말,이이야기를하는것은이게하나의이야기여서고,네가살아있도록하기위해서야.내가이땅밑에묻혀누워있을때너는날개될거야.나를위해서,라미,네아빠를위해서너는높이떠오르게될거야."-P230~231

베트남인들과닮았다는것하나로,그것도억지로지정해버린,아무런죄도없는사람들을죽이는인간말종의잔인한행동이끝바지에다다를즈음에도살아남았던것은아마도아빠의달이저멀리서소리없는응원을보내준것이아니었는지,극적으로탈출하기까지의긴박했던근4년간의치열한삶을살아왔던기억의고통을한조각한조각끄집어내어하나의커다란이야기로완성해낸작가의마음도많이아팠을것이란생각이들었다.

아열대몬순기후에따라펼쳐지는푸른초원의논농사외에코코넛야자수액을빨아들이는행위를통해척박한삶일지라도,끝까지삶에대한포기를하지않았던사람들의희망과사랑에대한이야기를통해전쟁의참혹상이더는일어나지말아야겠단생각을다시한번해보게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