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5년 10월 15일

개인의 종교적인 신념과 법 체계

칠드런액트 저자 이언매큐언(IanMcEwan) 출판사 한겨레출판(2015년07월2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이언매큐언의소설은’속죄’란작품으로접했고그이후그의타작품들을읽으면서간결함속에내재되어있는무한한의미의공간여백을제대로활용할줄아는몇안되는작가중의한사람으로기억하고있다.

영화로도본속죄의내용이거짓말에의한미세한균열에의해서차츰무너져가는인간의신뢰와사랑을그린작품이라면이작품은사회성이아주짙은작품이라고생각된다.

누구나종교의자유가있고자신이믿는종교의가르침에따라서생활하는것은일반적인종교인들이갖는생활형태이다.

그렇지만누구나보편적으로인지하는종교외에뿌리는같은곳에서발생을했지만다른교리를가진종교에대해서라면믿건믿지않건간에사람들의인식은보편적으로흐르지않는다는것도사실이다.

그렇다면작가가쓴이내용들은어떻게받아들여야할까?

명망높은고등법원판사피오나메이는결혼생활을유지해온이래큰충격을받는다.

바로남편이그녀를사랑하지만이결혼을유지한채나이가더먹기전에인생에서후회없을뜨거운사랑을하고싶으니다른여인을만나는것을용인해달라는것-

냉철하고좀처럼자신의성정을잘드러내지않는,직업상에서도올수있는그녀안에내재된굳건한마음은이내흔들리고충격을받으면서남편이집을나가자집열쇠까지바꾸게된다.

거기에다17세소년의백혈병을고치기위해수혈을허락해달란병원의청구사건을담당하게된다.

소년의정확한나이는17세9개월,성년으로인정받는18세에3개월이모자란다.

문제는이소년의가정이여호와증인을믿고있으며교리의가르침에따라타인의수혈은거부한다는것,사는것도죽음도결국자신이믿는그높으신분의뜻에따라야한다는강한주장은부모뿐만이아니라해당종교의장로,그리고뭣보다소년도그렇게원한다는사실이다.

병원은그렇지만종교의교리가르침때문에하나뿐인생명을죽어가게할수없으며,더군다나수혈을받지못한다면당장이라도급작스레고통을받으며죽어갈수있단사실,고칠수있는데죽어가게놔둔다는것은생명에대한차원에서잘못된상황이란것,따라서법의허락을구하는요청이바로이책의주요주제로나온다.

양측의팽팽한법적인해석과판례를통해자신들의주장을펼치는장면들은지금도아동보호법의사각지대에놓인타국가들의현재실정도생각해보게되고,과연개인이믿는종교의자유권을박탈하면서까지법은그것을거부하고판결을내릴권한이있는것인지에대한생각을하게한다.

판사피오나는결국엔그소년이있는병원에가서소년과의면담을하고오게되고결국헨리에대한수혈을허락한다는법적인허용을한다는요지의판결문을내리게되고이후이사건은피오나에게커다란영향을미치게된다.

우리나라에서도자신이믿는종교때문에병역거부를한일들도있고,책에서처럼자식의일생일대의결정의순간이오지만종교의교리로인해거부를하고결국엔사망에이르렀다는안타까운보도들도간혹접할때가있다.

인간의생활에있어서위안과삶의또다른충족을주는것으로서종교가가진힘은크지만과연생사의기로에섰을때종교의뜻을저버리는,정확히는생명을구하는길에이단을하게된다면,그것도법의명령으로인해서하게된다면과연개인적인차원에서종교를믿는권리는인간이인간답게살려고만들고힘없는자들의보호를위해만든법이무슨권한으로이를저지할수가있는가?에대한문제와피오나의결혼생활처럼눈에보이진않지만서로가서로를사랑하면서살아왔던부부간의신뢰가깨져버린다면아무리사회적인지위가높은사람일지라도나약함의전형적인면모,그런모습들이행여주위의사람들에게들킬까봐처신을우려하는행위들은이책에서드러내보이고자하는인간의모습들을가감없이보여주는책이아닌가싶다.

저자는법조계지인들모임에서다양한이야기를접해듣던중이이야기에대한모티브를얻었다고한다.

확실히피오나가판결해온여러가지법적판결들은가정내에서벌어지는다양한사연들의이혼과양육,특히샴쌍둥이에대한판결부분은얼마나심한고뇌를했을까에대한생각을하게만드는작가의글들이일반들에겐다소생소할수도있는법의환경을알아보는계기도만들어준책이아닌가싶다.

뜻하지않게숨죽여오던피오나자신의감정을폭발하게만든애덤의이야기는독자의입장에서도충격으로다가오지만뭣보다도가정내에서느끼고자라온종교적인분위기에서탈피해새로운세상을접했을애덤의심정이참으로안타까움을준다.

강변의들판에내사랑과나는서있었지.
기울어진내어깨에그녀가눈처럼흰손을얹었네.
강둑에풀이자라듯인생을편히받아들이라고그녀는말했지.
하지만나는젊고어리석었기에이제야눈물흘리네.-p.161

(예이츠의시[버드나무정원을지나]에벤저민브리튼이곡을붙임)

진작자신의뜻을알리려했었던애덤의마음을자신이내린판결중하나라고생각했던,정확하게는자신이한행동에대한두려움때문에그아이를멀리했었다는자책감으로괴로워하는피오나의눈물이내내지워지지않는책이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