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세트 – 전2권
케빈 콴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보통의 사람들,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대부분이 말 그대로 평범하다.
하지만 최강의 부유층들이란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는 어떤 것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다른가 하는 궁금증은 방송의 드라마나 기타 가십거리에 오르내리는 갑질의 행동을 통해 공공연하게 아는 부분들이 있는 만큼 이 책에서는 그런 최상위층인 슈퍼 부자도 아닌 최 극강의 크레이지 리치란 불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로맨틱 소설이다.
뉴욕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는 29세의 뉴요커 레이철 추. 그녀에겐 같은 동료 교수이자 남자 친구인 32세의 싱가포르인 닉이 있다.
어렵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인 추의 엄마는 한국의 이민 가정의 모습들과 비숫한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새로운 땅에서의 적응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뜻한 대로 딸이 잘 자라줬고 대학교수까지 됐으니 이만하면 성공한 이민세대에 속하지만 닉의 경우엔 좀 다르다.
어느 날 싱가포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한 두 사람은 마침 닉의 친구 콜린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김에 자신의 가족을 레이철에게 소개하는, 서로 쌍방향의 소개를 하기로 한다.
그저 가볍게 남자 친구의 가족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떠난 레이철, 그러나 닉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자신의 배경이다.
그야말로 타고난 금수저의 집안, 어느 날 뚝 떨어진 갑부가 아닌 조상 대대로의 부유함을 물려받은 집안이요, 이런 집안에서 보이는 온갖 휘황찬란한 모습들과 취향들은 레이철에겐 별세계다.
책은 두 남녀 간의 서로 층이 지는 생활의 차이, 부자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의 것을 결코 남에게 주지 않고 지키려는 세습적인 생각의 토대 속에 이익과 타산을 계산해 합치고 어울리는 가운데 뒤에서는 서로가 다른 점을 비웃는 행동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눈이 그야말로 상상 속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쇼핑의 패턴과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비행기로 다른 나라로 떠나는 여유만만한 모습들, 그런 가운데 자신이 갖고 있는 배경에는 상관없이 진실한 사랑만을 택해 평범한(?) 보통의 사람과 결혼하는 커플의 모습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돈’을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인다.
읽으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대리만족 비슷한 최고의 부자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저자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라 그런지 솔직하면서도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인들, 그것도 부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줄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시안이되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겉모습은 동양인이지만 사고방식은 서서히 서구식으로 물든 패턴을 가지게 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전통적인 동양 의식을 갖고 있는 부모와의 대립을 통한 견해 차이, 부에 대한 생각 차이들은 이 책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살아가는 데 있어 돈은 필요하다.
하지만 ‘돈’에 대한 생각이 어떤가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각기 다른 부자들의 모습, 예컨대, 돈에 과시욕을 부리는 부자가 있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의 부자가 있고, 돈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책, 특히 닉의 엄마 입장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평범한 이민자의 딸이 아들과 연인 관계란 사실에 뒷조사를 하는 것은 어디 가나 똑같은 동양의 정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레이철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책의 결말은 로맨스 소설이 지향하는 부분들을 보여주지 않음으로 해서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로도 개봉이 되고 있는 만큼 책에 그려진 화려함의 극치를 영상에선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원작과 비교해 보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