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트기 힘든 긴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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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진천 | 최정숙 옮김/ 한스미디어 2018.11.16
- 2013년 3월 2일 토요일 오후, 장(江) 시 지하철 문화광장 역에서 술에 절고 꾀죄죄한 행색의 한 남자가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 검색대를 지나가려 한다.
통과 절차상 검색을 거쳐야 함을 거부하는 남자, 트렁크 안에는 나체의 시체가 들어 있었고 이 현장은 주위 사람들의 핸드폰에 의해 퍼지게 된다.
남자의 이름은 장차오, 전직 법대 교수이자 지금은 변호사다.
죽은 남자는 장양이란 이름을 지닌 그의 제자이자 검찰관 출신이었지만 도박, 성매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교도소에 갔다 온 사람이다.
둘은 돈 문제로 싸우다 우발적으로 죽였다는데, 장차오는 이 모든 것을 순순히 인정한다.
순리대로 법정에 선 순간 그는 모든 진술이 거짓이고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장차오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교도소행을 감행하면서까지 과감한 행동을 한 것일까?
공안당국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수학교수인 옌량을 불러들이게 되고 그는 장차오를 맞대면하면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자신의 입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앞서 커다란 밑그림을 통해 사건 접근 방식을 하게 만드는 장차오 앞에서 옌량은 장양에 얽힌 관계, 10년 전에 판결이 난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법학과 학생으로서 지방에 자원교사로 지원한 허우구이핑은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 중 한 명이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로 마감한 사건을 통해 지방에 드리운 어두운 면을 보게 된다.
그 진실로 다가서게 된 과정 중에 뜻하지 않게 미성년 여학생 성폭행, 마을 과부를 성폭행했다는 죄목으로 자살로 마감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간단하게 마무리되지만 그의 애인이었던 리징은 결코 이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동창 장양이 마침 허우구이핑이 근무했던 지역의 감찰관으로 가게 되자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하게 되면서 10년 간의 끈질긴 장양의 수사는 지난한 과정을 보인다.
책은 장차오가 그간 이 모든 사건의 내막에 감춰졌던 고위급 관계자와 성 상납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해 한 지역의 거물급 경제인으로 거듭나는 정경유착의 관계, 이들의 관계를 밝혀내길 원치 않았던 그들의 무자비한 살인과 협박들이 스로의 입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 아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방법이란 것으로 현직 수사관과 옌링으로 하여금 진실에 다가서게 하는 과정을 그린다.
누구나 자신의 목숨은 하나다.
그런 자신의 목숨을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담보로 10년 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 증거 인멸의 과정과 훼방에 이은 진실의 문은 턱없이 높음을 절감하며 절망과 희망, 원치 않은 삶 속으로 들어가는 장양의 신념과 그런 과정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장차오, 그는 왜 쉽게 자신이 이런 일을 하게 된 경위를 말하지 않았을까?
장차오는 말한다.
“빌딩 앞을 지나는 여행자들 중 그 외관에 흥미를 느낀 사람만이 안으로 들어와서 둘러볼 테니까요.빌딩 외관만 보고 겁에 질린 여행자는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워합니다. 어쩌면 못 본척하고 그래도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빌딩의 내부 구조는 안으로 들어오려는 방문자만을 기다리며 계속 그대로 보존 되겠지요.”
자살로 마감한 장양의 사건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다시 회자시키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그들의 눈물겨운 투쟁이라고해야할까?
중국의 사회파 미스터리를 처음 접한 책으로 처음 대한 이 책에 대한 흡입력은 높다.
쉽게 손에서 놓을 수없을 만큼의 우리들의 지난했던 어떤 시절들을 떠올리게도 되고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비슷한 정서로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모두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사회 초년생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장양의 노력과 그의 곁에서 조력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진실성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막아서는 권력 앞에서 허무함과 절망감, 통렬한 비애감을 독자들로 하여금 모두 느끼게 만든다.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며 그리는 진행상황은 독자들은 한눈에 모든 정황을 알면서 읽게 되지만 정작 옌랑과 수사관들은 조각들을 모아서 전체적인 윤곽을 느껴가는 형식이라 진실을 알게 되면서 밝혀지는 과정들은 서로 상반되는 설정이 더욱 재미를 준다.
여기서 말하는 동트기 힘든 긴밤이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부정부패의 어둠을 그리고 있기에 과연 찬란한 해는 떠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실은 결코 감추어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언젠가는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결국 진실의 해는 떠오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을 통해서 꼭 만나보고 싶게 한 작품이었다.
현대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어요.
중국어를 3년이나 배우고 있는데 동화를 읽어 볼 수준도 못되어서 소설은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번역물도 어쩌다 보니 쉽게 접해 보지 못했습니다.
다행이 좋아하는 류의 소설이라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네.
사회파 추리 소설이라 시간도 잘가고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