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구역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6월
전 작품인 [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를 인상 깊게 읽은 터라 이번 신작에 대한 내용이 궁금했던 책이다.
전 작품이 노예들의 자유를 찾아 나서는 길인 내용을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전혀 다른 내용인 미래를 그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좀비에 관한 내용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보인 미래의 암울한 가상의 현실을 그려놓은 내용들은 [더 로드]란 책을 함께 연상시킨다.
금, 토, 일 단 3일 동안 주인공인 마크 스피츠가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 내용은 어느 날 원인모를 역병이 번지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면서 이를 물리치고 생존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단 3일 동안 그린 내용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이 과거에 그저 당연히 여겼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야 달리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빈틈없이 연결되면서 ‘제1구역’이라는 이름의 피난처인 맨해튼 섬을 중심으로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읽으면서 저자가 그린 이처럼 암울한 세계가 그저 허상이 아닌 현재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명시한 것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있고, 이야기 전체를 흐르는 진행방식이 시간상의 순서가 아닌 현재로 갔다가 과거로 이어지고 다시 상상이나 망상이 곁들인 이야기들이 막막한 상태를 드러내는 듯한 생각처럼 들게 한다.
도시 수비대로서 좀비를 제거하는 일을 담당하는 마그 스피츠란 인물을 통해 현대의 일상들이 어떻게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여기에 생존했다 하더라도 결국엔 다른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존 서바이벌 게임처럼 느껴지는 설정들은 오싹함마저 전해준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저자의 글은 자칫 좀비라는 가상의 설정에 지루함을 줄 수도 있겠으나 불안한 미래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어느 정도는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 로드]와 비교해 읽어도 좋겠단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