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사랑법 ㅣ 스토리콜렉터 81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첫 장면부터 시각적, 청각적인 모든 처리를 집중하게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살인자의 마음과 행동을 통해 미지의 여인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묘사는 점점 진화하는 살인의 수법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FBI에서 자문으로 일하는 범죄심리학자 조이 벤틀리와 FBI 요원 테이텀 그레이의 콤비로 이루어지는 사건의 해결을 다룬 이 책은 살인자의 내면을 그리면서 동시에 조이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의 후유증을 함께 보인다.
시카고에서 연이어 발견되는 여인의 시체들, 특이하게도 방부 처리된 채 각기 다른 모습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손을 얼굴에 묻고 울고 있는 듯한 모습을 비롯해 다리에서 물을 바라보는 듯한 형상을 취한 시체…
사건의 발생 시점도 점차 빨라지고 이 사건에 대한 도움을 주고자 파견된 두 사람은 이 사건의 범인의 행동 파악을 이해하기 위해 프로파일러의 직업적 특성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특정 직업여성들, 평범한 대학생 등 구분 없이 타깃을 삼은 범인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 아래 한 두 명씩 죽은 모습으로 발견이 되고 만들고 이는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시점까지 이어진다.
여기엔 14살에 겪었던 조이의 악몽 같았던 과거 일들이 겹치면서 범인을 쫓기 위해 애를 쓰는 조이와 자신에게 갈색 봉투를 보내는 미지의 인물, 하지만 누군지 알고 있는 조이의 행방을 쫓는 인물까지 겹치면서 사건은 점차 커다란 폭풍 앞에 다가선다.
책의 내용은 스릴로써 갖춰야 할 모든 것들을 제대로 갖춘 책이다.
한발 나아간 듯했던 범인의 정황이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과 함께 조이가 생각하고 있었던 범인의 실체는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서늘함이 그려진 책이다.
그릇된 사랑의 실체에 대한 망상,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두고 보고자 했던 범인의 행동은 방부제란 것을 이용함으로써 더욱 악랄하게 이어지는 패턴들의 연속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파일러로서의 자격을 갖춘 듯 보인 조이의 말을 어른들이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고향에서의 살인 사건 범인을 잡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온전한 가정을 가져보지 못했던 범인의 허상과 판타지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완급조절의 맛과 두 콤비의 불협화음 속에 이루어지는 동료애가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가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