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괜찮다.겨울은시리도록좋다.
자기가좋아하는계절이영락없이더좋다.
괴로울때가라.기쁠때나외로울때도가라.
바람부는날.비오는날.눈오는날.
눈이부시게푸른날.천둥치고번개치는날.
안개가자욱한날,달밝은날밤에도.
미쳤다고생각되는날까지가라.
낮은산오르고.높은산올라라.
산은어느산이나그산만의이미지가있다.
유명하고아름다운산은자꾸만가라.
서넛이면여러가지로좋고,
많으면많을수록좋고,적다면적어서좋다.
홀로가면바람과구름,나무와새,
꽃과나비를몽땅가슴에담을수있어좋을뿐더러.
자연과친구가될수있어희안하게좋다.
두려움조차내것으로껴안아라.
새소리도흉내내보고,나뭇잎에편지라도적어보라.
향기에취해서야생화를뺨에비벼보라.
도토리한알주워친구에게선물해보라.
산정에서는고함보다침묵이,
침묵보다명상이엄청더좋다.
나는괜찮치만,보는사람들이민망하다.
허위와영악함부끄러움과더러움을가져다주는
옷과넥타이.모자.양말까지벗고맨발로가보라.
그렇게하면솔바람에마음을정갈히빗질할수있고,
맑은계곡물에더러움과영악함을헹구기쉽다.
그러나등산복과배낭,등산화는갖추라.
산이나에게올수없기에
내가산을찾아가는것이다.
우린어쩔수없이그렇게태어났다.
대답하기어려우면존재론으로,
더곤란하면운명론으로돌려라.
더더욱곤경에처하면되물어라.
"당신은왜산에안가는가?"
내려올때도그와같이발가락끝으로걸으면무릎의부담이커져서관절을다치기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