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프스에서 온 편지] 트렐레조 계곡 [2] *-
[알프스에서온편지]트렐레조계곡
‘나는낭가파르밧을당신의말대로공평한수단으로올랐다’
헤르만불이머메리에게헌사한<8000미터위와아래>

가난으로담금질한유년시절

▲계곡상단에서몽블랑산군쪽을바라보며헤르만불을만나는즐거움을가졌다.
우선목차부터펼쳐보니8000미터아래쪽이야기즉,헤르만불이이곳알프스에서성장하며행한등반이야기가대부분이다.4살때어머니를여위고한해늦게학교에갈정로도허약했던헤르만이어떻게불굴의알피니스트로자랄수있었는지짐작이간다.

고향인스브루크외곽연봉들을보며자란헤르만은열번째생일기념으로아버지와인스브루크외곽의글룽게처(2,600m)를오르고서산의세계에빠져든뒤이후산악회소년부에들어자신의넘치는정열을주체하지못할정도로인스브루크북쪽연봉들을오르내린다.아마도어머니에대한그리움에더욱산을찾지않았나싶다.

넉넉지못한집안형편으로낮에용달사일을도와번용돈으로싸구려음식점을찾아해결하고남은돈으로일요일마다산에갈돈을모았던헤르만불.다행히기차값걱정없이인스브루크외곽산을오를수있어마냥행복해한그였다.

그러고보니필자의학창시절,밥값까지아낀푼돈을모아고향의팔공산이나그렇게나그리던설악산으로향할때의행복했던순간들이떠오른다.

▲가족셋이야생화밭을지나고있다.저멀리투르빙하쪽이보인다.

이제소년티를벗은십대후반의헤르만은고향연봉에서북티롤산군,그리고돌로미테까지활동영역을넓힌다.선배들이오른루트를답사하며더욱산의세계에매료되는데,정상에올라케언아래에감춰진방명록에자신의이름을써넣을때의심정은누구나쉽게맛볼수있는게아니리라.이후더욱혹독하고철저하게자신을단련하는그의모습을보며과연위대한등반가란그저길러지는게아님을느낀다.

계곡이깊어텐트에일찍그늘이졌다.금방한기가느껴져재킷을껴입고이른저녁을먹는다.또다시책을펼쳐든다.열여덟의나이에군에입대한헤르만불은규율에얽매이는생활에서도틈만나면산으로향한다.굳은빵과치즈만가지고도시끄러운병영을빠져나와대자연을접하며자유와독립을만끽했던그는한번은마우크서벽을초등했지만복무규정위반과외출시간초과로닷새동안영창신세를지고일선부대에배속된다.이후전쟁과포로생활로2년의공백이있었지만,산에대한그의열정적충동은억눌리지않아오히려더타오르기만한다.

▲이튿날아침,르뷔에에서출발한중년의트레커들.
이제저녁9시가넘어눈이침침해진다.랜턴을켜지만그다지밝게느껴지지않는다.눈이침침해눈을감는다.어느새잠들었는지캄캄한밤이다.시계를보니새벽1시다.밤하늘에는은하수가흐르고있다.침낭에파고들어랜턴에의지해책장을넘긴다.헤르만불또한한때스키에매료되어시합에출전하기까지하지만,스키선수로서의생활은왠지맞지않음을알고등산에매진한다.그러던중크레바스를건너뛰다다리를다쳐몇달간깁스를하게된헤르만에게예쁜아가씨가나타난다.필자또한이십대후반에울산바위에서야바위하다다쳐몇달간깁스를한상태로첫사랑을만났던생각을하니피식웃음이나온다.

-/허긍열한국산악회대구지부회원/월간산[455호]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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