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

1억4000만년묵은‘자연의신비’

국내최대내륙습지우포늪

우포의아침

노랑부리저어새
장재마을앞왕버들
몽환적인분위기의우포안개
큰부리큰기러기
물닭
생이가래와개구리밥
자맥질하는큰기러기
우포의환상적인낙조 환경감시원주영학씨 ‘우포늪사람들은/ 늪과함께하루를연다/ 물안개자욱한새벽/ 쪽배를타고/ 마름과생이가래/ 개구리밥이만든초록의비단위를/ 미끄러지듯나아가고기를잡고/ 늪바닥이나수초줄기에붙은/ 고둥을건져올린다/ 그들에게늪은/ 모든것을내주고/ 그들의모든것을받아들인다….’ (배한봉의‘우포사람들’중에서)

우포의새벽을여는것은물안개다.밤새초롱초롱빛나던새벽별도이내뽀얗게피어오르는물안개에몸을숨겨야만한다.이때쯤이면어김없이늪한쪽귀퉁이에아무렇게나놓여있던쪽배(이곳사람들은‘이망배’라부른다)가움직이기시작한다.느리게아주느리게물안개를헤치며나아간다.

사라졌다싶으면다시보이고나타났다하면금세사라지는쪽배탄어부.길디긴장대로늪의바닥을밀며1억4000만년의신비를가슴에안고고기잡이에나선다.강하고짙은안개가솜털처럼가냘픈물안개를휘감으며소용돌이치는가싶더니어느새해가중천에떠올라있다.

우포늪에서는새벽마다이처럼늘신비롭고몽환적분위기를만들어내곤한다.경남창녕군우포늪은우리나라최대의내륙습지다.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등네개의늪으로이루어져있으며,이네개의습지를하나로묶어우포늪이라부른다. 화왕산(해발756m)에서발원한물줄기가창녕읍내를거쳐낙동강으로나아가다가멈춰섰고,이는다시낙동강물과만나우포늪을생성시킨뒤지금까지다양한생명체의보금자리역할을하고있다.우포는본래소가늪에머리를대고물을마시는것같다고해‘소벌’이라했다. 장재마을에접해있는목포는소나무가많아나무벌,사지포는모래가많아모래벌이라불렀고,쪽지벌은크기가작다고해붙여진이름이다.일제강점기에우리말을한자로바꿔부른이름이지금까지불리고있는데안타까운일이아닐수없다.

사계절원시자연의모습을보여주고있는약2.31㎢(70여만평)의우포늪은그야말로생태계의보고다.수생식물로는온몸에가시가나있고,잎의지름이1m나되는가시연을비롯해300여종의다양한식물들이군락을이루며살아가고있다. 각시붕어,논우렁이등40여종의어류,패각류와물방개,소금쟁이,송장헤엄치게등750여종의수서·곤충류또한우포늪을더욱경이롭게해주는소중한생명체들이다.은백색의억새물결이포근하게감싸고금빛갈대사이로붉은노을이지는우포늪에는요즈음겨울철새들이한창날아들고있다. 노랑부리저어새,고니,황새등천연기념물과큰부리큰기러기,가창오리,꺅도요와같은철새들이겨울을나기위해이곳을찾아와늪과어우러져화려한군무를펼치고있다.이처럼우포늪은수많은동·식물들에게휴식처로,삶을영위하는터전으로자리잡고있다. 환경부는이와같은우포늪의가치를인정해지난1997년7월에생태계보전지역으로지정했으며,이듬해인1998년3월에는‘람사르협약’(물새서식지로서특히국제적으로중요한습지에관한협약)에등록되어세계적인보전습지로보호되고있다.

지역주민들과환경단체,지자체가한마음으로추진해왔던‘2008람사르총회’가마침내내년10월28일부터11월4일까지‘건강한습지,건강한인간’이라는주제로우포늪에서열릴예정이다.아나다티에가람사르협약사무총장등관계자들이지난13일우포늪을방문하는등관심과열기도점점높아지고있다.

이제우포늪은세계적인늪으로거듭나고있다.그러나주민들에게우포늪은그저생활의한터전일뿐이다.조상들이그래왔던것처럼늪에서붕어와논우렁이를잡으며일상에서의풍요를꿈꾸고있다.계절마다찾아오는철새와이곳에서서식하는수많은동·식물,어·패류또한그들이하고싶은대로그대로있게하는것이바로우포지킴이들의소망일것이다.

사진·글=<박상문의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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